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마찌마찌’(www.mazzimazzi.com)가 들썩이고 있다. 획기적인 세트메뉴를 무기로 얼굴을 내 민지 꼭 4년만이다. 그간 주머니 가벼운 젊은이들을 사로잡아 서울과 수도권에만 80여개의 쌍둥이를 낳았다.
시간은 흘렀고, 트렌드는 변했다. 4년 전의 젊은이들도 나이를 먹었다. 변화가 필요했다. 

지난 8월 (주)세울푸드원의 ‘마찌마찌’는 새롭게 대장을 맞이했다. 20년간 외식프랜차이즈 업계에 몸담아온 김명기(50) 대표다.
“브랜드 런칭 3~4년이면 재도약의 시기로 많은 변화가 필요한 때입니다. 프랜차이즈 전문경영인의 입장에서 봤을 때 아직 손댈 것도 많고 보완할 부분도 보입니다. 하지만 올해 안에 브랜드 리뉴얼 작업을 끝내 모든 재정비를 마무리 할 생각입니다.”

그의 다짐은 ‘뻥공약’이 아니라 신뢰가 담겨 무겁게 들린다. 그만큼 발로 뛰고 있기 때문이다. 
부임하면서 없던 ‘운영팀’을 새롭게 만들었다. 말로만 운영하는 게 아닌 직접 현장을 보고 듣고 느끼는 팀이다. 그래서 점주가 활동하는 시간대인 오후 5시부터 새벽 3시까지 매장을 돌고 있다. 물론 출근은 정상적으로 9시다.

“벌써 점주들 사이에 입소문이 돌아 ‘대표가 미친 듯이 돌고 있다’고 하더군요. 절대 무리라고 생각 안합니다. 당연히 매장이 돌아가는 시간에 가서 봐야 하지 않겠습니까. 문제가 뭔지 장점은 어떤 것인지 파악이 돼야 본사도 할 말이 있습니다.”

김 대표는 직원들과 같이 직접 매장을 방문하고, 한창 바쁠 시간대에는 방문 매장 인근의 상권을 체크하거나 경쟁점포를 찾아 분석하고 비교한다.
또한 방문 매장의 목표 매출, 투자금액, 수익률에 심지어 점주의 개인사와 창업 비하인드 스토리까지 다 알아둔다. 매출에 영향을 미칠 수 있는 모든 사항을 알아야 허점도 찾아내 보완할 수 있다는 것이 그의 생각이다.

김 대표는 혀를 내두를 정도로 꼼꼼한 성격이다. 치밀하기 까지 하다. 자사 브랜드에 관한 언론 스크랩에 경쟁사와 맥주에 관한 기사도 모두 스크랩한다. 경영자 마인드를 알기 위해 외식 분야 경영자 대표 인터뷰까지 섭렵하고 있다.

“마찌마찌는 중대형 매장이기 때문에 ‘장사’가 아니라 ‘경영’을 해야 합니다. 주먹구구식 운영은 힘들죠. 꼼꼼하게 체크하고 공부해야 합니다. 트렌드 분석을 잘해야 고객의 눈을 끌 수 있는 이벤트도 시행할 수 있으니까요. 늘 남이 하는 ‘죽은 이벤트’는 소용없습니다.”
꼼꼼한 그의 성격을 반영하듯 마찌마찌 매장에 전에는 설치하지 않았던 ‘포스시스템’을 깔았다. 시간대별 매출과 메뉴별 매출상황 등을 알아야 각 가맹점별로 문제점을 파악하고 대비책을 마련할 수 있기 때문이다.

지나치게 꼼꼼해서 직원들을 달달 볶을 것 같지만 실상 그는 ‘직원 제일주의’ 마인드를 갖고 있다.
“새벽 3시에 점주 확인서를 받으라면 좋아할 직원이 없죠. 하지만 그런 지시사항을 기꺼이 수행할 동기부여를 해주면 됩니다. 내부고객인 직원이 회사에 만족하고, 매장 직원이 점주에게 만족해야 실제 고객이 만족하는 법입니다.”

프랜차이즈에서만 20년 이상 잔뼈가 굵은 김 대표의 처음 시작은 대형 유통 체인이다. 하지만 영세하고 힘없는 ‘가게주인’들에게 억지로 끼워 팔기를 하는 등 편법이 만연한 현실에 회의를 느꼈다.
직접 가락시장에 나가 물건을 떼고 상인들을 상대하기 시작했다. 숨 돌릴 틈 없이 돌아가는 시장과 날씨 하나에도 매출에 큰 영향을 받는 민감한 상황들을 접하면서 진리를 배우고 빠르게 판단하는 지혜를 익혔다.

“어느 정도 시간이 지나니 이젠 넥타이를 매야겠다는 생각이 들더군요. 국내 굴지의 제과업체에 들어가 그때부터 14년간 베이커리업에 종사했습니다. 그러다 프랜차이즈에 눈을 돌리게 됐죠.”
경력도 화려하다. 치킨, 피자, 소고기, 파스타 등 분야도 가지각색이다. 매번 특이하고 독특한 아이템을 내놓아 업계의 주목을 받았다. 1m가 넘는 피자를 만들어 선보이는가 하면 직접 스포츠 교수를 찾아 ‘뼈 공부’를 하고 퀵스포츠 마사지 프랜차이즈를 만들어 선풍적인 인기도 끌었다.

김 대표는 “제 경쟁력은 부지런함과 노력입니다. 남의 탓만 하는 본사나 점주는 옳지 않습니다. 그전에 스스로 충분히 노력했나를 자문해 봐야 합니다. 마인드만 바뀌어도 매출 10~20% 향상은 기본입니다.”
브랜드가 지배하는 세상이다. 아버지가 아들에게 물려주고 싶은 브랜드를 만들고 싶다는 김 대표의 포부에는 진심과 가능성이 담겨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