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어나는 이자 부담…빚부터 갚아라

“부동산 처분해서라도 가계유동성 확보 우선”…고금리 예금등 안전자산 투자를

한국은행이 기준금리를 연 5.25%로 0.25%포인트 전격 인상하면서 시중은행 대출금리도 조만간 오를 전망이다. 이로 가계의 자산관리 전략도 수정이 불가피하게 됐다. 특히 부동산이 가계 자산의 대부분을 차지하는 중산층의 경우 포트폴리오 재구성을 고려할 시점이다. 실제 서울에 거주하는 시중은행 A(남 39) 과장이 과연 어떻게 가계 자산의 구조조정을 단행해야할 지 전문가들의 컨설팅을 받아봤다.

▶증상: 은행원 A씨, 부동산이 가계자산의 전부=은행원 A씨의 월소득은 450만원이다. 중산층이라고 자부할만하지만 외벌이에 초등생 딸이 한 명있다.

이런 A씨의 재무상황을 들여다보니 그리 녹록치 않다. 보유 자산의 99%가 부동산이다. 2006년 9월 지금 살고 있는 성동구에 32평 아파트를 4억1000만원에 구매했다. 현 시세로는 5억4000만원이지만 대출이자가 변동금리로 인해 거의 1.1~1.3%포인트 올라 거의 7%에 육박한다. 3년 거치식이니 연 6.5%를 기준으로 한달 이자만 최소 170~180만원 정도가 나가는 셈이다. 내년 10월에 거치기간이 종료되면 원리금과 이자 함께 상환하게 된다. 이 경우 A씨는 월 240~250만원 정도의 부담을 안게 된다.

여기에 A씨는 재개발 아파트까지 한 채 보유하고 있다. 2003년 성북구에 3억2000만원으로 마련한 것인데, 최근 호가가 5억7000에 이른다. 여기에 대출은 없지만 세입자에게 줄 보증금 1억8000만원이 묶여 있다.
반면 금융자산은 일천하기 짝이 없다. 지난해 마이너스 통장에서 1000만원을 타서 직접투자를 했지만 수익률이 -20%다. 고정적으로 붓는 적립식 펀드와 정기적금을 합해 1500만원를 갖고 있다. 하지만 부동산 대출이자 및 각종 생활보조비 명목으로 만들어 놓은 마이너스 통장에 2000만원이 비어 있다.

▶진단 및 처방: 부동산 정리해서 빚 청산부터

전문가들은 무리한 대출을 삼가고 만일 빚이 있다면 부동산을 처분해서라도 빚 탕감부터 할 것을 조언한다. 이들은 또 자신의 소득상황에 맞추어 포트폴리오를 짜는 것이 중요하며 소득 대비 고정지출이 얼마나 되는지 등을 본인이 직접 따져봐야 할 시점이라고 말한다.
고준석 신한은행 부동산재테크팀장은 “A씨의 경우 강북아파트의 시세차익은 어느 정도 시현됐다고 본다. 하루라도 빨리 집 팔아서 빚 갚는 것이 우선”이라고 말했다.
박승안 우리은행 강남투체어센터 팀장은 “이자+원리금 상환 금액이 전체 소득의 30%를 초과하면 심각하다”며 A씨의 포트폴리오에 문제가 있음을 먼저 지적했다. 박 팀장은 또 성북구 재개발 아파트에 대해 “부동산은 어디까지나 실제가가 아닌 호가, 즉 평가자산에 불과하다”며 “재개발 아파트가 5억7000만원이라지만 매매가 현재 중단된 상황에서는 필요하다면 4억원대까지도 가격을 내려서라도 처분해 대출을 갚는 게 현명한 판단”이라고 조언했다.

금융자산에 대해서도 전문가들은 일단 가계 유동성을 먼저 확보하는 것이 우선이라고 말한다. 박 팀장은 “부동산 처분으로 현금을 확보한 상태에서 고금리 예.적금이나 안전성 높은 펀드에 투자비율을 높이는 것이 좋다”고 말했다. 직접투자한 주식의 경우 “환매하기에는 늦었다”며 “이미 주가가 1500선까지 떨어진 상황에서는 보유하고 있는 것이 낫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정헌주 씨티은행 테헤란지점 부지점장은 “종목에 따라 중국, 브릭스 등 이머징 마켓과 순수 국내주식형 펀드라면 그냥 놔두는 것이 좋고, 미국 또는 유럽 선진국과 관련된 펀드, 부동산 관련 펀드일 경우 환매하는 것이 좋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