󰡐키가 크려면 아픈 법, 아픈 만큼 커진다!󰡑

회사를 설립하고 생존에 대한 문제가 어느 정도 해결되면 남은 건 성장이다. 급성장에는 반드시 후유증이 동반된다. 흔히 말하는 성장통(成長通․Growing Pain)이다.

성장통이란 의학적으로 뼈의 성장이 급속하게 이뤄지는 데 비해 근육의 성장은 느려서 생긴다. 혹은 뼈가 자라면서 이것을 둘러싸고 있는 골막이 늘어나 주위신경을 자극하기 때문에 나타나는 것으로 알려졌다.

회사도 사람과 같다. 성장기에 접어들면 성장통을 앓을 수 밖에 없다. 당연히 온갖 많은 어려움에 봉착한다. 갑작스럽게 조직과 매출이 커지고 인원이 늘어나는 등 즐거운 비명을 지르는 시기를 맞는 것이다. 이 시기는 회사시스템이 채 갖춰진 상태가 아니기 때문에 문제도 그만큼 많아진다.

필자도 기업을 하면서 성장통을 앓았다. 창업 3~5년차에 매년 매출이 100%씩 성장하면서 고속성장하게 됐는데, 이 이면에서는 성장통도 본격적으로 나타나기 시작한 것이다.

당시 신입 영업사원 중 똑똑하고 일 잘하는 직원이 있었다. 팀 회식을 하는 도중 팀장과의 마찰과 의견충돌로 인해 싸움이 벌어졌다. 종국에는 팀장과의 불화를 버티지 못하고 사표를 쓰게 되는 상황으로 비화됐다.

문제가 됐던 그 신입사원에 대해 필자는 가이드만 잘하면 회사의 좋은 재목으로 키울 수 있다고 봤다.

때문에 그 직원에게 업무배려를 많이 하려고 했던 차였다. 무엇보다 팀장이 그 직원을 잘 키워냈으면 하고 바랐다. 하지만 팀장과의 마찰은 필자를 곤란에 빠뜨렸다. 팀장과 팀원 중 한명을 선택해야 하는 상황까지 내몰린 것이다. 당시 필자가 선택할 수 있는 결과는 너무나 당연했다.

문제는 그 신입직원이 퇴사를 하면서 본격적으로 불거졌다. 한번 나빠진 회사분위기가 계속 이상하게 흐르더니 뒤따라 다른 사원들도 연쇄적으로 퇴사하는 상황이 벌어진 것이다.

결국 퇴사한 직원들은 회사에 남은 직원들에게까지 나쁜 영향을 줬다. 서로 연락하며 시시콜콜한 문제점을 끊임없이 부각시켰다. 그들의 불만은 비밀로 돼있던 급여정보가 공유되면서 더욱 확대됐다. 동료보다 월급이 적은 걸 안 직원들의 마음이 회사를 떠나기 시작했기 때문이다.

어떤 산업보다 IT관련 비즈니스는 사람이 생명이다. 올곧이 인력으로부터 부가가치를 창출하기 때문이다. 인재관리의 실패는 회사로서는 감내하기 힘든 결과를 초래했다.

회사가 잘될 때 함께 나누자는 약속을 지켜 당시엔 파격적으로 보너스를 600%나 주기도 했는데, 그런 동료들이 경쟁회사를 만들어 친정을 적으로 생각하는 걸 보면 밤잠을 이룰 수 없었다. 실로 가슴 아픈 성장통이었다.

송원길

(주)맨텍 대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