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에서는 무명이나 다름없는 의류회사 사장이 일본 최고 갑부 자리에 올랐다.

유니크로의 야나이 타다시 사장(60)이 그 주인공. 야나이 사장은 2월초 현재 총 61억달러(약 5700억엔)의 자산을 보유해 개인으로서는 처음으로 일본최고 갑부자리에 올랐다고 미국 경제잡지 포브스(아시아판)가 19일 보도했다. 야나이 사장은 매년 최고실적을 경신중인 유니크로의 실적호조에 힘입어 개인자산도 작년 한해 동안 14억달러 늘어났고 순위도 전년도 6위에서 1위로 수직상승했다.

유니클로를 운영하는 파스트리테일링사의 주가는 지난해 증시 침체 속에서도 63%나 급등했고 회사 지분 26.7%를 보유중인 야나이 사장의 재산도 크게 늘어났기 때문이다. 1984년 유니크로를 설립한 야나이 사장은 회사를 중견기업으로 키운뒤 2002년 2선으로 물러났지만 3년만인 2005년 다시 사장직에 복귀한 바 있다. 유니크로는 1993~2003년 기간중 매출액은 12배, 경상이익은 20배, 점포수는 14배 각각 늘어나며 장기불황 때 가장 크게 성장한 회사라는 평가를 받았다.

한편 극심한 경기불황을 반영해 일본의 갑부 40명 가운데 전년 보다 재산이 늘어난 사람은 야나이 사장을 포함해 단 4명에 불과했다. 개인자산 2위는 파칭코 기업 산쿄를 운영하는 도쿠시마 쿠니오 명예회장(52억달러)이, 3위는 지난해 최고갑부였던 전자기기 게임회사 닌텐도의 야마우치 히로시 상담역(45억달러)이 뒤를 이었다. 반면 최근 수년간 1위 자리를 지켰던 소프트뱅크의 손정의 회장은 주식평가손 등이 반영되며 순위가 5위로 밀려났다.

포브스에 따르면 13년만에 최고 수준까지 오른 엔화강세에도 불구하고 일본 40대 갑부의 재산총액은 작년 5월 899억달러에서 올해 2월초 현재 695억달러로 200억달러 이상 감소한 것으로 집계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