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업하여 3년 이렇게 버티기 [4편]

업종선택에 결정적인 역할을 하는 요소들을 살펴보자.

많은 경우 업종을 선택함에 있어, 본인이 할 수 있고 가지고 있는 부분에만 가산점을 더 주어 다른 요소들을 가볍게 생각할 수 있다. 예를 들어 󰡒이런 사업은 내가 꼭 해보고 싶었던 것이다󰡓라는 의욕만을 앞세워 업종 선택의 비중을 50% 이상 둔다든지, 이러한 사업을 하면 친인척 및 친구 등을 통해 매출은 이미 확보된 것으로 간주하여 50% 이상의 자신감을 갖는다든지 하는 성급한 결정은 금물이다.

위의 요소들을 놓고 냉철히 판단하여 본인의 점수가 60점을 넘지 못할 경우 준비기간을 차라리 몇 년 더 늘려 잡는다든지, 혹은 경험을 먼저 쌓고 정보를 충분히 수집해 본 다음 출발하는 것이 좋다. 사업을 하겠다는 의욕만 너무 앞서 무엇인가 독특한 것, 무엇인가 대박 나는 것, 무엇인가 유행하는 것 등에 현혹되기 쉬운데 이런 것은 마치 초보운전자가 위험한 산길을 과속으로 달리는 것과 같다.

L씨는(28) 중국에서 대학을 마치고 한국에 돌아와 무엇인가 나름대로의 사업이 하고 싶었다. 중국의 오랜 생활 속에서 음식 만들기가 취미였던 그는 귀국 후 젊은이들의 거리 홍대에서 󰡐북경객잔󰡑이라는 퓨전중국음식점을 차려 사업을 시작했다.

20대 후반 L씨의 가장 큰 취약점은 사업 경험과 사회 경험이 전혀 없다는 사실이다. L씨는 약 1년을 버티면서 체력이 바닥났다. 낮과 밤이 바뀐 생활을 오랫동안 하다보니 생활리듬이 깨졌고, 수시로 바뀌는 주방장과 지배인의 관리가 힘들었으며 보조아르바이트생을 구하기도 여간 힘든 일이 아니었다. 무엇보다도 사업 경험이 전혀 없다 보니 처음부터 모든 것을 시행착오를 겪으며 하나하나 배워갈 수 밖에 없었다. 가장 중요한 음식 맛을 내는 기준이 왔다 갔다 함으로써 단골고객에게 확실한 맛의 이미지를 심어줄 수 없었다. 지인을 통한 매출은 곧 한계에 부딪쳤고, 사업을 꼭 해야만 먹고 살 수 있다는 절박한 심정이 없던 L씨는 1년 6개월 만에 사업을 접어야만 했다.

사업 선택에 있어 가장 중요한 변수는 경험이다. 󰡐경험은 최고의 보물󰡑이라는 섹스피어의 말처럼 경험이 최고의 자산이다. 어떠한 계기나 경로를 통하든지 비슷한 업종의 직장경험, 보조경험 등 다양한 형태의 사전경험은 필수적이라는 점을 강조하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