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식업체 불황 뚫는 특급메뉴는 ‘웃음’

미국발(發) 내수 불황이 장기화 조짐을 보이는 가운데 외식업계가 불황 극복을 위한 생존해법 찾기에 골몰하고 있다. 고객과의 스킨십을 확대하기 위해 각양각색의 이벤트를 유치하는가 하면 고객에게 신선한 이미지를 심기 위해 매장 인테리어를 바꾸는 레스토랑이 많아지고 있다.

예전처럼 적당히 장사해서는 살아남을 수 없다는 위기감이 팽배하기 때문이다. 불황 타개를 위해 몸부림치는 외식업계의 생존해법 백태를 들여다봤다.

▶소비자를 즐겁게 해야 산다

매장을 찾는 소비자에게 생일 파티 등을 열어주는 외식업체가 부쩍 많아졌다. 모처럼 매장을 찾은 소비자에게 강한 인상을 심어준 뒤 이를 발판 삼아 단골 고객을 확보하기 위해서다. 베니건스, 빕스, 토니로마스, 콜드스톤 등이 이벤트 마케팅에 주파수를 맞추고 있는 대표적인 외식업체들이다.
 
베니건스는 생일을 맞은 소비자에게 3~4명의 직원이 직접 생일 축하 노래를 선물하고 기념사진도 찍어준다. 베니건스엔 매장마다 생일 손님을 위해 독창적인 생일 축하 송을 준비하고 있다고 한다. 배스킨라빈스도 핼러윈데이를 맞아 오는 11월 2일까지 ‘해피 핼러윈 프로모션’을 진행한다. 이 기간에 직원들은 매장에서 핼러윈 복장을 하기로 했다.

빕스도 생일을 맞은 소비자에겐 테이블 앞에서 점원들이 흥겨운 기타 연주에 맞춰 생일 축하 노래를 불러주고 사진까지 찍어주며 생일 축하 이벤트를 벌인다. CJ푸드빌의 콜드스톤은 점원들이 이색적인 아이스크림 쇼와 댄스를 보여주며 소비자를 유혹하고 있다. 아이스크림 돌리기, 댄스하면서 아이스크림 비비기 등의 볼거리를 제공한다.

토니로마스는 서울 반포동과 서초동 일대 직영매장에 어린이 생일파티 공간을 준비했다. 오는 11월 2일까지는 핼러윈데이 행사도 실시한다. 매장 직원들은 앙증맞은 핼러윈 복장을 입을 방침이다. 소비자에게 즐거움을 주는 친근한 레스토랑의 이미지를 심기 위해서다.

카후나빌도 오는 31일까지 매장 인테리어를 핼러윈 분위기로 변경하고 기념사진을 찍는 포토존도 설치한다. 소비자는 핼러윈 의상을 입은 매장 직원을 평가하는 ‘베스트 핼러윈 패션대회’ 심사위원의 기회도 잡을 수 있다.

▶매장이 변해야 산다

외식 매장이 소비자 맞춤시대로 접어들었다. 가족 고객이나 어린이 고객이 몰리는 매장엔 놀이공간을 설치하고 직장인 단체를 위해선 세미나실이나 빔 프로젝트 등을 서비스하고 있다.
베니건스는 지난 23일 인근 삼성동 테헤란로 직장인들이 많이 찾는 점을 고려, 삼성점에 100명까지 수용 가능한 세미나 룸을 마련했다. 아울러 직장인 회식 및 소규모 모임을 가질 수 있는 프라이빗 룸도 설치했다. 베니건스의 프라이빗 룸은 8~15명이 함께 이용할 수 있는 공간이다.

매드포갈릭도 방문 고객의 70% 이상이 직장인이란 점을 감안해 강남점, 마포점, 여의도점 등에 직장인을 위한 회의실 공간을 별도로 마련했다. 매드포갈릭 측은 “기업 세미나와 브리핑 공간을 위해 빔 프로젝트와 스크린을 구비했다”며 “매장 인근에 근무하는 직장인들이 식사하면서 업무도 볼 수 있는 복합적인 공간에 매력을 느끼고 있다”고 말했다.

베니건스와 매드포갈릭이 매장에 직장인을 위한 공간을 만들었다면 빕스와 토니로마스는 어린이에 타깃을 맞췄다. 실제 빕스 문정점은 최근 가족단위 고객이 절반 이상을 넘어서자 매장 분위기를 ‘도심 속의 공원’이란 콘셉트로 리뉴얼했다. 리뉴얼한 매장엔 어린이를 위한 별도의 놀이공간도 만들었다. 어린이를 동반한 가족단위의 고객을 집중 공략하겠다는 포석에서다.

토니로마스도 아파트 단지가 밀집해 있는 반포동과 서초동에 위치한 매장에 어린이 놀이공간을 설치했다.

김상임 빕스 사업부장은 “내수불황이 엄습하면서 레스토랑도 경쟁력이 중요한 시대가 왔다”며 “소비자에게 친근감을 주기 위해 리뉴얼하는 외식 매장이 점차 늘어나는 추세”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