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영업자 대출 규모가 눈덩이처럼 불어나면서, 민생 안정 대책 요구

25일 국회 정무위원회 소속 김성주 의원실이 코리아크레딧뷰(KCB)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올해 2분기까지의 자영업자 전체 채무액은 약 732조2037억원으로 집계됐다. 2020년 말(559조6053억원)대비 30% 증가한 수치다.

지역신보가 대신 빚을 갚아주는 대위변제액도 늘었다. 국회 산업통상자원중소벤처기업위원회 소속 김회재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신용보증재단중앙회로부터 제출받은 ‘지역별 신용보증 사고·대위변제액 현황’ 자료에 따르면, 지난달 기준 누적 사고액은 1조6601억원이다. 전년 동기(5419억원) 대비 3배 수준이다. 사고액은 신보를 통해 은행으로부터 돈을 빌린 소상공인이 돈을 갚지 못하겠다고 선언한 것이다.

전국 17개 지역신보의 사고율과 대위변제율은 올해 들어 상승세다. 지난해 말 기준 사고율은 2% 내외, 대위변제율은 1% 수준이었지만 이달 기준 각각 4.8%, 3.5%를 기록 중이다. 지역별 사고액은 경기(3591억원), 서울(3304억원), 부산(1264억원), 경남(1061억원), 경북(1034억원), 인천(1017억원), 대구 (1013억원), 충남(920억원), 대전(526억원), 전북(503억원), 강원(468억원), 전남(409억원), 광주(394억원), 제주(392억원), 충북(391억원), 울산(272억원), 세종(42억원) 등의 순이었다.

저축은행의 대출 잔액도 폭증했다. 정무위원회 소속 민병덕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예금보험공사에게 받은 자료에 따르면 올 6월말 기준 저축은행 대출잔액은 109조4000억원으로 이중 기업대출 잔액은 65조1000억원, 개인신용 대출잔액은 28조4000억원으로 집계됐다.

저축은행의 대출 잔액은 2017년부터 2019년에는 13조8000억원 증가했지만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가 시작된 2020년부터 2022년까지는 37조4000억원으로 껑충 뛰었다. 한국은행에 따르면 올 2분기 자영업자의 전체 금융기관 대출 잔액은 1043조2000억원으로 역대 최대 기록이다.

대출 규모가 늘고 있는 와중 채무의 건전성에도 경고등이 켜졌다. 가계대출을 받은 기관수와 개입사업자 대출 상품 수의 합계가 3개 이상인 다중채무자가 크게 늘었다는 점에서 알 수 있다. 같은 기간 다중채무자를 지닌 자영업자의 대출 잔액은 743조9000억원으로 집계됐다. 이는 자영업자 대출의 71.3% 가량으로, 대출을 받은 자영업자 10명 중 7명이 다중채무자인 셈이다.

한계에 몰린 소기업·소상공인도 급증했다. 노란우산 폐업 공제금 지급 액수는 코로나19 유행 이후 연간 9000억원을 넘어섰다. 코로나19 이전 2018년과 2019년의 총 지급액은 각각 5462억원, 6142억원에 그쳤다. 총 지급액은 코로나19 유행 첫 해인 2020년 7283억원, 2021년과 2022년 각각 9040억, 9682억원을 기록했다.

우선 내수 진작에 힘을 쏟아야 할 전망이다. 정부는 지난 2일을 임시공휴일로 지정하고 내수 진작 효과를 기대했지만, 정작 해외여행객만 늘렸다. 야놀자가 지난 28일부터 이달 9일까지 ‘황금연휴’ 간 이용 데이터를 분석한 결과 해외 숙소 예약 건수는 지난해 추석 연휴 대비 3367%, 2019년 추석 연휴 대비 1799% 상승했다. 인천국제공항공사는 이번 연휴기간(9월 27일~10월 3일) 출국자 수를 62만4472명으로 추산했다.

자금난에 시달린 끝에 가게를 정리하고 있다는 자영업자 A씨는 “장사가 워낙 안 되고, 주변에 경쟁 가게도 많아져 코로나19 유행 당시 빌렸던 대출금의 이자를 갚는 것조차 현재 영업이익으론 어렵다”라며 “코로나도 버텼는데 오히려 그때보다 빚이 더 많아졌을 지경이다. 장사를 해서 돈을 벌어야 하는데, 반대로 장사를 할수록 빚만 쌓이는 실정”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