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보만 아니면 누구나 팔 수 있다

1. 지금까지의 영업방식은 통용되지 않는다

95%는 점두에서 결정된다.
한때 영업자들은 정보를 발신하는 능력 혹은 기술이 있어야 한다는 말을 들었다. 발품을 쉬지 않고 팔고, 언변이 좋은 사람이 능력 있는 영업자라는 소리였다. 그러나 앞으로는 전혀 다르다. 상품과 정보가 이미 넘쳐흐르고 있기 때문에, 무언가 정보를 발신한다고 해봤자 아무도 귀기울여 듣지 않는다. 그렇다면 어떻게 해야 할까? 우선 소비자와의 접점, 즉 삶의 현장인 점두에서 무슨 일이 벌어지고 있는지를 생각해봐야 한다.

 일용품과 잡화를 예로 들어보자. 점포에 들어오기 전부터 에머론 샴푸를 살 생각으로 들어온 사람은 겨우 5%에 불과했다. ‘에머론’만이 아니라 “샴푸를 살 생각이었던 사람은?” 하고 물으니 25% 정도가 되었다. 그렇다 해도 나머지 75%는 샴푸를 살 생각이 전혀 없던 사람들이다. 점포에 들어와서 ‘특별할인상품’이라거나 ‘POP' 등에 자극받아 무심결에 샴푸를 산 것이다.

이건 무얼 말하는가? 95%는 점두에서 결정된다는 말이다. 그렇다면 고객의 나머지 5%의 가능성을 보고 광고비나 선전비를 투입하려는 것은 의미 없는 행위일지도 모른다. 물론 이것은 극단론일 수 있다. 식품이나 샴푸처럼 일상생활에서 반복구매가 이뤄지는 상품과 텔레비전․자동차 같이 구매 기회가 드문 내구재 상품은 근본적으로 차이가 난다. 그렇다면 지금처럼 가정이나 매장 모두 상품으로 꽉 들어찬 시대에 소비자의 구매패턴은 어떤 양상을 띠고 있을까? 이런 의문에 답하기란 쉽지 않지만, 적어도 다음 두 가지만은 말할 수 있다.

  - 점두에서의 구매행동이 열쇠를 쥐고 있다
  - 점두에서의 구매행동을 출발점으로 한 상품 개발(개량)이 중요해졌다

 원래 POS 시스템은 수․발주 등을 관리하는 ‘업무처리 시스템’이었다. 그런데 엉뚱하게도 이것이 ‘마케팅 정보 시스템’으로서 한껏 각광받게 되었다. 소위 ‘판매 추세 발견 시스템’으로 변해버린 것이다. 이것이 착오의 시작이었다. 어떤 프로모션 혹은 캠페인의 성과를 측정하는 정도라면 POS 데이터로 그 결과를 볼 수 있다. 그러나 무엇을 얼마만큼 팔 수 있는지, 또는 소비자가 무엇을 얼마나 구입할 것인지 등등의 미래의 일은 ‘결과’의 숫자에 불과한 POS 데이터로는 파악할 수 없다. 알 수 있는 것은 ‘판매된 결과’뿐이다.

 포착할 수 있는 것은 마케팅 정보의 8분의 1 : POS 데이터를 통해 포착할 수 있는 정보는 대단히 한정되어 있다. 모든 마케팅 정보의 8분의 1밖에 안 된다. 왜 그럴까? 마케팅에서는 고객의 ‘구매행동’에 관한 정보뿐만 아니라 상품구입 후의 ‘사용행동’에 관한 정보가 필요하다. 즉 사용자 정보를 말한다. POS 데이터는 구매행동이 대상이므로 상품구입 후에 어떻게 사용하고 있는가, 사용해보니 편리한가, 재구입할 것인가 따위의 사용자 정보는 얻을 수 없다.

따라서 마케팅에 필요한 전체 정보 가운데 절반밖에 포착하지 못하는 셈이다. 나아가 POS 데이터를 통해 얻는 정보는 구매행동 가운데에서도 ‘팔린 상품’에 관한 정보뿐이다. 사고 싶었는데 살 수 없었다, 혹은 사지 않았다 따위의 정보에 관해서는 알 수 없다. 그러므로 다시 그 절반으로 줄어들어, 전체 정보의 4분의 1이 된다. 게다가 POS 데이터로 파악할 수 있는 것은 ‘양’과 ‘금액’뿐이다.

왜 팔렸는지에 관한 구매 이유, 그 대신 사지 않게 된 상품은 무엇인가 같은 구매 배경에 대해서는 아무것도 알아낼 수 없다. 그러므로 또다시 4분의 1의 절반이 되므로, 결국 8분의 1이 된다. 실제로는 상품의 특성에 따라 그 비중이 달라질 것이다. 여기서 말하고 싶은 것은 POS 데이터가 반드시 중요하지는 않다는 것이다.

 중요한 것은 현장감각이다 :

최근 일부 소매업체에서 ‘점두에서의 접객’을 중시하는 전술을 취하는 사례가 늘어나고 있다. 그러나 ‘점두 접객 중시형’ 전술을 취하게 되면 종래의 방식에 비해 점두 종업원 수가 약 2배로 늘어나게 된다. 경상비에서 차지하는 인건비는 종래의 약 38%에 비해 약 62%로 높아지지만, 성과는 그보다 더 높게 측정된다. 매장 면적 당 판매액이 대단히 높고, 동시에 점두 손실률이 낮기 때문이다. 점두 접객 중시형 전술을 쓰게 되면 과거에는 각자 따로 놀던 ‘마케팅’ ‘구매’, ‘점두 접객’ 기능을 모두 매장에서 완결시키게 된다. 즉, 현장에서의 체험정보를 그대로 마케팅과 머천다이징(Merchandising)을 위한 정보로 활용하게 되는 것이다.

 시장 개발을 위한 조언
․ 판매 결과만을 나타내는 POS 데이터로는 시장 기회를 발견할 수 없다. POS 데이터에만 의존하지 말고, 점두 접객을 통한 현장체감정보에 충실해야 한다.
․

숫자에 얽매여 큰 것만 보다 보면 작은 것을 놓칠 수 있다. 진정한 헤비유저(상위 유저)는 그 수가 적다는 것을 기억하자.

․소매업자의 현장 정보는 소비자의 지갑 사정이 고작이다. 즉 과거의 정보일 뿐이지 내일의 가설을 위한 정보는 되지 못한다.
․ 소비자에게 직접 답을 구해서는 안 된다. 그들이 어떻게 쓰고, 언제, 누가, 어떤 장면에서 만족했는지를 묻고, 그 말에서 마케터가 직접 답을 구해야 한다.
․ 상품이 넘쳐흐르는 시대에 새로운 시장 기회를 발견하기 위해서는 가설을 세워야 한다. 가설 세우기의 바탕이 되는 것은 현장에서 얻은 사실이다.


 2. 어떻게 하면 팔리는 기회를 찾아낼 수 있을까
 영업자는 점두시장 개발자 :

‘시장이란 상품과 고객의 접점이다’는 가장 기본적인 말이다. 시장에는 두 종류가 있다. 마케팅에서 통상 '시장' 하면 ‘생활시장’을 의미하는 경우가 많다. 그러나 여기서 설명하고 있는 것은 ‘점두시장’이다. 고객이 어떤 상품을 선택하는가, 얼마나 구입하는가는 점두시장에서 대략 결정된다. 고객이 ‘구매행동’을 하는 장소라고 해도 될 것이다. 한편 생활시장이란 고객이 상품의 ‘사용행동’을 하는 장소이다. 어떤 상품이 어떻게 사용되고 있는가, 왜 그러한가, 얼마나 편리한가 등이 밝혀진다.

그리고 이러한 생활시장을 발견․개발하는 것은 기업의 ‘상품 개발자’이다. 시장조사를 하고 생활의 변화를 뒤쫓아가서 타사보다 뛰어난 제품을 생각해내는 사람들이다. 이에 반해 점두시장을 개발하는 것은 ‘영업자’이다. 점두의 구매행동을 추적하여 새로운 시장 기회를 발견하는 영업자는 ‘시장(기회) 개발자’인 것이다. 최근에 이들 두 개의 시장 가운데 점두시장이 매우 중요해졌다. 거꾸로 말하면 생활시장에는 그다지 큰 변화가 없었다는 말이다.

그러나 점두시장은 항상 변화하고 있다. 구매행동도 변화하고 있다. 그러므로 점두시장의 개발 역할을 맡은 영업자는 점두에서 일어난 사실을 정확하게 포착해서 가설을 세우고 신속하게 대응해야 한다.

 다양한 시장 규모에 어떻게 대응하는가 :

한마디로 시장 기회라 해도 실제로는 다양한 수준이 있다. 이를 네 개로 나눠서 상정되는 시장(기회의) 규모가 큰 순서로 놓으면 다음과 같다.

 ① 제품의 시장 기회
 ② 상품의 시장 기회
 ③ 매장 만들기로서의 시장 기회
 ④ 프로모션으로서의 시장 기회

 이들 중에서 ‘제품의 시장 기회’는 어떤 제품을 개발하는가에 의해, ‘상품의 시장 기회’는 어떤 상품을 개발하는가에 의해 생성되거나 변화하는 시장 기회이다(제품은 Product이다. 이것에 가격 등 유통상의 요인이 더해진 것이 상품, 즉 Merchandise이다). 한편 ‘매장 만들기’와 ‘프로모션’은 각각 상품 구색의 종류와 분류, 어떤 프로모션을 실시하는가에 의해 만들어지는 시장 기회이다. 제품 개발이나 상품 개발은 ‘생활영역의 시장 개발자’인 제품(상품) 개발자의 일이지만, 매장 만들기나 프로모션 등은 ‘점두 영역의 시장 개발자’인 영업자의 일이다. 그러므로 영업자는 개발자로서의 새로운 행동과 능력을 갖추어야 한다.

 왜 숫자만으로는 가설을 세울 수 없는가

 구매행동의 변화를 알아보기 위해서는 어떻게 해야 될까? 컴퓨터에서 쏟아지는 매출 데이터나 앙케트 집계결과를 보고만 있어서는 새로운 발견이 불가능해진 오늘날이기 때문에 마케터(영업자)가 현장에 직접 가서 정성정보를 찾지 않을 수 없게 되었다. 물론 그 목적은 시장관찰이다. 정성정보란 무엇일까? 그것은 ‘정량정보’에 대응하는 말이다. ‘정량정보’란 수치로 표현할 수 있는 정보이다. 예를 들면 판매수량, 금액, 시장점유율, 앙케트 집계결과 등이다. 이에 대해 정성정보란 문자나 그림, 문장 등 수치로 표현할 수 없는 정보이다.

소비자의 의견, 영업일지, 바이어의 말, 매장 사진 등을 들 수 있다. 정성정보는 보는 사람이나 듣는 사람에 따라 그 가치나 중요도가 다르다. ‘A 씨를 좋아합니까?’라는 앙케트를 실시했다. 여기서 ‘좋아한다’와 ‘싫어한다’라는 두 개의 카테고리로 나눠서 그 회답수를 집계하는 것이 ‘정량적’ 집계이다. 그 결과 ‘좋아한다’고 대답한 사람이 6명, ‘싫어한다’고 대답한 사람이 4명이었다고 하자. 이 결과를 통해 알 수 있는 것은 무엇인가? ‘좋아한다고 대답한 사람이 60% 있다’ 단지 이것뿐이다.

여기에서 과연 어떤 가설이 떠오르는가? 이것만으로는 마케팅의 다음 한 수를 어떻게 두면 되는지를 알 수 없다. 왜 좋아하는가, 왜 싫어하는가 하는 ‘이유’가 보이지 않기 때문이다. 그런 이유는 귀여우니까 좋다, 눈이 멋있으니까 좋다가 그것이다. 그것을 알기 위해서는 개별회답을 한 건 한 건 차분하게 읽을 수밖에 없다. 집계할 수 있는 것이 아니기 때문이다.

 변화 포착에 강한 정성정보 : 다음과 같이 정리하면 쉽게 이해할 수 있을지도 모른다.

  - 정성정보 : 관찰이나 기회발견을 위한 정보
  - 정량정보 : 의사결정이나 판단을 위한 정보 

 앞의 예에서 정량정보로부터, 즉 ‘좋다’와 ‘싫다’의 카테고리 별로 집계한 결과에서 얻어진 것은 ‘좋다고 대답한 사람이 60%있다’는 것이다. 이처럼 수치화, 정량화하여 최종적으로 의사결정을 하는 것이다. 한편 왜 좋은가, 왜 싫은가라는 개별 이유가 정성정보이다. 이는 기회를 발견하기 위한 정보가 된다. 정성정보란 시장에서 일어나고 있는 다양한 현상을 ‘사실’로 파악하고, 새로운 기회를 발견하기 위한 ‘가설’을 세우기 위해 존재한다. 정성정보가 중요한 이유는 새로운 기회를 맨 먼저 포착하기 위해서는 변화의 조짐을 조기에 발견하는 것이 무엇보다도 중요하기 때문이다.

 어느 대형 백화점에서 다음과 같은 일이 있었다. 그 백화점에서는 ‘점두 접객 시의 정성정보’를 일기 형식으로 데이터베이스화해서 다른 점포의 담당자나 바이어들과 공유하고 있었다. 어느 날 한 바이어가 (사실이 쓰여 있는) 판매일지를 꼼꼼히 들여다보다, 신주쿠 점포에서 ‘OO디자인의 재킷은 없나요?’라는 데이터가 올라와 있는 것을 보았다. 그리고 시부야 점포의 데이터에도 같은 디자인을 찾고 있는 고객이 있었다.

우연히 동시에 이 두 개의 데이터와 조우한 그 바이어가 그걸 통해 새로운 시장 기회를 발견할 수 있었던 것이다. 그런 데이터가 5%나 10%란 수치가 되어 경향으로 나타나는 것은 한참 후의 일이다. 그러므로 경향이 수치가 되어 정량적으로도 파악할 수 있게 되기 전이 바로 기회이다. 데이터와 데이터 사이에 면면히 흐르는 문맥을 읽어내는 노력이나 능력이 없으면 그 마케터의 능력은 높게 평가받을 수 없다. 정성정보를 의사결정이나 판단에 사용해서는 안 된다. 의사결정이란 일반적으로 정량적인 정보로 하는 것이다. 정상정보는 원래 관찰하기 위한 정보인데도 안이하게 판단 목적으로 활용해버린다. 그런 점에 문제가 있는 것이다.

시장 기회는 긍정적인 의견 속에 있다

어느 식품회사의 조사에 ‘이 조미료의 튜브는 불투명해서 안이 보이지 않아 얼마나 남았는지 모른다’란 의견이 있었다. 그러나 안이 보이는 용기로 만들면 내용물이 변해버릴 위험성이 있기 때문에 알고 있어도 어쩔 수 없었다. 물론 안이 보이면서도 내용물이 변하지 않는 신소재를 개발하는 방법도 있겠지만, 그렇지 못한다면 어쩔 수 없을지도 모른다. 부정적인 의견은 클레임과 조금 다르다. 명백한 클레임에는 신속하게 대응해야 하지만 부정적인 의견은 끝이 없는 법이다. ‘소비자의 부정적인 의견 = 클레임’이 아니라는 말이다.

소비자의 부정적인 의견은 그들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중요하지만 실질적 상품 개발이나 개량에는 사용할 수 없는 경우가 많다. 반대로 그 상품을 실제로 사용하고 있는 사람의 긍정적인 의견이라면 어떨까? 이러한 의견 속에 바로 마케터가 알아차리지 못하고 있는 ‘사실’이 많은 법이다. 긍정적인 의견이란 일종의 ‘체감정보’로, 실제로 그 상품을 사용해보지 않으면 알 수 없는 혹은 말할 수 없는 의견이기 때문이다. 이는 마케터의 입장에서 보면 ‘새로운 시장 기회 발견’의 중요한 정보이다. 그러므로 긍정적인 의견이야말로 더욱 중시해야 한다.

 3. 올바른 가설은 팔리는 기회를 만들어준다
 사실만을 수집한다

어떻게 하면 사실을 많이 모을 수 있을까? 간단하게 설명하면 다음과 같다. 첫째, 사실을 많이 모으기 위해서는 ‘관찰력’이 필요하다. 둘째, 관찰력은 ‘칭찬하는 능력’이 키워준다. 셋째, 칭찬하는 능력은 ‘관점을 바꿔야’ 키워진다.

 우선 사실을 많이 모으기 위해서는 대상이 되는 사물과 현상을 세세한 데까지 ‘관찰’하는 것이 필요하다. 이때에는 착실한 노력이 중요하다. 다음의 ‘칭찬한다’는 것은 적당하게 사물을 바라보는 것으로는 불가능하다. 앞에서 말한 ‘긍정적인 의견 속에야말로 시장 기회가 있다’가 여기에 해당한다. 여기서는 진정으로 칭찬하는 것이 요구된다. 그리고 구체적인 칭찬은 여러 각도에서 관찰하지 않으면 나오지 않는다. 이것이 마지막에 든 ‘칭찬하는 능력은 관점을 바꿔야 키워진다’에 연결된다.

예를 들어 일류 화가의 데생이 그렇다. 피카소로 대표되는 추상화 화가들이 사물을 있는 그대로 그리는 데생에 서투르다고 생각하지는 않는다. 오히려 그들의 데생 능력이야말로 대단할 것이다. 그렇기 때문에 추상화할 수 있다. 이것은 모든 각도에서 관찰한 뒤에 변형하는 것이라고 해야 할 것이다. 그러면 사실을 많이 모으기 위해서, 칭찬하는 능력을 키우기 위해서, 관점을 바꾸기 위해서 어떻게 하면 될까? 여기서는 우선 키워드만 언급해둔다. 그것은 ‘닌자(忍者)가 돼라’는 것이다.

 사실을 수집하기 위한 방법

관찰력을 강화하기 위해서는 닌자가 되자 : 닌자란 온갖 훈련을 거듭해서 여러 모습으로 변신하거나 사라지는 술법을 익힌 사람을 말한다. 그 과정은 대개 다음과 같은 세 단계로 구분된다.

  - 제1단계 거시적 관점 : 형광등이 되어 물끄러미 바라본다
  - 제2단계 미시적 관점 : 파리가 되어 다양한 각도로 살펴본다
  - 제3단계 변신의 관점 : 스스로 냄비가 되어 차분히 성찰한다

 ‘닌자의 술법․사실 관찰’의 제1단계는 ‘거시적 관점’이다. 우선 천장에 있는 형광등이 되는 것이다. 테이블 위에 놓여 있는 냄비를 자기가 형광등이 되어 천장에서 바라본다. 많은 사항들이 관찰된다. 손잡이의 위치, 뚜껑의 형태, 바닥의 둥근모양, 두께…. 이 작업만으로도 ‘관찰 데이터’를 쓸 수 있다. 이번에는 파리가 되어보자. 제2단계인 미시적 관점을 가져보자는 말이다.

형광등에서 내려와 스스로 파리가 되었다고 생각하며 데이터를 써 나가자. 먼저 냄비 주위를 붕붕 날아본다. 간혹 냄비 여기저기에 앉아보는 것도 좋겠다. 제3단계에선 고도의 기술이 요구된다. 냄비가 돼보는 것이다. ‘변신의 관점’이 가장 중요한 과정이다. 이 관점에서 얻어진 데이터야말로 평소 냄비를 사용하고 있는 주부가 아니면 쓸 수 없는 것들이다.

‘닌자의 술법․사실 관찰’의 핵심 사항을 정리해보자.

  - 제1단계 ‘거시적 관점’의 포인트는 가능한 한 객관적으로 표현하는 것이다. 여기서 부정적인 표현은 피해야 한다. 부정적인 관찰 데이터는 머릿속에서 생산된다

  - 제2단계 ‘미시적 관점’의 포인트는 주의 깊게 행하는 것이다. 모든 방향에서 관찰한다. 이것이야말로 관점을 바꾸는 훈련의 첫걸음이다

  - 가장 중요한 제3단계 ‘변신의 관점’의 포인트는 실제로 그 상품을 사용하는 유저가 아니고서는 쓸 수 없는 ‘체감데이터’이다. 체감 데이터야말로 가장 도움이 되는 데이터이다. 이 데이터만큼은 마케터가 직접 작성할 수가 없다. 체감 데이터는 모두 ‘생활의 프로’가 아니면 내놓을 수 없다. 그러므로 칭찬하는 말(긍정적인 데이터)을 100가지 쓸 수 있는 사람이 느낀 ‘1건의 비판(부정적인 데이터)’은 중시해야 한다

관점만 결정되면 사실이 보인다 :

“뭔가 유익한 정보를 가져와라!” 하고 부하에게 지시를 내리는 사람이 있는데, 이는 별 의미가 없다. ‘OO을 가져와라’가 아니라 ‘어떻게 보고 오는가’에 관점을 부여해야 한다. 이와 같은 관점을 설정해 주는 것이 매니저의 직무이다. 대형 체인점의 바이어로부터 들은 이야기로, 그는 매년 4～6월에 걸쳐 매일 아침 전철에서 자기가 앉은 좌석 앞에 서 있는 여성들 가운데 블라우스에서 민소매로 바뀐 수를 수첩에 메모하고 있다고 한다.

그리고 그 수가 일정 비율에 도달하면 매장에서 민소매 옷의 매출이 크게 증가한다는 것이다. 훌륭한 작업이 아닐 수 없다. 그는 정량적 계측도 하고 있었지만 그것은 어디까지나 부차적 목적이랄 수 있겠다. 무언가 좋은 정보를 찾을 게 아니라 구체적 관점만 갖고 있으면 정보는 얼마든지 들어오게 마련이다. 문제는 구체적 관점이다. 이것이 가설의 힘을 키우는 첫걸음이다.

사실에 기초한 가설 세우기
사실 데이터를 읽고 유형화 작업을 한다 :

정성정보란 원래 자기 대신에 타인이 시간을 들여 모아준 정보이다. 관찰자가 하루 종일 만든 것이라 해도, 거기서 걸러진 정성정보를 읽는 데 필요한 시간은 길어야 1～2시간 정도면 된다. 읽을 시간이 없다고 달아나서는 안 된다. 그것은 더 이상 현장 정보에 관심을 기울이지 않는 것이나 마찬가지이다. 데이터를 읽는 작업은 데이터의 입력 작업이기도 하다.

그럼 수집된 사실에서 가설을 세우려면 어떻게 해야 될까? 방법은 ‘데이터의 마음과 마음을 연결한다’는 기본 원칙 위에 있다. 하나하나 단편적 사실에 숨어 있는 룰이나 배경을 읽어내고자 하는 방법인 것이다. 이러한 수법을 ‘유형화’라고도 한다. 이에 대해 몇 개의 테마를 정하고 각각에 해당하는 것을 구분해가는 정리 방법을 ‘분류(화)’라고 한다. 따라서 분류화와 유형화는 다음과 같이 정리할 수 있다.

  - 분류화 : 등장하는 단어 자체로 정리한다
  - 유형화 : 데이터가 갖는 의미로 정리한다

 유형화란 바로 ‘생각하는 작업’이다. 점두나 거리라는 마케팅 현장에 굴러다니는 별 것 아닌 사실을 많이 수집해서 그 사실군(群)이 무엇을 말하고 있는지, 무엇을 말하려고 하는지를 끊임없이 생각하는 것이 ‘유형화’이다. 비결은 긴장을 늦추고 사실을 곰곰이 생각하며 꾸준히 읽어나가는 것이다. 많은 사실을 편안한 마음으로 읽어 나가다 보면 다양한 관점이나 생각이 우연히 마주쳐서 자연스럽게 가설이 생기는 것이다.

 가설 세우기의 가이드라인
  ․ 구체적인 행동으로 나타난 ‘사실’만을 관찰 대상으로 삼는다.
  ․ 니즈(Needs) 표현이 아니라 구체적인 제품 이미지까지 표현하는 원트(Wants) 표현을 채택한다.


 4. 영업자 스스로 잘 팔리는 기회를 만든다
 영업일지부터 고쳐라

 영업자는 소매점이나 도매업자, 또는 대형 소매업체의 바이어를 방문하며 매일 다양한 정보와 접촉한다. 그리고 거기서 얻은 결과나 경위를 ‘영업일지(개별점포 방문일지)’로 보고한다. 그 활용 방법은 두 가지로 나뉠 것이다. 관리정보로 활용하는 경우는 영업자의 직속 상사가 영업자의 행동을 관리하고 교육․지도하기 위해 만들어진 것이다. 이에 대해 ‘관리정보’가 아니라 ‘마케팅 정보’로 영업일지를 활용하는 경우가 늘고 있다. 이는 영업자의 관리보다는 현장에서 발생하는 정보(특히 정성정보가 중심이겠지만)를 시장 정보로 체계적으로 수집․정리하여 신속하게 마케팅 전략에 반영하려고 하는 것이다.

 소견란을 빼라 :

우선 영업일지에서 소견란을 빼야 한다. 이것이 기본이다. 본서에서 제안하고 있는 ‘사실 + 가설 = 의견’이란 공식으로 생각해보자. 이 경우 소견이란 ‘의견’에 해당한다. 소견란은 직속 상사가 부하를 관리하거나 교육하기 위해서는 중요할지 모르지만 마케팅 정보로는 방해가 되는 항목이다. 소견, 즉 거기에 섞여 있는 영업자의 가설이야말로 소음에 불과하다. 그러니까 소견란을 빼고 ‘사실’만 기재토록 하는 것이 가장 좋다. 우선은 사실을 명확히 한 뒤에 그것과는 구분된 형태로 가설과 기획 아이디어를 쓴다.

이 3자가 섞이는 것은 절대로 피해야 한다. 또 ‘의견’에는 색인을 붙일 수 없지만 ‘사실’이라면 가능하다. 사실이라면 그것은 어느 지역의 사실인가, 어느 소매업자의 사실인가, 어느 도매업자의 사실인가, 무슨 상품에 관한 사실인가와 같은 식으로 색인을 붙일 수 있다. 그리고 내용에 대해서도 자기 회사에 긍정적인가 부정적인가에 대한 색인도 붙일 수 있다. 이렇게 색인화할 수 있기 때문에 데이터베이스화도 가능하다. 중요한 것은 다음 두 가지인데, 이것만으로도 영업일지를 유력한 마케팅 정보로 만들 수 있다. 첫째, 현장감 넘치는 기술(記述)로 사실을 모은다. 둘째, 수집한 사실에 간단한 색인을 붙인다.

 영업일지를 마케팅에 활용하는 방법
 

① 마케터 시스템 - 사실이란 생각하기 위한 도구 : 마케터에겐 다양한 문제의식이 돌발적으로 발생하는 것이 일반적이다. 그들을 위한 장치로는 일지의 데이터베이스화가 필요하다. 물론 사실 데이터베이스를 말한다. 색인이나 키워드로 검색 출력된 텍스트 데이터를 마케터 스스로가 잘 읽어서 그 내용을 이해하고, 그 문맥에 숨어있는 다양한 상황을 연상해가면서 가설 세우기를 하는 것이다.

기회발견형 긍정적인 데이터 검색, 과제발견형 부정적인 데이터 검색, 혹은 상품별․지역별 경합상황의 확인 등 모든 각도에서 데이터를 검색할 수 있는 장치를 준비할 수 있다. 그럼 신상품 도입상황을 파악하는 경우를 예로 들어 설명하겠다. 오늘날 신상품 도입은 발매 후 1개월까지가 승부처라고 한다. 모든 것이 급변하고 있다. 이제까지는 개별 영업자로부터 상황을 듣고 파악했기 때문에 영업자의 희망적 관측이 많았다. 그러나 사실형 영업일지를 토대로 한 사실 데이터베이스는 이런 문제에도 대응할 수 있다.

 ② 톱 매니지먼트 시스템 - 톱 매니지먼트와 사실을 공유 : 현장의 사실이 최고경영자까지 공유되는 것이 사실형 영업일지 시스템의 특징이다. 이 시스템은 기회 발견에 주안점을 둔 것으로 그 목적은 ‘관리’도 ‘통제’도 아니다. 종래 조직에서는 좀처럼 실현되지 않았던 ‘현장으로부터의 사실의 피드백’이다.

 ③ 영업본부 시스템 : 사실 형식으로 신문을 만드는 것이다. 일지 데이터베이스에서 사실만을 지역별․테마별, 그리고 긍정적인가 부정적인가 등으로 단순하게 구분해서 타이틀과 본문, 그것을 쓴 사람의 이름을 매주 1회 신문처럼 만들어서 각 영업소에 팩스로 보낸다. 이처럼 신문으로 만드는 것에 대해 본부의 의견이나 정책, 전략도 포함해서 현장에 돌려보내야 한다는 발상은 경계해야 한다. 업무로 일지를 쓰는 영업자가 거짓을 쓸 리가 없다. 물론 틀릴 수도 있겠지만, 그들이 관찰하고 본 것은 사실이니까 그것을 그대로 게재하는 것이 중요하다. 이제까지의 종적 영업조직에서는 묻히고 말았던 현장의 데이터가 사실형 영업일지 시스템에서는 일제히 다수의 영업자에게 공평하게 배포된다. 그들의 관찰, 사고방식, 견해가 훌륭하다고 생각하면 그들에게 직접 가르침을 구하면 된다.

생각하는 영업자, 생각하는 조직
생각하는 영업자를 키우자 :

새로운 시장 개발의 첨병은 영업자가 아니면 안 된다. 영업자가 해야 할 일이란 '상품을 파는 것'이 아니라 '상품이 팔릴 기회를 찾아오는 것'이다. Sale의 어원은 ‘운반’이라고 한다. 그러나 최근 이 말뜻이 크게 바뀌어버렸다. ‘세일즈맨 = 상품을 판매하는 사람’이 되어버린 것이다. 이제 우리는 ‘세일즈맨 = 정보를 운반하는 사람’이란 정의로 돌아가서 영업자의 정보 취급 능력, 특히 정보수신력을 재강화해야 한다. 혁신해야 하는 것은 영업자의 ‘사실수집력’이다. 관찰력이 있고 사실 데이터의 수집이 능숙한, 사실에 근거해서 가설을 세우는 힘이 있는 영업자를 육성해야 한다.

 조직이 좀 더 정성적으로 생각할 수 있으려면 : 회사는 ‘법인’이라고도 불린다. ‘사람’인 것이다. 조직이 마치 사람처럼 ‘생각하는’ 것이 가능하다면 얼마나 좋을까? 그렇다면 이보다 더 강력한 경영 시스템은 없을 것이다. 예를 들어 소비자는 기본적으로 가격을 제외하고는 거의 정성적으로 판단한다. 어느 가게에 갈까, 무엇을 살까, 언제 살까 등등. 그럼에도 불구하고 소비자 행동을 마케팅 정보로 분석․해석하는 과정에서는 정량화되어 버린다.

물론 정량적으로 전체를 파악하지 않으면 조직으로서의 행동이 결정되지 않는 것은 알고 있다. 그러나 좀더 정성적으로 행동할 수 있다면 보다 강력하고 유연한 조직을 만들 수 있을 것이다. 그렇다면 조직을 한 사람의 인간으로 놓고 생각해보자. 조직의 행동은 두 가지이다. 첫째, 생산하는 것. 둘째, 생각하는 것.

 제품을 안정적으로 생산하고 관리하고 위험을 최소한으로 줄이는 장치로는, 현재도 계층형 조직이 최적이지만 앞으로 중요해지는 것은 ‘생각하는 조직’이다. 즉, 정보생산계열의 조직이다. 창조하는 조직이다. 이것만 보더라도 사실을 수집해오는(수신하는) 것이 대단히 중요하다.

 잘 팔리는 기회 만들기
․ 정보의 수신 활동과 발신 활동의 비율을 7:3으로 두고 움직인다.
․ 듣는 영업행동과 생각하는 영업행동으로 시장의 원트를 탐지해낸다.
․ 모두가 만족하는 영업일지를 써야 한다.
․ 현장감 넘치는 기술(記述)로 사실을 모은다.

 5. 미래시장의 개척
 정보의 역류가 시작됐다
 

상품대응에서 생활대응으로 : 기업에선 새로운 생활 패턴에 대응해야 한다. ‘상품의 생산자가 있고 그 소비자가 있다’는 것이 이제까지의 상품경제사회의 모델이었다. 생산자는 상품을 팔기 위해서 ‘상품정보’를 발신했다. 그러나 앞으로는 ‘소비자로부터의 정보의 역류’라고 할 파도가 밀어닥칠 것이다. 이제까지의 소비자가 생산자의 역할을 하는 것이다. 바로 ‘생활정보의 생산자’이다. 그리고 이제까지의 생산자는 ‘생활정보의 소비자’가 된다.

이것이 현재 그 모습을 드러내기 시작한 정보경제사회의 진정한 모습이다. 소비자 측에서 생활정보가 생산되고 기업 측에서 생활정보가 소비된다. 기업은 이것을 받아서 상품(가치)을 생산하고 소비자가 그것을 소비한다. 그렇기 때문에 점두시장의 마케터인 영업자는 ‘점두시장에서의 사실발견’과 ‘가설 세우기’를 매일 실천하지 않으면 안 된다.

 ‘점포 밖’을 잡아라
 

점포 밖 다이렉트 마케팅 : 점포 중시형 마케팅, 세일즈 매니지먼트는 POS 데이터의 보급으로 일종의 전환점을 맞고 있다. 예를 들면 전에는 전문 영업자가 대형 점포를 돌고, 지방 점포나 중소형 점포는 주부 사원 등 점두 도우미가 도는 것이 일반적이었다. 그러나 POS 데이터와 그 활용이 보급되자 전문 영업자가 대형 점포를 돌면서 제안영업을 하는 것은 매장에 큰 영향을 주지 못하게 되었다. 그보다 오히려 중소형 점포를 돌며 ‘매장 제안의 리더’의 입장을 확보하는 편이 효과적인 경우가 있다. 반대로 도우미는 대형 점포를 안정적으로 돌면서 정보를 수집하는 방향으로 가고 있다. 새로운 돌파구를 찾아야 한다. 그것이 ‘점포 밖 다이렉트 마케팅’이다.

점포 밖에 다이렉트 마케팅에서 주목받는 것이 인터넷이다. 인터넷은 새로운 마케팅 도구이다. 제조업체의 입장에 서서 소비자와 직접 커뮤니케이션할 수 있는 새로운 채널이다. 이제까지는 신상품을 구입한 소비자와 ‘왜 구입했는가’ ‘사용해보니 어떠했는가’ 등의 이야기를 직접 할 수 없었다. 그러나 인터넷이 있으면 가능하다. 직접 대화를 해서 효과적인 마케팅 시책이나 가설을 구축한 뒤 대대적으로 전개하는 방법이다. 인터넷은 수많은 미디어 중에서 거의 유일하다고 할 수 있는 ‘직접 접촉형 미디어’이다. 게다가 ‘직접 수신형 미디어’라고도 할 수 있다. 텔레비전이나 신문 등의 발신 미디어와 연동할 수도 있다. 미디어로 발신, 웹으로 수신, 미디어로 고지(告知), 이메일로 대화한다.

 재구입자는 얼마나 되나 : 메일을 통해 단순히 얘기만 하는 것이 아니라 좀 더 정량적으로 확인하려면 ‘Trial/Repeat'라는 수법이 있다. Trier(최초 구입자)가 100명 있다고 하고 그 가운데 몇 %가 Repeater(재구입자)인지 그 숫자를 분석한다.

  - 재구입률이 0～19%인 경우 : 제품 컨셉, 혹은 제품 자체에 문제가 있다. 제품 차원에서 재검토가 필요하다.
  - 재구입률이 20～39%인 경우 : 제품으로서는 합격이지만 판촉활동 등에 문제가 있다. 그 제품의 컨셉이나 가치를 소비자가 이해하지 못하고 있다.
  - 재구입률이 40% 이상인 경우 : 훌륭한 제품이다. 어쨌든 한 사람이라도 더 최초 구입자를 늘리는 일이 중요하다. 그러한 최초 구입자가 확실하게 재구입자가 되어 매출에 반영된다. 구체적으로는 견본의 대량 샘플링 작전이 필요하다.

 여기서 말하고 싶은 것은 POS 데이터에서는 ‘싱글 소스(특정고객)의 데이터’나 ‘인과관계 데이터(이유나 배경을 설명하는 데이터)’를 얻을 수 없다는 것이다. 따라서 마케팅에는 POS 데이터를 사용할 수 없다.

미래 영업자가 갖춰야 할 ‘ 3종의 신기(神器)’

상품과 정보의 새로운 흐름 :

‘메타 시장’이란 것이 있다. ‘메타’란 ‘현재의 개념을 초월한다’ 정도로 파악하면 될 것이다. 그러니까 ‘초시장(超市場)’이다. 즉 메타 시장이란 소비자의 인지공간 속의 시장이다. 기업 측에서 보는 ‘제품시장’과 고객이 보는 ‘이익시장’은 다르다. 이익시장은 생활행동이나 동기 자체이므로 실은 이쪽이 진짜 시장이라고 할 수 있다. 화장품을 예로 들어보자. 고객이 원하는 것은 화장품이라는 물건이 아니다. ‘아름다워지고 싶다’는 이익이다. 이제가지는 화장품을 원하면 화장품 가게에 가는 것이 보통이었지만 지금은 좀 다르다. 이익의 범위도 달라지며 같은 이익이라도 여러 가지 패턴을 생각할 수 있다. 도대체 몇 가지 패턴이나 될까?

조합시키는 요소로는 다음 네 가지를 들 수 있다.

① 주문 -상품을 주문한다.
② 배달 - 자택에서 받는다, 혹은 가지고 간다.
③ 결제 - 대금을 지불한다.
④ 서포트 - 미용정보를 받는다.

 고객은 원할 때, 원하는 장소에서, 원하는 분량만큼, 물건과 정보를 손에 넣고 싶어한다. 그러니까 화장품 시장이 아니다. ‘24시간 365일, 아름다워지고 싶을 때 아름다운 모습으로 있고 싶다’라는 메타 시장이다. 기업도 유통업체도 이에 대응하지 않으면 안 된다.

 영업자라는 수신 채널이 되자 : 마케팅에서 채널은 일반적으로 ‘유통 채널’이나 ‘판매 채널’을 의미한다. 영업자의 수비범위는 기껏해야 점두까지이다. 그러나 인터넷이라는 새로운 커뮤니케이션 수단의 등장으로 채널은 점두를 넘어서서 고객과의 직접 커뮤니케이션가지 포함하기 시작했다. 고객의 컴퓨터 안으로 영업자가 들어가야 할 때가 된 것이다. 영업자는 신채널에서의 마케팅 커뮤니케이터이다. 영업자가 바로 고객정보의 ‘수신 채널’이다. 그렇기 때문에 영업자는 사실을 발견하고 가설 세우기를 해야만 한다. 다음 세 가지의 ‘신무기’로 가설 능력을 제고하고, 신시대의 영업활동에 도전해주기를 바란다.

 미래 영업자가 갖춰야 할 3종의 신기
  ① 새로운 컨텐츠 - 새로운 성격의 정보, 즉 시장의 사실(정성정보).
  ② 새로운 콘텍스트 - 새로운 정보의 공유 방법, 즉 조직 전체에서 사실을 공유하는 것.
  ③ 새로운 커뮤니케이션 - 점포 밖의 고객과 직접적인 상호 작용.


 에필로그
 활동적인 마케터가 미래의 주역이다
 격렬한 변화의 시대이다. 시장은 하루가 다르게 달라지고 있다. 요즈음의 시장의 변화는 생활의 변화라기보다는 구매행동의 변화이다. 그리고 그 변화의 대부분은 ‘점두’에서 일어나고 있다. 기업의 입장에서 보면 영업자가 주역이 되는 ‘점두시장’인 것이다. 이제까지 영업자의 수비범위는 ‘점두’까지였지만 인터넷에 의해 점포 밖에 있는 고객까지 커버할 수 있게 되었다.

그 결과 시장의 위치가 이동하고 있다. 채널 리더도 이동하고 있다. 옛날에는 기업이 리더였지만 기업에서 소매업체로, 소매업체에서 거대 소비자인 편의점으로 이동하고 있다. 결국엔 소비자에게까지 이동할 것이라고 예측할 수 있다. 소비자의 컴퓨터가 ‘새로운 시장’이 된다. 새로운 시장을 개발하는, 신시대의 활동적인 마케터가 ‘영업자’이다. 사실 관찰력과 가설 생성력을 갖고, 디지털 네트워크를 유연하게 구사해서 ‘팔리는 기회’를 발견해야 한다. 그것이 영업자의 본질적 기능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