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리 인상 기조 지속에 자영업자와 소상공인 연체액 1조원 증가, 연체율 0.15%p 상승

시중 주요 은행(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의 가계대출 잔액이 10월 한 달간 2조 4723억원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부동산 경기가 가장 극에 달했던 2021년 10월의 이후 2년만의 일이다.

은행권에 따르면 26일 기준으로 주요 은행의 가계대출 잔액은 684조 8018억원으로 지난 9월의 682조 3294억원에 비해 무려 2조 4724억원이 중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2021년 10월의 3조 4380억원 이후 가장 큰 폭의 증가세다.

이처럼 주택담보대출이 증가한 것은 주택가격이 올랐기 때문이기도 하지만 자영업자와 소상공인둘이 주택을 담보를 대출을 받는 일이 증가했기 때문이다. 이는 수출 부진과 물가상승, 소비심리 위축으로 인해 국내 경기가 침체되며 자영업자들의 매출이 급감했기 때문이다.

이에 자영업자를 비롯한 소상공인들은 늘어나는 이자를 감당하기 위해 추가 대출을 받는가 하면, 한국은행이 밝힌 자료에 따르면, 저소득 자영업자의 금융기관 대출 잔액은 1분기 123조원에서 125조 2000억원으로 2조 2000억원이 증가한 것으로 조사됐다.

또한 올해 2분기 말 기준, 자영업자의 전체 금융기관 대출 잔액은 1043조 2000억원으로 이전 분기의 1033조 7000억원에 비해 9조5000억원이 증가했다. 문제는 저소득 자영업자의 전 금융기관 대출 잔액이 1분기 123조원에서 2분기 125조 2000억원으로 2조 2000억원이 증가했으며 중소득 자영업자는 같은 기간 187조 2000억원에서 200조 9000억원으로 13조 7000억이 증가했다는 점이다.

이 같은 대출의 증가는 금리가 더 오를 경우 소상고인과 자영업자들의 대출 비중이 더욱 심각해질 것으로 보인다. 실제로 금리가 0.25% 인상될 경우, 자영업 다중채무자의 이자는 연 1조 3000억원이 늘어날 것으로 예상된다.

더불어 다중채무자들의 연체율 상승도 문제다. 1분기 자영업자 대출 연체액(1개월 이상 원리금 연체 기준)은 역대 최대인 7조 3000억원이며 2분기 자영업자의 연체액과 연체율은 1분기에 비해 1조원이 증가한 7조 3000억원에 달하며 연체율은 1분기보다 0.15%포인트 오른 1.15%로 집계됐다. 경기침체가 이어지며 연체액과 더불어 연체율도 높아지고 있는 것이다.

이에 정부는 최근 코로나 팬데믹 시기 소상공인과 자영업자에게 지급한 일부 재난지원금(최대 200만원)에 적용될 예정이던 환수 조치를 백지화했다. 또한 소상공인의 이자 비용 경감을 위해 기존 '소상공인 저금리 대환대출 프로그램', '새출발기금'을 확대하기 했다.

또한 정부는 변동금리 비중 축소를 위한 스트레스 DSR을 연내 도입해 장기·고정금리 대출 확대를 위해 커버드본드 등의 활용도를 높이기로 했다. 다만 이 같은 정책에도 실질적인 효과에 대해서는 아직 정답이라 하긴 어렵다. 가장 큰 문제는 고물가·고금리로 소비 침체가 이어지고 있다는 것이다. 7월에만 해도 2%였던 소비자물가는 최근 다시 3%대로 올라섰다. 9월 소비자물가는 1년 전보다 3.7% 오르며 8월(3.4%)에 이어 2개월 연속 오름세다.

국제통화기금(IMF)은 내년도 우리나라의 경제성장률을 종전보다 0.2%p 내린 2.2%로 하향 조정했다. 이는 지난해 10월 발표한 2024년 우리나라의 경제 성장률과 비교해 0.5% 낮아진 수치다. IMF는 고금리 기조와 높은 근원물가로 인해 물가 안정목표 달성에는 상당시간이 소요될 것으로 보기 때문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