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커피, 유리, 소주 등 산업 성장·R&D투자 없어도 매출이익률 30% 넘어 -대기업 국민경제 비중 45.7% 꾸준한 상승 -대기업집단 진출 산업, 시장집중도 높아 '부당지원 가능성' 대기업이 우리나라 경제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꾸준히 높아지고 있다. 특히 대기업기업집단이 진출한 산업의 시장집중도가 높아 부당지원행위 가능성도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커피, 유리, 소주 등 독과점구조가 고착화된 일부 산업의 경우 시장이 커지지 않고 연구개발(R&D)투자도 적음에도 불구하고 독과점회사가 높은 매출이익률을 보이고 있어 시장지배력행사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공정거래위원회는 시장경제연구원에 연구용역을 의뢰해 통계청의 ‘광업·제조업 통계조사’를 기초로 2004~2006년 중 일반집중도, 산업 및 품목시장집중도, 대규모기업집단의 시장구조 등을 분석한 결과, 이같이 나타났다고 16일 밝혔다. 상위 100대 기업이 국민경제 전체에서 차지하는 비중인 일반집중도(출하액 기준)는 2004년 45.0%에서 2005년 45.5%, 2006년 45.7%로 완만하게 상승하고 있다. 공정위는 "1999년~2001년 정보통신 분야의 신규창업, 대기업 분사, 벤처기업 성장 등으로 시장집중도가 하락했지만 2002년이후 벤처붐이 가라앉고 수출주도형 대기업들의 상대적 고성장 등으로 시장집중도가 상승 추세를 보이고 있다"고 설명했다.

 자산규모 5조원이상의 대기업기업집단의 시장점유율은 2005년 38.1%에서 2006년 37.5%로 0.6%포인트 감소한 반면 대기업기업집단이 진출한 산업 수와 비중은 2005년 132개, 27.8%에서 2006년 133개, 28.1%로 소폭 확대됐다. 대기업기업집단이 진출한 산업의 상위 3개사 시장점유율은 49.1%로 대기업기업집단이 진출하지 않는 산업(40.3%)보다 높게 나타났다. 또 대기업기업집단이 진출해있는 시장에서 대규모기업집단의 시장점유율이 높은 경우 해당 산업의 시장집중도가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이와 관련 서석희 공정위 시장분석정책관은 "부당지원행위 등에 대한 사후 감시를 지속적으로 강화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일부 독과점구조가 고착화된 산업에서는 성장률 또는 연구개발(R&D) 투자가 낮음에도 불구하고 상위 3개사의 매출이익률이 큰 것으로 나타났다. 커피 가공업, 판유리제조업 등 13개 산업은 성장률이 마이너스임에도 불구하고 상위 3개사의 매출이익률이 30%가 넘었다. 또 상위 3개사 매출이익률이 30%가 넘는 산업 중 R&D투자 집중도가 전체평균인 1.65%에 미치지 않는 산업은 소주제조업, 맥주제조업, 커피가공업, 기관차 및 철도차량 제조업 등 15개 산업으로 나타났다. 서 정책관은 "이들 산업의 높은 매출이익률은 시장지배력 행사의 결과일 수 있다"며 "시장 분석 및 감시를 강화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한편 공정위는 이번 조사를 바탕으로 독과점 구조가 고착화된 산업에 대해 실태조사를 실시, 국민경제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크고 경쟁제한적인 규제들이 많은 업종들의 경우 내년도 중점감시대상 업종으로 선정할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