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맹비, 돌려 달라 Vs 돌려줄 수 없다

직장인들의 평생직장 개념이 희박해지고 정년의 시기는 점점 줄어들고 있다. 때문에 많은 사람들이 창업 시장으로 뛰어들고 있다. 이러한 현실 속에서 많은 사람들이 창업을 희망하지만 자신의 경험과 노하우 부족으로 독립창업 보다는 프랜차이즈 가맹점 창업을 선호하고 있다.

요즘 우리는 거리를 돌아다니다 보면 다양한 프랜차이즈 가맹점들을 발견할 수 있다. 음식점의 경우 3곳 중 2곳 이상은 프랜차이즈 가맹점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그러나 프랜차이즈 가맹점 창업이라고 해서 독립창업보다 꼭 안전하다고 할 수 없다. 우리나라 프랜차이즈 시장은 2005년 말 통계치에 따르면 가맹본부 수 2,211개 가맹점 수 23만개다.

숫자로 보면 선진국 수준이다. 그러나 질적인 면에서는 아직도 후진국 수준에 머물러 있다.

한마디로 ‘외화내빈(外華內貧)’의 현실 속에 있다고 할 수 있다.

이모 씨는 자신이 창업을 원하는 잠실 지역에 우선권을 확보하기 위해서는 계약금 500만원이 필요하다는 가맹본부 Y의 영업사원 말에 현혹되어 이를 지급하였다. 그런데 이모 씨는 Y측의 직원과 함께 점포를 구하러 다니기로 했으나, 점포를 할 마땅한 곳을 얻지 못했다.

이에 이모 씨는 Y에게 계약을 해제하고 가맹비 500만원의 반환을 요구하였으나, Y는 상권 조사를 이미 실시하여 반환할 수 없다며 이를 거부했다. 이에 이모 씨는 가맹사업거래분쟁조정협의회에 분쟁조정을 신청하였고 분쟁조정협의회에서는 이모 씨와 Y에게 가맹계약을 해제하고 Y에게 가맹비 중 실 손해액을 공제한 잔액을 반환하도록 조정안을 제시하였다. 그 결과 Y는 가맹비 500만원 전액을 반환하여 조정이 성립되었다.

가맹사업법에 따르면 가맹본부는 가맹희망자에게 계약금(가맹금)을 받기 전에 정보공개서(5일 전) 및 가맹계약서(1일 전)를 제공하도록 하고 있다.

정보공개서에는 가맹본부가 가맹비을 반환하지 않을 경우에는 그 조건 및 사유에 대하여 명시하여 가맹희망자에게 미리 알리고 계약을 체결하도록 하고 있다.

이는 가맹본부와 예비창업자 사이에 충분한 사전 검토를 거쳐 분쟁을 최소화 하고자 하는 것이다.

첫째, 이모 씨(예비창업자) 입장에서 살펴보면 이모 씨가 정보공개서의 제공을 가맹본부에 서면으로 신청하였다면 계약금을 지불하기 전에 정보공개서와 가맹계약서를 받아 볼 수 있었을 것이다. 즉 가맹금 반환에 관한 내용을 사전에 숙지하였다면 조금 더 심사숙고하여 계약금을 지급하였을 것이다.

둘째, Y측(가맹본부) 입장에서 살펴보면 가맹본부는 상권조사 등이 실시될 경우 소요된 부분을 반환하지 않거나 가맹희망자의 일방적인 계약 해제로 인하여 발생한 손해액에 대한 손해배상을 받을 수 있는 것은 가능한 일이다.

그러나 가맹본부가 이러한 내용을 주장하기 위해서는 정보공개서를 통하여 가맹희망자에게 사전에 알리고 계약서에 이러한 내용을 기재하여야만 한다.

즉, 이 사건에서 Y측이 계약 체결 후 가맹비를 반환하기 위해서는 정보공개서와 가맹계약서를 통하여 가맹금 반환에 대한 규정을 확실히 명시하여 가맹계약을 체결했어야 한다. 이 사건에서 이모 씨와 Y측은 분쟁으로 인하여 많은 시간과 노력을 낭비하게 되었다.

정보공개서 제도를 예비창업자들이 활용하였다면 이러한 손실은 사전에 예방될 수 있었을 것이다. 공정거래위원회에서는 이러한 피해를 예방하기 위해 2002년 가맹사업법의 제정과 함께 가맹거래사제도를 실시하고 있다.

가맹거래사제도란 가맹본부에게는 올바른 프랜차이즈 기업 문화 선도를, 예비창업자들에게는 건실한 프랜차이즈 본사를 선택할 수 있도록 유도하여 프랜차이즈 산업 분야의 발전 및 공정한 거래질서를 확립하고자 생겨난 국가 자격증 제도이다.

예비창업자들은 프랜차이즈 창업 시 일부 프랜차이즈 본사에서 제시하는 장미빛 전망에 현혹되기 보다는 냉철한 눈을 가질 필요가 있다.

또한 프랜차이즈 본사가 예비창업자 자신에게 적합하며 제시하는 내용이 진실한지를 확인할 필요가 있다.

프랜차이즈 가맹점 창업은 아이템의 선택 보다는 계약의 조건 및 내용 등을 고려하여 프랜차이즈 본사를 선택하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 가맹본부들은 더 이상 사실을 숨기며 가맹계약에만 급급하지 말고 가맹희망자들에게 사실적인 정보를 사전에 충분히 알려 추후 분쟁의 소지를 최소화할 필요가 있다. 국가 자격증을 보유한 가맹거래사 및 변호사 등의 자문을 통하면 보다 검증된 프랜차이즈 본사를 선택할 수 있다.

프랜차이즈 창업을 희망하는 창업자들은 분명히 기억하자. 프랜차이즈 창업은 단순히 아이템에 의해서 성공이 결정되는 것이 아니다. 그 성공 여부는 프랜차이즈 본사의 프랜차이즈 시스템 내지 사업의지에 의해서 결정되는 경향이 크다는 것을 명심해야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