직장생활과 사업의 가장 큰 차이는 뭘까? 본인의 존재감이 아닐까 싶다. 만약 직장인이 갑작스런 사고로 결근하면 어떻게 될까? 회사업무는 다른 동료에 의해 완벽하지는 않지만 그런대로 이뤄진다. 하지만 막 사업을 시작했거나 사업한 지 몇 년 되지 않은 경우 대표 이사인 사장이 사고를 당하면 모든 게 󰡐올 스톱󰡑이다. 업무는 중단되며 회사기능은 저절로 다운될 수밖에 없다.

최근 이전 직장의 입사동기를 만난 적이 있다. 그 동기는 입사 때부터 열방적으로 일하고 또 술 잘 마시기로 유명한 친구였다. 아무리 술을 많이 마셨어도 정시에 출근해 아무 일이 없었다는 듯 홀로 자리를 굳건하게 지키곤 했던 동기다. 일주일이면 3~4일은 술을 마셨고, 고객과의 유대관계 또한 좋으니 회사 내에서 인정받는 것은 당연한 결과였다.

한 번은 48시간 내내 한 잠도 자지 않고 프로젝트를 수행한 적이 있다. 힘든 프로젝트를 마친 이 동기는 친한 선배와 하루 종일 술잔을 기울이며 강철체력을 과시했다. 당시 필자를 비롯한 동료들에게 그의 체력은 부러움 그 자체였다. 그런데 이 친구가 어느날 목발을 짚고 나타난 것이 아닌가? 필자는 깜짝 놀라지 않을 수 없었다. 체력 하나는 자신만만했던 친구인데, 이유인즉 󰡒술을 너무 많이 마셔서󰡓란다.

20여년이 지난 지금 돌이켜보면 그 동기는 체력을 과신하지 않았나 싶다. 42,195km달리는 마라톤에서는 체력안배가 관건이다. 반환점을 돌기 전에 힘을 다 써버려 후반 레이스를 망치는 마라토너들을 자주 볼 수 있다. 직장생활이든 사업이든 둘 다 마라톤이다. 특히 사업은 후반 레이스에서의 막판 스퍼트가 중요하다.

사업을 하다 보면 자금이 뒷받침돼야하고 다음으로는 체력이 필수다. 체력이 뒷받침되지 않으면 결국 돈으로 메워야 한다. 직장생활 때 너무 많은 체력을 소비하다 보면 막상 사업을 시작할 때 많은 고생을 하게 된다.

/(주)멘텍 송원길 대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