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흥 상권·중소도시 노려라

이지캐주얼을 중심으로 형성되어 온 가두점 브랜드들이 여성복, 인너웨어, 남성복 등으로 확대되고 타겟 층도 20대에서 40~50대까지 다양화되면서 가두 상권 자체를 각각의 시각에서 바라봐야 한다는 지적이다.
이러한 관점에서 상권 전문가들은 최근 부각되고 있는 곳으로 경북 대구 성서동과, 전북 익산 영등동, 경남 부산 서면과 부산대, 강원도 원주, 강릉, 전남 전주 등을 꼽았다.
대도시의 경우 개발 계획에 따라 새롭게 생겨난 상권들이 주목을 받고 있고, 대형 유통이 아직 진출하지 않은 중소도시가 주로 거론됐다.
안타깝게도 대전 은행동과 대구 동성로, 광주 충장로, 부산 광복동 등 전통적인 대형 상권들은 ‘지는 상권’으로 분류됐다.
이중 대전 은행동과 같이 일부는 지하철 개통과 인근 도시개발 계획 등 호재에도 불구하고 소비자를 끌어 들일 복합적인 성격을 갖추지 못하고 있다는 점에서 점차 주목을 받지 못할 것으로 지적됐다.

도심 공동화 수혜 지역 부상

동성로에 이어 경북 대구시의 패션 메카로 떠오르고 있는 성서동.
업계 전문가들이 매장 개설 1순위로 꼽는 곳이다.
편리한 교통망과 이마트, 홈플러스 등 대형마트와 편의시설이 곳곳에 들어있어 독립적인 생활권을 형성하고 있기 때문이다.

2005년 지하철 2호선 개통과 관공서 및 6만여 세대의 아파트 단지 등이 입주하면서 대단위 역세권으로 부상, 대구 서부지역 최대 상권으로 발전될 것으로 전문가들은 전망하고 있다.
제주 최초의 백화점인 아리랑 백화점이 생겨나면서 ‘제주의 명동’으로 불려온 칠성동.
외환위기 이후 상가 번영회를 결성, 차 없는 거리, 인도 재정비, 문화의 거리 조성 등을 통해 ’패션 1번가’로 다시 부활했다.
최근에는 1020을 타겟으로 하는 캐주얼 업체들이 대형샵을 속속 오픈하면서 주요 상권의 대열에 합류하고 있다.

대형 유통이 없는 전북의 익산과 전주도 최근 주목을 받고 있다.
전주 중앙동은 영 타겟의 브랜드들이 대형샵을 오픈하는 첫 번째 상권으로 삼고 있는 곳이다.
1020이 주소비층이지만 극장가와 음식점 등이 크게 형성돼 있어 유동인구가 많고 남녀 노소의 출입이 많은 것이 특징이다.

익산 영등동은 90년대 후반부터 개발되기 시작한 전형적인 신도시 개발 지역.
거주지 개발과 대형 유통의 유입 등이 이루어지면서 최근 신흥 상권으로 급부상했다.
부산 서면 상권은 지하철 1, 2호선이 교차하는 서면역을 중심으로 광복동 상권의 명성이 퇴색하면서 부산 상권의 무게 중심이 집중되고 있는 지역이다.
대형 유통의 진출로 시장 잠식이 우려되는 부분도 없지 않지만 밀리오레가 개점한 이후 오히려 유동인구가 늘었다.

어덜트, 지역 밀착 상권 선호

세정 ‘올리비아로렌’의 정기봉 팀장은 “상위 10% 점포의 절반 이상이 서울권 내에 집중돼 있으며 거주 지역을 중심으로 형성돼 있다”고 말한다.

실제 11월 말 현재 가장 높은 매출을 올리고 있는 매장은 중곡점과 상봉점, 불광점 등이라고 한다.
이들은 대부분 아파트 상가 인근이나 주택 밀집 지역, 버스 정류장 근처 등에 자리를 잡고 있다.
이러한 전략은 ‘올리비아로렌’ 뿐 아니라 형지어패럴의 ‘여성크로커다일’이나 세정의 ‘인디안‘ 등 가두점에서 큰 성공을 거둔 어덜트 브랜드들이 일찍이 구사해 온 정책이다.

주부들의 왕래가 잦은 재래 시장 초입에 개설한 매장들도 짭잘한 재미를 보고 있다.
남성복의 경우도 구매하는 당사자는 대부분 주부라는 점에 착안한 전략이다.
3040을 위한 캐주얼 시장이 점차 전 복종으로 확대되면서 이러한 유통 전략은 여러 업체로 확산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일부 업체는 밤 12시까지 야간 영업을 통해 거주 지역 주민을 공략하는 등 영업 방식도 다양화되고 있다.
이와 함께 아마넥스의 이춘화 이사는 “대형 아파트 단지 등이 들어서는 신도시 상권의 흐름도 눈여겨 봐야 한다”고 말한다.
바쁜 맞벌이 부부들에게 좀 더 친근하고 적극적으로 다가가는 매장 정책이 더 크게 호응을 얻을 것이라는 설명이다.

대학가에 보세 중심 재편

새롭진 않지만 여전히 확대일로에 있어 놓칠 수 없는 상권들도 있다.
전북 전주와 함께 가두점의 ‘3주’로 불리는 청주, 원주 상권은 여전히 우선순위에 꼽힌다.
청주 성안길의 경우 롯데 영플라자가 들어설 것으로 알려지면서 뒤숭숭하지만, 중심가에서 확대된 로데오길 등이 확대일로에 있고 점차 매장이 대형화되는 추세다.

또 터미널 부근인 가경동과 용암동 재개발 지구 등은 어덜트와 남성복 등 중장년 층을 대상으로 한 브랜드들을 중심으로 상권이 확대되고 있다.

대형 유통의 잠식이 없는 강원도 원주시 상권은 여전히 탄탄대로.

기존 중저가 캐주얼 중심에서 최근 여성복과 캐릭터, 스포츠 등으로 브랜드 군이 다채로워지고 있다.
또 극장 등 유흥 시설이 더 늘어나 유동인구는 더 확대될 전망이다.
한편 서울의 대표적인 가두상권인 문정동은 아웃도어와 어덜트 매장 등이 늘어나고 대형사들의 상설점이 늘어나며서 중장년층의 유입이 늘고 있지만 옛 명성에는 미치지 못하고 있다.
목동 로데오거리와 강남역 상권 등도 매장이 늘어나고 있지만 안테나샵 기능에 그치고 있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설명이다.

뱅뱅어패럴의 최은묵 차장은 “대형 복합 쇼핑몰 건립이 예정된 건대입구역과 이대역 등 서울권 내 대학가 상권은 점차 유흥시설과 보세 중심으로 재편되는 양상을 보이고 있어 브랜드 입장에서는 안테나샵 이외의 의미를 가지기 어려울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