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업하여 3년 이렇게 버티기 [7편]

전화를 5차례나 한 끝에 간신히 면담을 할 수 있었다. 지점장의 견해는 모두 옳았다.

"고 사장님의 사업에 대한 열의는 충분히 이해하나 우선 담보가 없고, 아직 사업을 하기에는 너무 어리고, 사회적 기반이 약합니다."

그는 고졸 출신의 한계점을 또 다시 지적했고 인맥형성이 부족하여 사업은 어려울 것이라는 부정적인 견해를 얘기했다. 그러나 급하면 통한다는 신념으로 어려운 부탁을 하며 지점장에게 매달렸다.

󰡒내가 하는 일은 밑바닥 일입니다. 인맥은 필요없고, 열심히 하면 성공을 할 수 있습니다. 기회를 주십시요.󰡓

결국 눈물 어린 막무가내 호소가 통했는지, 󰡒한 번 검토해봅시다󰡓라는 응답을 얻어냈다.

ßö대출

산업은행의 대출 조건은 신용보증기금에서 보증서를 끊어오라는 것이다. 그리고 친히 안산지점 신보에 전화를 넣어 한 번 도와줄 길을 모색해 달라고 요청했다. 신용보증기금은 당시 10% 보증금만 내고 계약 단계에 있었던 시화공단에 있던 땅 1,650㎡(500평), 시가 1억 8,000만 원을 담보로 제공해 달라고 요구했다. 잔금을 지불하고 소유권이 넘어온 후에야 담보가치로 인정하고 보증을 서 주겠다는 요구였다.

도움의 손길이 뻗쳐왔다. 평소 알고 지내던 한약방 주인 홍씨로부터 제안이 들어왔다. 2억 원을 지원할 테니 월 2% 이자를 주고 투자대가로 20% 회사주식을 달라는 얘기였다. 그리하여 2억 원을 받아 땅값을 지불하고 그 땅을 담보로 5억 원의 보증서를 받고 대출을 받았다. 잿더미를 헤집고 6개월 만에 재기하는 순간이었다.

범진산업이라는 간판을 다시 내거는 순간 무엇이든 할 수 있다는 신념이 들었다. 잠자는 6시간 외에는 모두 회사일로 매진했다. 1년여 동안 거래처의 협조로 회사는 매출증가세를 보이며 기틀을 잡아가기 시작했다.

ßè부도

범진산업을 시작한 것은 사실상 엄청난 빚을 지고 시작했다.

화재로 인해 밀린 급료1억

이자 미지급1억

은행 부채5억

기계 대금3억

공장 건설대금3억

14억 이 부채는 정상적인 영업활동을 해서는 갚기 어려운 금액이었다. 그래서 고 사장은 인쇄업종 욍 부업으로 종이장사를 시작했다. 즉 서울에 있는 큰 종이회사 대리점을 통해 적은 마진을 남기고 지방에 되파는 종이 중개업을 시작했다. 이는 범진산업이라는 업체에서 발생되는 매출로는 그 규모도 너무 작고 이익금도 박해서 도저히 큰 금액의 은행차입이 힘들었다. 그래서 매출 규모도 늘리고 부수입도 올릴 겸해서 종이도매업의 규모를 점점 크게 늘려갔다. 운영자금이 태부족이었던 터라 어음발행은 어쩔 수 없는 현실이 되고 말았다. 그런데 이게 화근이 되었다.

/다음호에 계속