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곧은 경영전략' 찾아 변함없이 지키도록

업무에 대한 경험이 적은 직원들과 일하다 보면 커뮤니케이션에 장애가 생기는 경우가 있다. 다양한 요인이 있지만 가장 심각한 경우는 열심히 일을 하는데 윗사람이나 회사가 원하는 내용과 다를 때다.

A대표는 B직원 때문에 난감한 적이 있었다. 며칠 밤을 세면서 작업한 장문의 서류를 받았는데 본인이 지시한 주제와 전혀 달랐던 것이다. 시간과 노력을 많이 투자했는데 헛일을 했다면 본인도 실망스럽고 회사도 시간과 자원을 낭비한 셈이다. 마치 부산으로 가기 위해 부지런히 차를 몰았는데 도착해보니 전주인 경우와 마찬가지다. 전략을 이야기 할 때 'do the right thing'과 'do the thing right'를 거론하는 경우가 많다.

전자는 '올바른 것을 하는 것'이고 후자는 '어떤 것을 잘 하는 것'이다. 이런 경험은 창업이나 경영에서 늘 생기는 일이다. 먼저 올바른 것이 무엇인지 정하고 그 다음에 올바른 것을 잘해야 한다. 뭐가 올바른 것인지 모르고 무조건 열심히 하는 것은 소위 '밭가는 시대의 농부'라도 망하게 하는 지름길이다. 그동안 올바른 것이 무엇인가를 생각하는 것은 경영자고 근로자들은 시키는 것을 잘 하면 된다고 여겨졌다.

하지만 지식산업사회인 요즘은 그렇지 않다. 모든 조직원이 동시에 두 가지를 염두에 두고 일을 해야 한다. 모든 의사결정 단계에서 올바른 것과 잘하는 것은 함께 움직이기 때문이다. 가령 어떤 음식점에 사장이 시키는 음식만 열심히 만들면 된다고 생각하는 주방 직원들이 있다고 하자. 또 다른 음식점의 주방 직원들은 정해진 메뉴를 열심히 만들면서 손님들이 어떤 음식을 가장 많이 남기는가를 유심히 살펴본 후 사장에게 메뉴 변경을 권유해 발전을 도모했다고 하다.

전자는 단순히 잘하는 것이지만 후자는 잘하는 것과 올바른 것을 함께 생각하는 경우다. 이 사례를 창업에 대입해보면 경쟁력 없는 업종을 선택하고 그저 그런 상권에 들어가면 아무리 열심히 해도 좋은 성과를 기대하기 어렵다는 것을 공감할 수 있다. 처음부터 상권도 잘 선정하고 경쟁력 있는 업종을 좋은 조건으로 창업해서 열심히 해야 성공할 수 있는 것이다. 즉 올바른 것을 선택할 때만 열심히 하는 것이 의미가 있다.

이러한 전략적 고민은 마케팅이나 프로모션에서도 그대로 적용된다. 효과도 없는 홍보 전단을 1만장 뿌리는 것보다 제대로 만들어지고 사람들의 호기심을 자극하는 전단지 5000장을 뿌리는 게 더 낫다는 의미다. 광고주들이 신문에 광고를 많이 내지만 광고만 열심히 하면 된다는 생각으로 그 광고의 내용이 독자들에게 얼마나 눈길을 끌고 구매욕을 자극할 것인지 고민하지 않아 엄청난 광고 홍보비를 낭비하는 경우도 많다.프랜차이즈 본사라면 사업모델을 매혹적으로 만들고 탄탄한 수익모델을 만들어서 가맹점 모집에 나서야 하는데 경쟁력이 부족한 모델로 가맹점을 억지로 모집하려다 창업자들의 외면을 받는 경우도 많이 볼 수 있다.큰 사업이든 작은 사업이든 경영전략은 올바른 것이 무엇인지를 찾는 것에서부터 출발한다는 점을 명심하자.

그러한 올바른 것을 찾아서 잘하려는 마음가짐을 갖는 것이 혁신과 개선의 원동력이다.

이경희 /한국창업전략연구소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