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차인이 어떻게 법적으로 보호받을 수 있는지를 아는 것은 수익을 얻기 위해 낙찰을 받을 때 ‘임차권에 관한 리스크’를 줄이는 방법일 뿐 아니라 현재 임차인의 위치에 있는 사람에게는 ‘공격과 수비’를 동시에 배우는 길이 된다.

임차인은 어떻게 법적으로 보호받을 수 있을까? 여기서 ‘임차’는 전?월세 계약을 모두 포함한다. 임차인이 자신의 권리를 보호받는 방법에는 ‘임차권 등기’와 ‘우선변제권 취득’의 두 가지가 있다.

1) 임차권 등기

많은 세입자들의 고민 중 하나는 이사를 가야 하는데 다음 세입자는 들어오지 않고 집주인은 보증금을 돌려줄 생각을 하지 않는 것이다. 이럴 때에는 임대차로 맺은 계약을 등기부등본에 올려 누구라도 볼 수 있도록 임대차를 ‘등기’한다. 이를 ‘등기된 임대차’라고 하는데, 등기한 시점부터 제3자에 대해 효력이 생긴다(등기하기 전부터 대항력을 갖춘 임차인은 임차권 등기를 한 후에도 기존의 대항력과 우선변제권이 유지된다). 물론 임차권 등기를 했다고 바로 보증금을 돌려받을 수 있는 것은 아니다. 하지만 임차권 등기를 해놓지 않고 바로 이사가버리면 혹시라도 그 집이 경매로 넘어가더라도 법적으로 보호받기 힘들다.

2) 우선변제권 취득

임대차 등기는 효과적인 방법이지만 사후 예방조치에 불과하다는 단점이 있다. 따라서 법에서는 사전 예방조치의 차원에서 무주택자인 서민들을 위해 ‘주택임대차보호법’을 통해 이러한 등기가 없는 경우에도 법적으로 보호받을 수 있도록 해준다. 그렇다고 아무나 해주는 것은 아니고 최소한의 요건을 갖춘 사람으로 제한한다. 여기서 말하는 요건은 ①주택의 인도 및 주민등록으로 이뤄지는 ‘대항요건’과 ②임대차계약서에 찍힌 ‘확정일자’다. 이 두 가지 요건을 갖춘 임차인은 현재 살고 있는(임차하고 있는) 집이 경매나 공매로 넘어가더라도 후순위 권리자에 비해 우선하여 보증금을 변제받을 권리를 가진다.

사람들이 전세 계약을 한 후에 반드시 확정일자를 받으라고 하는 것은 이런 이유에서다. 물론 확정일자를 갖추었다고 하더라도 선순위권리 등에 의해 보증금 전액을 보호받지 못하는 것은 어쩔 수 없다. 만약 임대차계약서는 있는데 다른 권리들보다 후순위로 전입했고 확정일자도 받아놓지 않았다면 어떻게 될까? 이때에는 주택임대차보호법의 보호를 받을 수 없다.

물론 일반인들이 부동산에 관련된 법을 알고 미리 대응하는 데는 한계가 있다. 부동산 거래에 관한 것은 나와 거리가 먼 일이라고 생각될지라도 자신과 관련된 내용은 반드시 알아둬야 한다. 아는 것이 힘이라고 했다. 부동산공인중개소에서 안전한 집이라고 수십 번 강조해 계약했다가 경매로 넘어가면 어떻게 할 것인가? 법은 잠자는 권리를 보호해주지 않는다. 자신의 권리를 지키기 위해서는 스스로 지키려는 최소한의 노력을 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