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 대목도 옛말"…소상공인·전통시장 체감경기 2년 만 최악

열흘 앞으로 다가온 설 대목에도 불구하고 강원특별자치도 내 소상공인·전통시장 경기는 찬바람이 불고 있다. 1월 도내 소상공인·전통시장 체감경기는 약 2년 만에 최악 수준을 나타냈다.

1일 찾은 춘천 중앙시장 제수용품 거리. 수년 전만 해도 명절이면 차례상에 올릴 북어, 약과, 견과류 등을 구입하기 위해 발길이 이어지는 곳이었지만, 손님 하나 없이 한산한 분위기였다. 상인 A(60)씨는 "30년 넘게 장사를 했지만 이렇게 명절 분위기가 안나는 설은 처음"이라며 "좀 더 기다려봐야 하겠지만 무엇 하나 사려해도 다 비싸니 차례상 음식 가짓수를 줄이는 것 같다"고 말했다.

소상공인시장진흥공단에 따르면 1월 도내 소상공인 체감경기지수(BSI)는 55.5로 전월대비 5.5포인트 하락했다. 도내 전통시장 체감BSI는 전월 대비 5.4포인트 떨어진 43.1을 기록했다. 소상공인과 전통시장 모두 2022년 3월 이후 22개월 맞아 가장 낮은 수치다.

연중 최대 대목인 설 명절을 앞두고도 도내 소상공인, 전통시장 상인들이 느끼는 경기는 그만큼 나빴다는 의미다.

소상공인 체감BSI를 부문별로 살펴보면, 자금사정은 51.5로 전월대비 12.9포인트 떨어졌고, 판매실적(매출)도 12.4포인트 내린 48.0으로 집계돼 저조한 분위기였다. 이밖에 구매고객(-11.9), 비용상황(-4.5) 등 전 부문에서 지수 하락이 확인됐다.

전통시장도 판매실적이 35.9, 자금사정이 43.1을 기록하며 전월대비 각각 14.1포인트, 10.6포인트 낮아진 것을 비롯해 구매고객수(-10.2), 비용상황(-5.9) 등 모든 경영상황이 악화됐다.

도내 소상공인과 전통시장 상인들은 설날이 포함된 2월 경기도 불황을 이어갈 것으로 내다봤다. 도내 소상공인 2월 전망BSI는 전월대비 12.7포인트 하락한 68.2로 집계됐다. 이는 2020년 6월 이후 20개월 만에 가장 큰 낙폭이다. 전통시장 전망BSI는 70.8로 한 달 전보다 6.2포인트 낮았다.

상인들은 전망경기 악화사유로 명절 기저효과와 추운 날씨, 경기침체로 인한 소비감소 등을 꼽았다. 춘천 동부시장에서 신발·의류를 판매하는 B(76)씨는 "명절에 지출이 많으니 오히려 명절 이후엔 손님이 뚝 끊기는 경향이 있다"며 "2월 경기는 더 어려울 것 같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