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맹본부의 정보공개서 제공의무

얼마 전 가맹희망자로부터 가맹본부를 방문해서 상담을 했지만 정보공개서를 제공받지 못했는데 가맹계약을 체결하여도 문제가 없을지 여부를 알고 싶다는 문의를 받았다. 회사관련 자료와 수익근거 자료는 주는데 정보공개서는 계약체결 할 때 주겠다고 해서 자문을 요청하였다.

정보공개서를 공정거래위원회에 등록했는지 여부도 불투명했지만, 회사 비밀이란 이유로 제공을 거부한 것이다. 그 일을 계기로 정보공개서에 대해 다시 한 번 생각하게 되었다.

가맹사업거래의 공정화에 관한 법률(이하 가맹사업법이라 칭한다.)에 따르면 가맹본부는 가맹희망자에게 정보공개서를 제공할 의무가 있다. 여기서 가맹희망자는 가맹계약을 체결하기 위해 가맹본부와 상담하거나 협의하는 자를 말한다.

가맹사업법상 정보공개서 제공의무의 입법취지중 하나는 가맹희망자에게 가맹본부선택에 있어 객관적 근거를 제시함에 있다.

가맹사업 본고장인 미국에서 정보공개서(UFOC)제도를 법제화한 것은 부실 가맹본부로 인한 사회적 비용을 지출한 경험 때문이다. 대한민국도 유사한 경험을 겪고 나서 가맹사업법을 마련하고 시행착오 끝에 현재는 가맹희망자가 가맹본부에서 공정거래위원회에 등록한 정보공개서를 제공 받을 수 있는 법적 근거를 마련하였다.

이 최소한의 근거를 통해 가맹희망자가 14일의 숙고기간 동안에 가맹사업을 할 것인지 여부를 결정한다.
여기에는 단순하게 하나의 가맹본부를 선택해서 결정한다는 것 이상의 의미가 있다. 즉, 아이템에 따라 다수의 가맹본부와 상담을 하고 그 중에서 압축된 몇 개를 선택해서 최종결정을 한다.

동네 시장에서 물건을 살 때도 한두 군데 가게를 들러 비교 평가를 한 후에 구입여부를 결정하는데 가맹본부를 선택할 때에는 두말할 나위도 없다.

그래서 가맹사업법이 최소한의 선택기준(정보공개서)을 마련하였다.
이는 주식시장에서 기업공개(IPO)와 유사한 것이다. 어느 기업의 주주가 되는 것은 그 기업에 투자를 하고 발생되는 수익을 배당받는 것이다. 그 전제 조건으로 기업이 주식시장에 등장하기 전에 공적 심사를 받는다. 심사 후 기업의 재무내용을 공시하여 투자자들에게 판단기준을 제공한다.

이러한 기업공개는 가맹사업시장에서도 당연히 적용되어야 한다. 가맹본부가 노하우 등을 제공하고 가맹금을 받는다는 것은 다시 말하면 가맹희망자의 투자를 받는 것이 아닌가?
그렇다면 가맹본부는 본부공개를 하고 가맹희망자에게 최소한의 투자결정 기준을 제시해야 된다. 정보공개서는 가맹본부에 대한 규제가 아니라 가맹희망자에게 본부선택의 기준을 제시하는 것이다. 즉 가맹본부가 가맹사업시장에서 자신을 공식적으로 소개하는 것이다. 그런 과정을 통해 가맹희망자의 투자를 받아 가맹사업을 영위하는 것이다.

그런 의미로 기업공개와 정보공개서는 다를 것이 없다.
결론적으로 말하면 정보공개서 제공의무의 입법취지와 기업공개의 법제화 의미를 살펴 볼 때 가맹본부는 가맹희망자에게 정보공개서를 반드시 제공해야 한다. 그것이 법과 시장이 요구하는 최소한의 룰(rule)인 것이다.

가맹거래사 조병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