판매까지 생각하고 발명하고 창업하자

경기가 좋지 않은데도 창업은 꾸준히 늘고 있다. 여러 가지 이유가 있겠지만 마땅한 일자리가 없는 것도 그중 하나라고 할 수 있다. 창업이 늘다 보니 3년 안에 폐업하는 비율도 50% 내외에 이른다고 한다. 가뜩이나 어렵게 창업했는데 3년 안에 폐업했다면 본인은 물론 사회적 손실도 크다 할 수 있다. 가장 큰 폐업의 원인은 판매가 잘되지 않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따라서 판매까지 생각하며 발명을 시작하고 창업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할 수 있다.

창업의 종류는 신규창업-인수 창업-프랜차이즈 창업 등 다양하다. 이 칼럼에서는 신규창업 중에서도 발명을 통한 창업에 대해 살펴보고자 한다. 필자는 40년이 넘게 발명을 통한 창업을 지켜보았고, 그 숫자만도 1천 명이 넘는다. 신문기자를 거쳐 1980년대 초부터 한국발명진흥회에 근무하면서부터 하루에 10명이 넘는 발명가를 만나 창업과 정부 지원 정책 등 발명진흥에 관한 상담을 하기도 했다.

뿐만이 아니다. 매주 특허청에 등록된 특허와 실용신안 중에서 1건을 ‘이 주의 우수발명’으로 선정하여 신문과 방송에 보도자료로 제공하기도 했다. 이제 막 등록된 특허와 실용신안이다 보니 기업화, 즉 제품으로 생산된 비율은 5% 내외였다. 이 같은 비율을 알게 된 것은 보도자료를 제공할 때 발명가의 연락처와 제품 생산 여부를 함께 제공하기 위해 조사했기 때문이었다. 당시만 해도 산업재산권(특허-실용신안-다자인-상표의 총칭) 등록 건수가 적다 보니 이 주의 우수발명으로 선정되면 거의 모든 신문과 방송이 보도해 주어 홍보에도 큰 도움이 되었다.

이 중의 우수발명과 함께 매월 둘째 주 토요일 오후에는 코엑스 별관에 소재한 발명장려관에서 ‘발명교실’이 개최되었는데 창업에 성공한 발명가의 성공사례 발표와 변리사의 산업재산권 제도 해설이 있었다. 당시 필자는 한국발명진흥회가 발간하는 ‘월간 발명특허’의 편집장도 겸직하고 있어 이 행사에 참여하는 발명가들을 거의 모두 취재했다. 이것이 계기기 되어 지금까지도 발명가를 만나 상담도 하고 강의도 하고 글도 쓰고 있다. 즉 발명가들의 발명과 특허 또는 실용신안과 디자인 등록 후 창업에 대한 전반적인 내용을 이론이 아닌 실제 사례를 분석하여 활용하고 있다. 그래서인지 그 반응도 좋은 편이다.

그렇다면 발명으로 창업한 CEO들의 가장 큰 애로사항은 무엇일까. 예나 지금이나 제품의 판로였다. 애써 발명하여 특허 또는 실용신안과 디자인 등록을 받아 제품으로 생산했는데 적지 않은 발명가들의 제품이 생각처럼 잘 팔리지가 않은 것이었다.

그 이유는 무엇일까? 필자가 지켜본 이유도 예나 지금이나 일치했다.

첫 번째는 발명 시작 당시 창업과 판매까지 구체적으로 계획하지 않았다는 것이다. 앞으로 이런 물품이 돈이 될 것이라는 생각만으로 시장 수요조사를 소홀한 것이다.

두 번째는 자신이 애써 발명하여 특허 또는 실용신안과 디자인 등록을 받은 만큼 꼭 성공할 것이라는 생각만으로 창업했다는 것이다. 상품성과 소비자를 외면한 것이다.

세 번째는 창업과 제품생산을 서둘다 보니 제품의 질과 디자인이 소비자의 관심을 끌기에 미흡한 것이었다.

이밖에도 몇 가지 문제점이 더 있었지만 이들 문제점은 창업자의 노력으로 해결될 수 있었다.

결론은 발명으로 창업하려면 발명을 시작할 때부터 판매까지 생각해야 한다. 이미 생산되고 있는 기존제품과 차별화해야 한다는 것도 필수여야 한다. 후발 주자의 제품이다 보니 가격경쟁에서도 불리한데 제품의 질과 디자인에서 앞서지 못한다면 소비자의 관심을 끌 수 없기 때문이다.

왕연중 한국발명문화교육연구소장·전 유원대학교 발명특허학과 교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