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님의 마음을 얻으면 대박은 저절로

누구나 시작할 순 있지만 누구나 성공하긴 어려운 게 창업이다. 실제 창업에 뛰어든 사람 10명 중 성공을 거머쥔 사람은 1명에 불과한 것이 현실. 그럼에도 여전히 많은 사람들이 창업에 눈돌리는 이유는 '창업 대박신화의 주인공'이 될 수 있지 않을까 하는 '혹시나'의 마력 때문일 것이다.

'월 매출 8000만원에 순이익만 3000만원.' 월급쟁이였다면 꿈도 못꿔봤을 큰 수익이다. 생맥주 프랜차이즈 전문점 가르텐비어 송정역점을 운영하고 있는 안용희(44) 사장. 지금은 '월 3000만원'의 고수익을 올리고 있지만 불과 2년 전만해도 그 역시 우리 주변에서 흔히 볼 수 있는 '물려받을 것 하나 없는 빠듯한 가정에서 태어나 아둥바둥 세상살기에 바빴던' 소시민에 다름아니었다.

고등학교만 겨우 졸업한 채 생계를 위해 직장생활에 뛰어들어 갖은 고생을 다 겪었을 뿐 아니라 자존심 버리고 처갓집에 손을 벌려 먹고살 궁리를 해야 했을 만큼 어려운 시절도 견뎌댔다. 어려운 가정형편을 견디다 못해 잠깐 손댔던 사채 때문에 쫓겨 다녔던 경험도 있다. 이 어려운 시절을 겪어내고 지금은 40대 초반의 꽤 이른 나이에 '대박 신화'를 거머쥐는 데 성공한 그의 '대박 비결'은 의외로 단순했다. 바로 "사람의 마음을 얻는 것"이다.

고객과 허물없는 '친구' 사장님 오후 7시쯤이면 안 사장이 운영하는 가르텐비어 송정역점은 항상 손님들로 북적거린다. 여기저기서 '맥주와 안주'를 찾는 손님들의 손짓이 바빠지면 안 사장도 덩달아 바빠진다. 아르바이트생이 있다고는 하지만 주문을 받는 것부터 식탁을 정리하는 것까지 안 사장은 한시도 쉴 틈이 없다. 그런데 안 사장이 장사하는 모습을 가만 지켜보고있자니 고개가 절로 갸웃거려진다.

손님들을 대하는 안 사장의 태도가 '저렇게 장사해도 되나'란 걱정이 들만큼 거침없다. 음식 맛을 타박하는 손님에게 "맛 없으면 딴집가라"고 무안을 주기 예사고 서비스를 요구하는 손님들을 향해서는 "시킨 것도 없으면서 무슨 서비스 타령이냐"고 대놓고 타박을 한다. 그런데 도저히 이해할 수 없는 바로 이 장면이 안 사장의 '대박'을 이끌어 준 가장 큰 이유다. "저는 기분 나쁜 손님들에게는 기분이 나쁘다고 바로 이야기를 하고 기분 좋게 술자리를 즐기는 손님들과는 오랜 친구인냥 한자리에 섞여앉아 농담을 주고 받기도 합니다. 제 마음이 좋든 싫든 '진솔하게' 손님들을 대하다보면 어느새 손님들도 저에게 마음을 열고 '허물없는 친구'가 되죠." 그래서일까. 손님들마다 안 사장을 반가운 '동네 형, 오빠' 대하 듯한다. 저녁을 먹고 있는 안 사장에게 "오빠, 나 밥 한 숟갈만"이라고 말을 건네는 아가씨 손님에서부터 매장 청소를 하고 있는 안 사장의 등짝을 후려치며 "형씨 나왔어"라고 말을 건네는 아저씨 손님까지 '허물없다'는 그의 표현이 절로 와닿는다.

"장사도 사람 사이의 일인만큼 '사람의 마음'을 얻어야 더 잘되는 것은 당연한 일입니다. 그 마음을 얻기 위해 가장 중요한 것이 바로 손님들과 '교감'하는 것입니다. 손님을 '손님'으로 대하기 보다는 나를 찾아 온, 혹은 즐거운 술자리를 찾아온 '친구'로 여기면 저도 모르게 그들을 '진솔하게' 대하게 되는거죠.왁자지껄한 이벤트 한번 없이도 우리 송정역점이 가르텐비어 프랜차이즈 중에서 매출 1위를 달성할 정도로 '대박'을 칠 수 있었던 비결입니다."

상권 특성 맞는 전략이 성공 요인 비단 손님들을 대할 때만 해당되는 얘기는 아니다. 직원들을 대할 때도 마찬가지다. 안 사장은 직원들을 대할 때 내가 부리는 사람이라는 생각보다는 그들도 나와 교감해야 할 동료라는 생각을 먼저 갖는다.

"저부터 어려운 시절을 견디며 자수성가했기 때문에 아르바이트생이나 직원들을 보면 동생 같은 마음이 더 강합니다. 명절에 선물 하나를 안기더라도 '더 좋은 선물'을 주려고 하고 월급날이면 보너스 조금이라도 더 주고 싶은 것이 제 마음입니다." 마음을 주고 받다보니 가르텐비어 송정역점의 직원들도 덩달아 부지런해졌다는 것이 안 사장의 설명이다. 따로 잔소리하지 않아도 직원들이 먼저 나서서 매장 일을 이것저것 돌보고 퇴근시간이 돼도 집에 가는 것을 아쉬워할만큼 직원 한명한명 매장에 대한 애정이 각별하다.

"우리 매장은 자주 얼굴 마주보고 항상 부대끼는 사람들을 대상으로 하는 외곽에 위치하고 있는 만큼 '허물없는 친구'를 '단골'로 만드는 전략이 정확하게 맞아떨어진 셈입니다. 그렇게 보자면 각 매장이 위치해 있는 상권의 특성에 따라 장사의 방법 또한 달라져야 한다는 것을 고려할 필요가 있습니다. 하지만 그 어디서도 변하지 않은 '대박 원칙'의 기본은 있습니다. 바로 손님이든 직원이든 나와 얼굴 마주하고 있는 이들의 '마음'을 얻기 위해 노력하는 것이야 말로 '대박'을 이룰 수 있는 가장 중요하고 빠른 길입니다."

월 3000만원 고수익을 이뤄낸 '창업 대박'의 비결은 상상하던 것처럼 거창하지도, 남들이 생각못할만큼 특별하지도 않았다. 기본에 충실하는 것이 성공의 가장 좋은 방법이라는 평범한 진리가 새삼 마음 속 깊이 다가왔다.      /취재1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