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토 라멘 명가의 맛에 빠져보세요

세계 각국의 문화가 모여 있다는 이태원의 한 귀퉁이에 자리 잡고 있는 '라멘81번옥'은 일본 어디서나 쉽게 마주칠 수 있는 라멘집 풍경 그대로인 아주 조그만 크기의 소박한 음식점이다.

일본에서 25년 동안 요리사로 일했다는 일본인 카사하라(56) 사장이 2003년부터 이곳에 터를 잡고 지금껏 요리를 도맡아하고 있다. 라멘 81번옥이란 이름 또한 일본으로 통화를 하기 위한 국제전화 번호 '81'에서 따왔다고 한다.

카사하라 사장이 추구하는 라멘 맛 역시 분명하다. 어렸을 적 그가 일본에서 먹었던 라멘 맛 그대로 그 어떤 기교도 부리지 않는 소박한 맛을 자랑한다.

한국의 라면과 비교해 굵기가 가는 면을 비롯해 국물에 사용되는 스프, 라면에 올려지는 차슈를 비롯한 고명 하나하나까지 이곳에서 직접 만들어 사용한다. 요리에 사용할 면은 매일매일 직접 뽑는다. 오후 2시부터 6시까지 가게의 문을 닫고 브레이크 타임을 갖는 것도 이 때문이다. 바로 이 시간에 저녁 영업때 요리할 면을 뽑는 것 외에 다른 여러 요리 재료들을 준비하는 것이다.

메뉴판도 단출하다. 라멘이라고 하면 가장 잘 알려져 있는 소유라멘과 미소라멘이 전부. 국물을 조리하는 데 간장을 사용한다는 소유라멘은 맑은 국물에서 우러나오는 깔끔한 맛에 여성들이 특히 선호하는 메뉴. 일본식 된장인 미소를 사용한 미소라멘은 우리나라 된장보다는 짜지 않고 부드러우면서도 특유의 얼큰하고 진한 맛이 느껴진다.

가격은 소유라멘 7000원, 미소라멘 8000원이다. 여기에 고명으로 파를 올려 넣거나 차슈를 몇장 더하느냐에 따라 2000~4000원 정도 가격이 더해지기도 한다. 요즘 같은 여름철이면 여기에 메뉴 하나가 더해진다. 바로 갖가지 야채를 듬뿍 넣고 얼음을 동동 띄운 냉라멘. 보통 라멘보다 쫄깃쫄깃한 면발이 더욱 입맛을 돋우는 이 냉라멘은 달달한 맛이 있어 한여름 철 이곳을 찾는 손님들에게 색다른 별미를 제공해주고 있다. 가격 8000원. 그러나 아무리 맛있는 라멘이라 해도 그 맛을 제대로 느끼기 위한 비법은 따로 있다.

라멘은 국물과 면이 함께 제공되는 음식이기 때문에 시간이 지나면 국물에 면이 불기 마련. 특히 쫄깃쫄깃한 면발이 생명인 라멘은 면을 앞 접시에 따로 꺼내어 식혀가며 먹는 것보다는 국물과 함께 '후루룩' 들이마시는 게 가장 맛있게 즐길 수 있는 방법이다. 이 같은 라멘의 특징을 이용한 이벤트가 라면81번옥 만의 이벤트 '점보라멘'이다.

크다는 뜻의 '점보'를 이름에 붙인 이 라멘은 정확하게 소유라멘의 4인분 분량이다. 20분 만에 국물까지 남김없이 점보라면을 먹는 데 성공한 사람들에게는 공짜. 하지만 지금까지 1500여명 정도가 도전해 260명 정도만이 성공했을 정도로 성공률은 낮은 편이다.

친구들과 함께 이곳을 찾았다면 점보라멘 이벤트는 꼭 한번 도전해 보자. 맛있는 라멘을 '질리도록(?)' 맛볼 수 있는 것은 물론 두고두고 얘기할 수 있는 추억거리가 하나 더 늘어날 것이다. /취재3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