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와 여당이 부동산 세금 인하에 드라이브를 걸면서 세금부담 완화가 가시권에 들어왔다. 한승수 국무총리는 지난달 23일 국회에서 열린 긴급현안질문에서 종합부동산세 과세 기준 완화 문제와 관련해 "세부담 상한률이 적용되는 지역에서도 올해 공시지가가 하락했음에도 불구하고 (재산세) 세부담은 오히려 늘어놨다" 면서"앞으로 부동산 추이를 종합적으로 참고해 제도를 개선하겠다"고 밝혔다.

강만수 기획재정부장관은 부동산 세제 개편과 관련 "장기보유 1가구 1주택을 중심으로 부동산 세제 개선을 위해 노력하겠다는 입장에는 변함이 없다"고 언급했고 정종환 국토해양부장관도 종합부동산세 과세기준의 상향 여부에 대해 "관계부처와 협의해서 검토하겠다"고 답변, 정부의 입장에 상당한 변화가 있음을 시사했다.　여당은 더 적극적이다. 이와관련 박희태 한나라당 대표도 24일 KBS 라디오에 출연해 "가장 급한 것은 재산세다. 부동산 값 떨어지고 재산세는 더 올랐다" 면서 "재산세의 인하를 당정에서 구체적으로 검토해서 곧 발표할 예정" 이라고 밝혔다.

◆시장 기대반 우려반

정종환 국토해양부 장관이 조만간 재건축 아파트의 층고완화와 미분양 추가대책을 내놓을 계획이라고 밝혀 세금인하와 함께 이명박 정권이 인수위 시절부터 밝힌 부동산 규제완화책을 하나씩 풀리게 된다.

참여정부시절 세부담 현실화와 부동산 투기 근절 대책으로 추진돼 온 각종 규제책 중 대출규제를 제외한 대부분이 완화되는 셈이다. 이같은 부동산 규제완화책에 대해 시장은 기대와 우려의 목소리를 동시에 보내고 있다.

부동산 규제완화가 시장활성화와 경기부양 효과를 나타낼지, 이제서야 조금씩 안정되고 있는 부동산 시장에 다시 불을 붙일지에 대한 논란도 거세질 전망이다.　경실련은 "서민의 세금부담을 줄여준다는 명분으로 부동산 세제를 손대는 것은 시대착오적 처방"이라고 비판했다.

박원갑 스피드뱅크 소장도 "종부세 완화 조치가 필요한건 사실이지만 규제완화에 거부감을 갖고 있는 국민정서상 장기 1주택자들과 고령자들을 중심으로 완화한 후 단계적이고 순차적인 완화 조치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이러한 비판과 지적은 실제로 종부세 과세기준이 현행 6억원에서 9억원으로 상향 조정될 경우 서울에서 수혜를 입는 15만가구 중 절반이상이 강남 3구와 버블세븐 지역인 양천구 등에 몰려있기 때문이다. 그러면서 막상 서민들의 재산세 인하 효과는 단돈 몇 만원에 불과할 것이라는 지적이다.　

하지만 정부와 여당은 단계적인 규제완화를 통해 경기를 부양하고 민심이반을 잡겠다는 계획이어서 또다른 논란거리가 될 소지도 있다.

/ 취재3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