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표권의 효력이 제한되는 경우

상표출원을 하는 가장 큰 이유는 자신의 상표를 타인이 사용하지 못하도록 하는 것입니다. 상표법 50조에도 “상표권자는 지정상품에 관하여 그 등록상표를 사용할 권리를 독점한다”라고 규정되어 있어, 상표권자의 독점적 실시를 보장하고 있습니다. 이러한 규정에 따라 상표권자가 자신의 상표와 동일·유사한 상표를 사용하는 제3자에게 권리행사를 하려고 했는데… 안타깝게도 제3자의 사용을 막지 못하는 경우가 있습니다. 상표권자에게는 날벼락 같은 소리가 아닐 수 없습니다. 내 등록된 상표를 사용하는 제3자를 막지 못하다니...어떠한 상표가 이런 일을 당할 수 있는지 살펴보도록 하겠습니다.

상표법 제51조에는 상표권의 효력이 미치지 아니하는 범위를 규정해 놓고 있습니다. 판례는 이러한 규정이 등록상표에 관한 것이 아니라, 사용상표에 관한 규정이라고 판시한 바 있습니다(98후1518). 즉, 등록된 상표가 아니라 제3자가 사용하는 상표가 제51조 규정에 해당하면 상표권 침해가 아니라는 것입니다.

첫째, 자기의 성명ㆍ명칭 또는 상호ㆍ초상ㆍ서명ㆍ인장 또는 저명한 아호ㆍ예명ㆍ필명과 이들의 저명한 약칭을 보통으로 사용하는 방법으로 표시하는 상표입니다. 예를 들어, 甲이 ‘인호’라는 상표를 ‘구두’에 등록받았는데, 이름이 ‘김인호’인 乙이 ‘인호’라고 ‘구두’에 표시하여 판매하는 경우, 乙은 자신의 성명을 보통으로 사용하는 방법으로 표시하고 있으므로, 甲의 상표권 침해가 아닌 것이 됩니다.

다만, 상표권의 설정등록이 있은 후에 乙이 부정경쟁의 목적으로 그 상표를 사용하는 경우에는 상표권 침해가 될 수 있습니다. 또한, 乙이 자신의 이름을 독특하게 도안화 한 경우에는 보통으로 사용하는 방법으로 표시한 것이 아니어서, 침해가 될 수도 있습니다.

둘째, 등록상표의 지정상품과 동일 또는 유사한 상품의 보통명칭ㆍ산지ㆍ품질ㆍ원재료ㆍ효능ㆍ용도ㆍ수량ㆍ형상(포장의 형상을 포함한다)ㆍ가격 또는 생산방법ㆍ가공방법ㆍ사용방법 및 시기를 보통으로 사용하는 방법으로 표시하는 상표입니다. 예를 들어, 甲이 ‘딸기 우유’라는 상표를 ‘우유’에 등록 받은 경우, 乙이 ‘딸기가 든 우유’라는 상표를 우유에 사용해도, ‘딸기’가 우유의 원재료가 되므로 甲의 상표권 침해가 되지 않습니다. 물론 이 경우 甲의 상표권에 무효 사유가 있지만, 무효가 되기 전이라도 상표권 침해가 되지 않습니다. 참고로, 입체적 상표에 대해서도 이와 유사한 규정이 있습니다.

셋째, 등록상표의 지정상품과 동일 또는 유사한 상품에 대하여 관용하는 상표와 현저한 지리적 명칭 및 그 약어 또는 지도로 된 상표입니다. 이는 관용표장이나 현저한 지리적 명칭에 대해 특정인에게 독점이 되는 것을 방지하기 위함입니다.

넷째, 등록상표의 지정상품 또는 그 지정상품의 포장의 기능을 확보하는데 불가결한 입체적 형상으로 되거나 색채 또는 색채의 조합으로 된 상표입니다. 이는 기능성 있는 입체적 형상이나 특정 색채의 독점을 방지하기 위한 것입니다.

이외에도 다른 권리와의 저촉 관계에서 상표권이 제한되는 경우도 있습니다. 이러한 규정은 상표권자에게 불리한 것은 사실이나, 공익적인 견지에서 특정인에게 독점시키는 것이 불합리한 것이 독점되는 것을 방지하기 위한 규정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따라서, 상표권을 행사하는 경우에 제51조에 해당하는지를 살펴보아야 하며, 상표등록출원시에도 이러한 규정에 걸리기 쉬운 상표는 피하는 것이 바람직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