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떤 분야이든 최고가 된다는 것은 쉬운 일이 아니다. 경쟁이 치열한 음식점을 경영하며 수원 최고의 일식집이란 명성을 얻기란 결코 쉬운 일이 아니다.

얼마 전에 󰡐세전수사󰡑 라는 일식집에서 모임을 가졌는데 음식과 대화의 내용도 좋았던 것으로 기억한다. 그런데 며칠 전 세전수사 이봉로 사장으로부터 안부를 묻는 문자 메시지가 왔다.

그날의 음식 맛도 잊을 수 없고, 비 그친 일요일 오후에 시간적 여유가 조금 있고 일식당의 가장 한가한 시간일 것 같아 취재요청을 하니 OK사인이다. 휴일인데 쉬지 않고 일요일 날 와주어서 고맙다는 인사부터 한다. 이봉로 사장의 집무실로 안내하여 자리에 앉으니 방송 3사(MBC TV, KBS TV, SBS TV )에 출연기념 액자가 있다.

50대 중반을 보낸 사람들은 인생의 파란만장한 경험이야 누구나 갖고 있겠지만, 수원 남문백화점 지하 1층 화장실 앞에서 1평짜리 그릇장사를 하다가 약 430평 일식집을 경영하게 되었을까? 그것도 50여억 원이란 거금을 투자해서 일식집을 했을까?

차를 들면서 인생의 여정과 삶의 철학을 들어보았다. 결론부터 말하면 세전수사의 이사장은 기본을 지키는 원칙주의자였다.

취재를 하면서 필자가 대뜸 󰡒성공의 비결이 무엇이냐? 직원은 어떻게 관리하냐? 음식재료는 어디서 어떻게 구매하냐? 매출 규모는?󰡓 등 대답하기 까다로운 것부터 질문하며 의표를 찔러보았다. 서비스업의 개념이 몸과 마음에 배어있는 오너 사장답게 본인의 소신을 분명히 밝혀 당당하게 취재에 응했다.

개업 6년여 만에 수원 최고의 정통일식을 만들기까지 이봉로 사장의 경영철학은 1년 365일 현장을 떠나지 않는 업무자세이다. 본인이 지배인 겸 매니저로의 역할과 각종 요리의 레시피를 훤히 꿰뚫고 있기 때문에 가능하다.

아마도 경기도에서 상견례 장소로 세전수사 일식집을 제일 많이 사용할 것이라고 한다. 일식짐을 만들때부터 세전수사는 2인실에서 100인실까지 다양한 공간을 각종 분위기에 맞게 설계후 건축했다. 특별한 인연을 맺고 인사를 하는 날은 예로부터 격식과 품격에 맞는 음식으로 서로 대접하며 잘 부탁하고 가슴을 여는 의식일 것 같다.

그래서 서로에게 멋지게 다가가는 행위일 것이라는 생각이 든다.

어려울 때 일수록 철저한 원칙을 지켜야 이곳을 찾는 손님이 감동을 하여 다시 찾을 것이라고 믿는다. 그러나 이 사장에게도 고민이 많다. 그것은 고유가로 인해 어민들이 바다에 배를 띄울 수 없는 상황 때문에 자연산 활어 값이 자꾸 오르기 때문이다. 놀라운 사실 하나는 세전수사는 예약 손님이 많다는 점이다. 지난 해 7월에 오픈한 세전수사 홈페이지에 이 순간까지 인터넷으로 예약한 건수가 2,211건이라고 한다.

현대인 생활이 인터넷 중심으로 변했다는 것을 실감한다. 요리집 취재는 일단 음식 맛이 있어야 가능하다. 살아있는 활어를 잡아서 능수능란한 칼 솜씨로 결에 따라 예쁘게 자르는 기술이 보는 사람으로 하여금 찬탄을 하게 하지만 오늘은 귀한 랍스타와 대개요리를 맛보라며 권했다.

3kg이 넘는 랍스터는 큰 접시에 차려져 나오는데 아직도 살아서 움직인다. 여리고 보드라운 살점을 발라내어 그 위에 금가루를 약간 뿌렸다. 먹기에 부담도 되고 미안했지만 인간이기에 먹을 수 있다. 그래 오늘 마음껏 일식요리의 진수에 탐닉하자. 복어회가 마치 깊은 바다 속에서 있는 것 같은 코발트색의 바다 빛깔이 나는 접시에 담겨 나왔다. 그것을 서빙요원이 미나리 줄기로 감아서 먹기를 권한다. 거의 동시에 나온 백합조개탕이 큰 접시에 놓여있는데 내 눈길은 그 국물 맛에 빼앗긴다. 아마도 어제 산행에 하산주를 과하게 했나보다.

국물이 아주 시원하다고 했더니 세전수사의 음식에는 일체의 조미료를 사용하지 않는다고 한다. 그래! 이것이다. 각각 식재료가 갖는 고유의 성질과 특성을 살린 그런 담백한 음식을 찾을 것 같다. 일식당을 하며 고객이 만족하며 다시 찾아오는 것은 세전수사를 인정한다는 의미이다.

그리고 수익금중 일부는 몇년째 수원시장학재단에 상당한 금액을 기부를 하고 있고, 지난해부터 경기도 교육청에 10년간 매년 300만원씩 장학금을 내고 있다고 한다. 일주일이 지났지만 처음 먹어본 진안식 추어탕 맛은 아직도 남아있다. 늦가을에 한꺼번에 장만한 󰡐대봉󰡑이란 감 홍시는 한여름에 먹는 별식중의 별식이었다.

마지막 후식으로 나온 대봉은 오늘 대봉을 잡으라는 의미일까? 필자가 만난 성공한 사람들은 본업에 충실하다는 점을 오늘 새삼 느낀다. 그리고 겸손하다는 점이다. 대화를 하며 이 사장에게도 가슴에는 따뜻한 인간애가 느껴졌다. 칼질은 할 줄 모르나 각 음식의 레시피는 누구보다 전문가인 세전수사 이봉로 사장의 성공 가도에 큰 박수를 보낸다. /취재1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