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템 선정전 소비코드를 분석해야 한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수익성에만 골몰해 정작 상품을 팔아줄 소비자의 마음을 놓쳐서는 성공창업이 어렵다는 것. 장기화의 그늘이 드리워진 불황속에 ‘팔리는 상품’에 대한 기준이 흔들리고 있어, 예비창업자를 더 당황스럽게 만든다. 전망이 밝던 업종이 순식간에 폐업 1순위로 전락하기도 한다.
 
LG경제연구원은 최근 주머니가 가벼워진 소비자를 공략하기 위한 마케팅 전략을 발표했다. 소비코드를 읽으려면 겉으로 드러나는 현상만을 쫓아서는 안 된다는 것이다. 자료에서는 이를 결혼 적령기의 배우자 선택과 비교한다. 눈에 보이는 것만으로 배우자를 평가할 수 없듯, 소비자의 마음을 속단해서는 안 된다고 강조한다.
 여유 없어도 살건 산다
 
예비창업자가 주의해야 할 점 중 하나는 무조건적인 ‘저가전략’이다. 경기상황에 따라 없던 소비가 갑자기 생기거나 사라지지 않는 점을 감안해야 한다는 것이다. 이미 높아진 눈높이가 낮아지기는 어렵다는 분석이다.

물론 불황기에는 다양한 요구를 적은 비용으로 만족시키려는 소비취향이 생긴다. 크게 중요하지 않거나, 브랜드 간 차별적인 가치가 거의 없는 경우 과감히 저렴한 가격대의 제품을 선택하는 트레이딩 다운(Trading Down) 성향이 짙어질 수 있다.

하지만 불황에도 자신을 어필할 수 있는 소비는 거꾸로 프리미엄 제품을 선호하는 경향이 이어질 수 있다. 특히 가격대가 높고, 사용기간이 긴 제품은 무리가 되더라도 명품을 선호할 수 있다.

대신 구매하는 품목수는 줄어들 수 있다. 보스턴 컨설팅 그룹은 소비자조사에서 70%의 구매품목수가 불황기에 줄어든다고 밝혔다. 이처럼 여유가 없음에도 고가소비를 즐기는 소비자의 경우 브랜드에 의지하려는 경향도 생길 수 있다.
낯설고 새로운 소비보다는 잘못 구매하는 위험을 줄일 수 있기를 바란다. 따라서 소비자들이 창업자와 업소를 믿지 못하면 아무리 좋은 조건의 가격과 프로모션으로 유혹해도 소비자의 선택을 받기 어렵다.
 경쟁력 없으면 제휴 노려라
 
예비창업자는 아이템 선정시 불황기에 상대적으로 저가에 판매될 상품인지, 철저하게 고가를 유지해야 하는 상품인지를 구분해야 한다. 불황에 가격대가 떨어지는 품목은 저렴한 가격, 품질, 창의적인 판매전략의 3박자를 갖춰야 한다.
소비자들은 ‘보물찾기’처럼 돈은 적게 내면서 만족감이 큰 상품을 원한다. 따라서 창업시 프랜차이즈의 경우 가맹본사가 공급가와 상품의 경쟁력 모두를 유지할 노하우가 없다면 부진우려가 크다.
 
가맹본사가 유통면에서 차별화된 경쟁력을 갖추고 있지 못하다면 예비창업자는 제휴마케팅 실적에 주목해야 한다. 최근 프랜차이즈 업계에 널리 확산된 포인트카드 마케팅은 같은 상품으로도 소비자를 끌어들일 수 있는 좋은 방법이다. 또 제휴사의 무료상품을 증정하는 ‘공짜경제’도 불황기 창업경쟁력을 높일 수 있다.

불황기에도 소비되는 고가상품은 ‘실속’보다 ‘충분한 가치’를 강조할 수 있는 상품이어야 한다. 이 경우 경쟁업소보다 조금이라도 뒤쳐질 경우 가차 없이 소비자에게 외면 받을 우려도 있다. 따라서 단순히 기능적인 것 보다는 감성을 자극할 수 있는 상품군이어야 한다.

LG경제연구원 최경운 선임연구원은 “불황기는 창업자는 물론 소비자에게도 힘든 시기라는 점을 잊지 말아야 한다”면서 “소비자가 원하는 핵심가치를 명확히 파악하는 창업자만이 소비자를 웃게 할 수 있다”고 조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