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이름을 상표로

주변을 둘러보면 사람 이름을 상표로 하는 것을 종종 볼 수 있습니다. 그런 것을 볼 때마다 누구나 한번쯤은 내 이름도 상표로 등록이 가능할까? 라는 생각을 하셨을 겁니다. 이번에는 자신의 이름이 상표로 등록 가능한지, 가능하다면 권리범위는 어떻게 되는지 살펴보도록 하겠습니다. 

상표법에 사람의 이름과 관련된 규정이 몇 가지 있습니다. 우선 상표법 제6조제1항제5호를 보면, 흔히 있는 성 또는 명칭을 보통으로 사용하는 방법으로 표시한 표장만으로 된 상표는 식별력이 없어 등록을 받을 수 없습니다. 즉, “김씨”, “이가” 이런 상표는 등록이 어렵습니다.

다만, 다른 식별력 있는 부분과 결합된 경우에는 등록을 받을 수도 있습니다. 상표법 제7조제1항제6호를 보면, 저명한 타인의 성명·명칭 또는 상호·초상·서명·인장·아호·예명·필명 또는 이들의 약칭을 포함하는 상표는 등록 받을 수 없다고 규정하고 있습니다. 이 경우 저명한 타인이라 함은 고인이 아닌 생존한 자연인을 의미하며, 법인도 포함합니다.

또한 저명한 타인에는 대한민국 국민은 물론 외국인도 포함됩니다. 따라서 비록 내 이름을 상표로 출원하는 경우라도, 내 이름이 저명한 타인의 성명과 동일하다면 상표 등록을 받을 수 없습니다. 예를 들어, 내 이름이 유명한 연예인과 이름이 동일하다면 상표 등록이 어렵습니다. 다만, 그 타인의 승낙을 얻은 경우에는 등록받을 수 있습니다. 다른 규정을 살펴보면, 상표법 제7조제1항제2호에는, 국가·인종·민족·공공단체·종교 또는 저명한 고인과의 관계를 허위로 표시하거나 이들을 비방 또는 모욕하거나 이들에 대하여 나쁜 평판을 받게 할 염려가 있는 상표는 등록 받을 수 없다고 규정되어 있습니다.

이와 관련해서, JAMES DEAN 사건(96후2173판결)에서 “출원상표 JAMES DEAN은 단순히 고인의 성명 그 자체를 상표로 사용한 것에 지나지 아니할 뿐 동인과의 관련성에 관한 아무런 표시가 없어 이를 가리켜 상표법 제7조 제1항 제2호 소정의 고인과의 관계를 허위로 표시한 상표에 해당하지 않는다”라고 판시하였습니다.

판례의 견해에 따르면 단순히 고인의 성명을 상표로 사용하는 경우에는 상표 등록을 받을 수 있지만, 고인의 성명을 상표로 사용하면서 고인과 특정 관계가 있는 것처럼 표시하는 경우에는 상표 등록을 받을 수 없습니다. 이상에서 살펴본 규정에 비추어 볼 때, 내 이름이 흔히 있는 성 또는 명칭이 아니고, 저명한 타인의 이름과 다르며, 저명한 고인과의 관계를 허위로 표시하는 것이 아니라면 상표 등록이 가능하다는 결론이 나옵니다.

그렇다면, 내 이름을 상표로 등록 받았을 때, 나와 동명이인인 사람이 그 이름을 상표로 사용하는 것을 막을 수 있을까요?상표법 제51조제1항제1호를 살펴보면, 자기의 성명·명칭 또는 상호·초상·서명·인장 또는 저명한 아호·예명·필명과 이들의 저명한 약칭을 보통으로 사용하는 방법으로 표시하는 상표에는 상표권의 효력이 미치지 않는다고 규정하고 있습니다.

즉, 甲이 “김종혁”이라는 상표를 등록 받았는데, 乙(이름이 김종혁임)이 “김종혁 특허”라는 상표를 사용해도 甲의 상표권 침해가 아닌 것이 됩니다. 다만, 이 경우 乙이 甲 상표권의 설정등록이 있은 후에 부정경쟁의 목적으로 그 상표를 사용하는 경우에는 상표권 침해가 될 수 있습니다. 하지만 동명이인이 아닌 경우에는 상표권을 행사할 수 있음은 당연합니다.

이름을 상표로 사용하는 경우에는 자신의 이름을 걸고 하는 것인 만큼 수요자들에게 신뢰를 줄 수도 있습니다. 다만, 동명이인이 동일한 상표를 사용하는 것을 막을 수 없는 경우가 있으므로 주의가 필요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