허탈한 83만 소상공인들 "예비 범법자 전락...가혹한 처사"

여야가 50인 미만 사업장에 대한 중대재해처벌법 적용 유예를 두고 협상을 벌였으나 야당이 이를 수용하지 않은 가운데, 중소기업중앙회 등 17개 단체가 1일 입장문을 발표하며 "예비 범법자로 전락할 위기에 처했다"고 비판했다.

중소기업중앙회, 대한전문건설협회, 대한기계설비건설협회 등 17개 단체는 "50인 미만 사업장 중대재해처벌법 유예 법안이 국회 본회의에 상정조차 되지 못하고 무산되어 중소기업계는 매우 안타깝고 참담한 심정"이라며 "복합경제위기로 산업현장에서 느끼는 중소기업들의 체감경기가 급속하게 얼어붙고 있는 와중에 형사처벌에 따른 폐업의 공포를 더하는 것은 너무나도 가혹한 처사"라고 주장했다.

이들은 "전국 각지에서 국회로 모인 3500여 중소기업과 소상공인들은 무엇보다도 시급하고 중요한 민생현안으로 중대재해처벌법 적용 유예를 줄곧 요청해왔다”면서 “하지만 법안처리가 무산되면서 83만이 넘는 영세중소기업과 소상공인들은 예비 범법자로 전락할 위기에 처하게 됐다"고 비판했다.

이들은 나아가 "우리 중소기업인들도 근로자의 생명과 건강이 무엇보다 소중하다는 것을 잘 알고 있으며 앞으로도 안전한 일터 만들기에 최선을 다할 것을 다시 한 번 다짐한다"면서 2월 임시국회에서 이 법안이 다시 논의되어 처리되기를 간곡히 호소한다”고 촉구했다.

한편 경제인총연합회도 이날 "그간 경제계는 만성적인 인력 및 재정난으로 중대재해처벌법 이행 준비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중소·영세사업장의 열악한 상황을 고려하여 법 적용을 추가로 유예해 줄 것을 국회에 수차례 촉구하였으나 법안처리가 최종 무산됨에 따라, 83만개가 넘는 중소·영세기업들은 제대로 된 준비 없이 법 적용을 받게 되었다"면서 "향후 50인 미만 사업장에 많은 피해가 예상되는 만큼, 국회는 중처법 적용유예 입법을 재추진해야 하며 정부도 중소기업의 의무부담을 줄여주기 위한 법령정비와 산재취약 기업에 대한 지원을 확대·추진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에 앞서 여야는 중대재해처벌법 적용 범위를 두고 의견차이를 보였으며, 여당이 50인 미만 중대재해처벌법 적용을 2년 유예하는 대신 산업안전보건청을 2년 후 개청하는 협상안을 제시했지만 야당이 이를 수용하지 않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