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자금난을 겪고 있는 중소기업 대출을 늘리기 위해 신용보증 기준을 대폭 완화하기로 했다. 지금은 매출액이 전년에 비해 25% 이상 감소하거나 매출액 대비 차입금 비율이 70%를 초과하면 신용보증기관의 보증서를 받을 수 없지만, 앞으로는 이 비율이 각각 40%와 100%를 넘어도 보증서를 발급해 주겠다는 것이다.

정부는 8일 이명박 대통령 주재로 첫 비상경제대책회의를 열고 이 같은 내용을 골자로 하는 '보증 운영 비상조치'를 올해 한시적으로 운영한다고 밝혔다.조치에 따르면 ▲자산이 일부 가압류 ▲압류된 기업 ▲부채비율이 상한선(도매업 600%, 제조업 550~600%)을 넘는 기업 ▲2년 연속 매출이 감소한 기업은 현재 보증을 못 받게 돼 있지만, 앞으로는 신용보증기금(이하 신보) 영업점장(지점장)의 재량으로 보증을 받을 수 있게 된다.

신보가 보증한도를 정할 때 기준이 되는 매출액도 '최근 1년간 매출액'이나 '결산이 끝난 회계연도 매출액' 중 유리한 것을 선택할 수 있다. 매출액과 관계없이 지원되는 운전자금 한도는 1억원에서 3억원으로 상향 조정됐고, 10억원 이상 시설자금에 대한 엄격한 심사기준도 완화됐다.

보증심사는 통상 매년 3월말 회계연도 결산보고서가 나온 후에 이루어졌으나, 앞으로 기업이 1~2월에 이사회를 열어 당기 결산서를 확정할 경우 앞당겨주기로 했다.기술보증기금(기보)은 기술창업기업 보증 때 재무상태 등 기업평가등급을 빼고 기술평가만으로 심사해주기로 했다.

신속한 보증서 발급을 위해 보증 절차도 크게 개선된다. 신보의 경우 일선 창구의 의사 결정 권한을 확대해 사무소장의 대출 전결한도를 3억원에서 10억원으로 늘리고, 팀장급 전결한도는 1억원에서 3억원으로 확대하기로 했다.

또 본점에만 설치된 재심의 위원회를 9개 영업본부로 늘려 보증이 거절된 기업에 대한 재심사 기회를 넓혀주기로 했다. 기보의 경우 기술 평가 등급이 낮은 기술창업기업이 보증을 받으려면 그동안 본점의 보증심사위원회를 거쳐야 했지만, 앞으로 2억원 이하는 영업점장이 전결로 처리하도록 했다.

또 신보와 기보 모두 임직원 성과 평가에 보증 조기 지원 항목을 신설하기로 했다.

금융당국은 보증서를 받은 중소기업 대출을 은행이 거부할 경우 곧바로 현장 점검을 통해 시정조치하기로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