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과 주식은 꿈을 먹고 산다고 했다. 맞는 말이다. 하지만 여기에 하나 더 보태야할 게 있다. 회사다. 회사 역시 현실보단 꿈을 먹고 사는 존재이기 때문이다.

꿈을 꾸는 회사는 늘 미래를 지향한다. 오늘보다 나은 내일을 품고 사는 것이다. 그래야 임직원 역시 비전을 갖고 즐겁게 직장생활을 할 수 있는 법이다.

얼마 전 필자의 지인이 찾아와 대뜸 󰡒회사를 팔고 싶다󰡓며 도움을 요청했다. 짐작은 했지만 팔 것까진 없을 것 같았는데, 극한 상황에까지 몰렸나 싶어 적잖이 안타까웠다.

지인의 회사는 한때 잘 나가는 기업이었다. 하지만 어느 순간부터 어려워지기 시작하더니 개선될 기미가 보이지 않는다고 답답해했던 기억이 있다. 그는 󰡒회사가 더 어려워지기 전에 인수할 수 있는 사람이 있으면 적정한 가격에 팔고 싶다󰡓고 했다.

필자가 알기로 그 회사는 2000년 초반에 독보적인 솔루션을 보유해 시장을 완전히 재패할 만큼 실력이 좋았다. 해당분야에서는 국내 1위의 시장점유율과 매출, 이익을 기록하던 최고의 회사였다.

그런데 보유하고 있던 솔루션이 3년 정도 지나면서 경쟁업체 등장, 새로운 솔루션 개발, 그리고 시장위축 등으로 순신간에 어려움에 맞닥뜨린 것이다.

좋은 시절에 어려운 시기가 올 수 있음을 준비하지 않고 있다 이기에 그대로 노출된 상황이었다. 󰡐영광은 짧고 시련은 길다󰡑는 사업 세계의 냉혹함을 간과한 것이다. 하지만 간과의 결과는 회사르 팔고 싶은 만큼 엄청난 충격으로 다가왔다.

회사란 중장기 계획을 갖고 끊임없이 미래를 준비해야 한다. 물론 기본조건은 현재를 잘 꾸려가는 것이다. 현재야말로 미래와 연결되는 직접적인 통로이기 때문이다.

또한 미래비전이 없으면 직원들을 리드할 수도, 리더십을 발휘할 수도 없다. 많은 직원들이 회사의 지금 모습을 보고 일할 것 같지만, 의외로 상당수는 미래비전에 많은 기대를 하며 묵묵히 맡은 바 역할을 하고 있다.

언젠가 신입사원을 뽑는 면접에서의 일이었다. 어느 면접자에게 󰡒당신의 미래희망이 뭐냐󰡓고 별 생각 없이 물었더니 기막힌 답이 되돌아와 무릎을 치게 만들었다. 그 면접자가 거침없는 말투로 󰡒이 회사의 사장이 되고 싶다󰡓고 말했기 때문이다. 감히 밝히기를(?) 힘든 목표를 제시함으로써 그 면접자는 깊은 감명을 줬다.

면접결과는 말을 안해도 알 것이다. 우수한 성적으로 입사했고, 지금은 과장으로 열심히 일하고 있다. 확실히 꿈을 품고 사는 직원들은 일을 해도 남들과 다르다. 미래비전과 목표가 명확하기에 본인들이 해야할 일을 누구보다 잘 알고 열심히 한다. 당장 눈빛과 행동이 다르다.

송원길

(주)맨텍 대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