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경제뉴스를 보면 우리나라 경제는 불황의 마지막 터널을 빠져나가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수출 호조에 힘입어 막대한 경상이익을 내고 있을 뿐만 아니라 기업의 체질도 강화된 것으로 평가받고 있다. 내년도 경제성장률은 4~6% 정도로 에측되고 있고, 미국 경제성장률도 4%대의 높은 성장률이 예상되고 있으며, 유럽 경제도 기지개를 켜고 있다.

또한 최근 수출시장으로 각광받고 있는 중국 경제는 8~9%의 성장이라는 공식 발표와는 달리 실제로는 11~12% 성장을 하고 있는데, 혼자만 독주한다는 인상을 피하기 위해 통계수치를 낮춰서 발표하고 있다는 의혹이 나올 정도로 승승장구하고 있다. 물론 내년에도 이런 상승세는 지속될 것으로 예상된다. 중국은 우리에게 수출시장의 확대라는 긍정적 측면과 경쟁관계라는 부정적 측면이 함께 있지만, 아직까지는 긍정적 측면이 더 크게 작동하고 있는 것으로 볼 때 내년도 우리의 대외수출 환경은 일단 청신호라고 보아도 좋을 듯하다.

부동산 거품 붕괴, 가계 부채 문제, 높은 실업률, 신용불량자의 급증, 국제유가 상승 가능성, 노사관계 불안정, 정치권의 지각변동 등 다양한 변수들이 있지만 우리나라는 이제 불황의 끝자락까지 온 것으로 진단하는 사람들이 늘고 있다. 한국은행 총재도 “우리나라 경제가 불황의 마지막 터널을 빠져나가고 있다”고 공개적으로 인터뷰를 하고 있을 정도다.

불황이 주는 긍정적인 측면은 부실기업을 퇴출시키고 경제체질을 강화시키는 것이다. 또한 혁신적인 기술이나 제품이 탄생되는 시기이기도 하고 직장인들이 자기계발 노력을 강화하는 기간이기도 하다. 그렇다면 불황의 끝자락은 어떤 의미가 있는 것일까? 그것은 바로 창업의 최적 타이밍이란 점이다. 호황 때 창업을 하면 쉽게 뿌리를 내릴 수 있는 반면 경제가 조금만 나빠져도 자생력을 잃기 쉽다. 특히 과도한 투자를 한 경우에는 곧바로 위험에 처하게 된다. 우리나라의 경우 IMF 체제 직전 경기가 좋았을 때 외부 자금을 빌려서 규모를 키운 기업들은 대부분 도산한 경험이 있다.

호황 때 창업하면 정신적으로도 긴장감이 떨어지기 쉽다. ‘창업은 불황기에 하라’는 말은 그래서 나온 것이다. 그러나 불황 초창기에 창업을 하면 골병만 들다가 무너지기 쉽다. 매출은 일어나지 않고 고정비만 쌓이면 결국 버티지 못하게 되는 것이다. 그러니까 창업은 바로 ‘불황의 끝자락’에 하는 것이 가장 좋다. 임대료와 인건비도 저렴하고 사람 구하기도 쉽고, 무엇보다 적절한 긴장감을 가지고 경영할 수밖에 없다. 이런 상황에서 경기가 살아나기 시작하면 매출도 쑥쑥 올라가게 된다.

창업, 불황의 끝자락에 하라

최근 일본에서는 ‘1엔 창업’이 붐을 이루고 있다는 소식이다. 일본 정부가 지난 2월부터 그동안 1000만엔으로 되어 있던 주식회사의 최저 자본금 규정 적용을 한시적으로 면제한 이후 ‘1엔 창업’을 한 기업이 최근까지 238개 사나 되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 중 대다수는 샐러리맨이나 주부, 학생 등이고 이들은 주로 인터넷 통신판매, 컴퓨터 소프트웨어 개발, 컨설팅 분야에서 창업한 것으로 나타나고 있다.

지난 1990년대 미국이 벤처 창업의 활성화로 경제회복이 된 점을 염두에 두고 일본 정부가 창업지원 정책을 내놓게 된 이후 나타난 현상이다. 미국은 기업을 설립할 때 최저 자본금 규정이 없기 때문에 누구나 자유롭게 창업할 수 있다. ‘1엔 창업’을 한 경우, 주식회사는 5년 내에 1000만엔, 유한회사는 300만엔의 최저 자본금을 충족시켜야 한다. 일본 정부는 창업을 통해 경제를 살리려 하고 있고 국민들은 지금이 불황의 끝자락이라는 인식 때문에 창업에 뛰어들고 있다. 이런 현상이 결실을 거둘지 주목된다. 우리나라에서는 그동안 많은 사람들이 창업에 도전했지만 대부분 쓴맛을 본 터라 이제는 모두 신중한 태도를 보이고 있다.

IMF 직전에 창업했던 사람들은 외환위기에 따른 불황으로 타격을 받았고, 불황기의 시작 시점에서 창업한 사람들은 장기간 매출 부진으로 탈진하거나 퇴출되고 말았다. 그러니 창업이라면 신중해질 수밖에 없다. 한 창업전문 컨설턴트의 말은 이런 현상을 단적으로 보여준다. “창업은 하지 않고 창업교육만 계속 받고 다니는 사람들이 많아지고 있다.

생각만 하고 실행은 하지 않는 창업계의 NATO(No Action, Talking Only)이다.” 경제는 늘 살아서 움직이게 마련이다. 최근 경제회복 조짐이 빨라지고 있다는 예측과 보도를 잘 분석해 보고 이제는 ‘NATO족’이 움직여야 할 타이밍이다. 비즈니스도 타이밍, 전략도 타이밍, 결혼도 타이밍, 창업도 타이밍이 중요하다. 지금이야말로 창업을 위한 최적의 타이밍이 아닌지 종합적으로 판단해 볼 필요가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