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름다운 인생을 위하여 우리는

요즘 조류독감이니 광우병이니 해서 세상이 떠들썩하다. 자영업자들은 닭고기, 쇠고기를 주메뉴로 한 업종은 물론이고 전혀 상관이 없는 업종들까지 매출이 줄어서 어딜가나 그저 한숨소리만 들린다. 어서빨리 안정되서 웃는 얼굴로 상담할 수 있는 날이 빨리 오기를 기대해 본다.

수년 전, 구제역이 전국을 강타할 즈음 󰡒구제역이 뭐지?󰡓 󰡒그야 양재역 다음역이지󰡓라는 우스개소리가 유행했다. 그로부터 몇 년 후, 이젠 CF에서 시골아낙이 나와 하는 말, 디지털을 󰡒어? 돼지털?󰡓라며 태연하게 되받아치는 화면이 한동안 우리를 웃게 만들기도 했다.

그 즈음 새롭게 등장한 신조어들은 디지털에 익숙하지 않은 󰡐나이든 양반들󰡑과 주부들을 현기증 나게 만들었다. 머리에 쥐나서 못살겠다는 사람들도 많았다. 지금도 크게 다르지 않지만 디지털 문화에 익숙해져서인지 그 때보다는 스트레스를 덜 받는 것 같기도 하다.

사실 94년만 하더라도 인터넷으로 무역을 하고 물건을 팔수 있는 시대가 온다고 하니까 기자들조차 무슨 말인지 이해하지 못해서 기초적인 교육부터 시킨 다음 인터뷰를 하곤 했던 기억이 새롭다. 당시 TV에서 뉴스 인터뷰를 하고나서 보면 자막에 󰡒이형석 인터넷 전문가󰡓라고 소개되던 시절이다. 지금 인터넷 전문가라고 하면 소도 웃을지 모를 일이다.

그로부터 얼마 후, 인터넷에 지대한 관심을 가진 기자를 한사람 만났다. 지금은 편집기자협회장으로 있는 조선일보 김윤곤 기자다. 김기자와는 앞으로 나타날 인터넷 비즈니스(당시에는 사이버 비즈니스로 불렀다)에 대하여 시간 가는 줄 모르고 토론했던 기억이 새롭다.

요즘 경제기사의 첫머리를 장식하고 있는 󰡐셀러리맨의 성공신화󰡑 팬택 창업주 박병엽 부회장을 만난 것도, 삼성물산 임원으로 있는 이영상(당시 경북대 창업동아리 하늘소 대표)씨를 만나 열띤 토론을 한것도 이즈음이다.

중학교에 다닐 때, 참으로 외우기 어려웠던 단어가 󰡐픽션(fiction)과 논픽션(nonfiction)󰡑이었다. 아주 쉬운 단어인데도 󰡐소설과 비소설󰡑을 구분하기가 어려웠다. 보통 명사들의 행태로 보면 󰡒픽션=소설󰡓 이 맞을 것 같은데 오히려 󰡒논픽션=소설󰡓이었기 때문이다. 어쩌면 나만 헷갈렸을지도 모르지만….

청소년기에는 파시즘이니 이데올로기에 대해서도 이해를 쉽게 하지 못했다. 단어장을 찾아봐도 우리말 해석이 더 어렵게 느껴지는 단어들이었다. 󰡐미시경제와 거시경제󰡑도 어려운 것은 마찬가지였다. 어디 그뿐인가? 하다못해 여당과 야당을 구분하는 것도 쉽지 않았다.

집권당이 여당이라는 사실은 외울 때 󰡐여야󰡑로 외우면서 순서에 의해 기억하게 됐다.

󰡐처녀비행󰡑이란 단어를 신문에서 처음보고 󰡒처녀가 비행기를 모나?󰡓라고 떠올렸던 기억도 새롭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