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랜차이즈 산업이 지난 2005년 이후 연평균 8.6%의 성장률을 보이며 꾸준히 성장하고 있다. 가맹본부 수는 2005년에 2,211개이던 것이 2008년 말 현재 2,426개로 늘었고(2009년 12월 현재 2,497개로 추정), 명목 GDP도 전체의 7.5%에 달하는 77조원의 시장규모로 올라섰다.(지식경제부 자료참조) 그동안 크고 작은 국내외 경제위기와 계속되는 온화한 불황(milder recessions)에도 불구하고 다른 산업에 비해 비교적 순탄한 성장을 해 온 것이다.
  
이는 프랜차이즈 산업이 우리경제의 성장엔진으로 부상하고 있음을 의미한다. 종사자 수도 1백만 명으로 전체 공무원 93만 명보다 많고, 가맹점 당 평균 1억 3천만원을 투자한다는 점에서도 내수경제를 이끄는 첨병임을 부인할 수 없다. 특히 하나의 가맹본부가 설립될 때마다 평균 160여개의 가맹점이 개설되고, 이 가운데  68%가 지방에 개설된다는 점에서 고용효과와 지역경제 활성화에 일조하고 있다는 점도 긍정적으로 평가할만하다.

그러나 이렇듯 괄목할만한 성장도 편의점, 제과점, 화장품전문점 등 일부 대기업 브랜드와 BBQ, 투다리, 교촌치킨 등 10대 리딩 기업들이 견인했다는 점에서 결코 긍정적인 성장모델이라 평가하기는 이르다. 가맹본부 수는 일본의 2배에 이르면서 매출액은 30%에도 미치지 못하는 졸속 가맹본부들이 너무 많다는 점도 우려되는 대목이다. 가맹본부는 로열티와 물류가 주 수익원인데 로열티를 받는 가맹본부는 34.8%에 불과하고 그 중에서도 65%정도만이 제대로 받고 있을 뿐이며 물류에서도 영업이익을 내고 있는 비율은 15% 에 불과하다. 프랜차이즈 기업 가운데 72%가 자본금 10억 미만의 허약체질인데다 외식업의 비중이 전체 프랜차이즈 매출 중 52%에 이를 만큼 편중되어 있다는 점도 한계다.

실제로 최근 3년간 가맹본부는 9.72%가 늘어났고, 같은 기간 종업원 수도 20.4%나 증가했지만 가맹점 수는 오히려 9.5%가 줄어들었고, 본부와 가맹점간의 분쟁조정 건수도 2008년 291건으로 전년대비 59%나 늘어난 점이 그렇다, 특히 최근 3년간 소매업과 서비스업 가맹본부 수는 오히려 15.14%와 7.17% 감소했다는 점은 시장인프라의 취약성과 불균형을 그대로 보여주는 수치다. 미국 일본 등 선진국들은 서비스업과 소매업의 증가세가 뚜렷한 반면에 우리나라는 향후 성장 동력이 될 이들 업종 비중이 오히려 크게 낮아지고 있다는데서 기형적 성장이라 할 수 있다.

이에 따라 2010년 프랜차이즈 산업은 전례 없는 성장통을 겪을 것으로 예상된다. 가맹본부들은 저성장기의 위기를 극복하는 방법의 하나로 전례 없는 범 정부차원의 지원을 받기 위해 인수합병(M&A) 등을 통해 몸집불리기를 시도할 것으로 보이고, 창업자들에게는 대부분의 정부 정책이 자영업의 가맹점화를 지원하는 프로그램들이이서 무리한 업종전환이 늘어날 것이다. 이러한 ‘헤쳐모여’식 과정에서 상당한 부작용도 나타날 가능성이 높다. 정부의 프랜차이즈 지원계획이 대부분 가맹본부들의 의견으로 수립된데다 이 가운데 80% 정도가 리딩기업 위주이기 때문이다.
  
국가경쟁력강화위원회가 발표한 ‘프랜차이즈 활성화 방안’의 골자를 보면 보다 명확해 진다.  가맹점 1천개 이상을 목표로 100개 브랜드 육성, 세계 100대 프랜차이즈 기업군에 3개 이상 진입, 해외진출 기업에게는 컨설팅과 물류 홍보 등을 전방위으로 지원하겠다는 계획등이 그렇다. 여기에  화물운송, 택시, 관광호텔 등의 프랜차이즈화도 시도될 것으로 보인다. 이를 위하여  전문인력 양성프로그램에다 가맹본부 인증제, ERP, e-SCM 개발, 가맹본부의 가맹점 영업지도 등에 상당한 자금지원이 이루어질 것이다.

정부는 이로 인해 2012년까지 일자리 22만개 창출, 해외진출기업 수 63개에서 100개로, 서비스업 비중을 12%(2008년)에서 18%로 개선하여 명목 GDP는 8.6%인 113조로 끌어 올린다는 계획이다. 이러한 프랜차이즈기업에 대한 집중지원은 가맹본부의 기초체력(fundamental)을 높여줄 것으로 보여 프랜차이즈 산업을 보다 견고하게 다지는 효과를 가져올 것이다.

다만 언급한 바, 일부 상위기업 위주로 혜택을 받을 것으로 보여 유망한 아이템임에도 불구하고 소외된 소기업들이 도태될 가능성이 있으며 그 틈새에서 자영업자의 상당수가 피해를 볼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벌써부터 정책자금 수혜를 받기위한 로비가 시작됐고, 일부 자영업 컨설턴트들은 가맹본부와 결탁하여 무리하게 자영업의 가맹점화를 부추기는 사례가 적지 않기 때문이다.

2010년에는 이러한 시장 환경을 감안하여 프랜차이즈 창업에 각별한 주의가 요망된다. 우선 가맹본부들은 지원정책에 편승하기 위해 무리한 확장과 줄서기에 치중하기보다 자생력 강화를 위한 노력이 우선되어야 할 것이다. 유망한 신사업 개발, 과학적이고 효율적인 시스템 구축, 서비스의 질적 강화, 가맹점과의 신뢰구축을 위한 소통강화 등에 주력하는 것이 장기적으로 보다 안정적 성장을 담보하게 될 것이다.

검증되지 않은 신사업 런칭(launching)이나 따라하기식 해외진출은 자칫 정보스크린 능력이 부족한 창업자들에게 해를 끼칠 가능성이 높다. 지금까지 사례를 보면 신규 브랜드 런칭은 기존 브랜드의 가치하락으로 인해 취약해 진 수익모델을 하나 더 만드는 수준이었고, 해외시장 진출은 단지 내수시장 인지도 상승효과를 노린 트릭에 불과했기 때문이다. 실제로 다(多) 브랜드 런칭 기업들의 대부분은 실패해서 주력브랜드마저 흔들리는 결과를 초래했고 국내 브랜드의 16.4%나 해외진출을 했지만 대부분 진출효과가 미약한 직접투자나 이민자용 수준에 머물고 있는 것이 이를 증명한다.

창업자들은 이러한 프랜차이즈 산업동향을 참작해서 가맹점 창업에 신중을 기할 필요가 있다. 특히 국내 프랜차이즈 시장에 국한해서 접근하기보다 해외시장 동향에 대한 관심이 그 어느 때보다 크게 요구되는 시점이다. 우리가 이미 미국 발 금융위기에서 경험했듯이 글로벌 시대에는 세계가 하나의 동체(同體)여서 선진국의 작은 울림이라도 즉각적으로 전이되기 때문이다.

우선 2010년 미국의 외식업 트렌드를 보자. 21세기의 메가트렌드인 사회적 웰빙 개념인 로하스(LOHAS;Lifestyles Of Health And Sustainability)를 실천하려는 듯한 서브(sub)트렌드가 주류를 이루고 있다. 주요 키워드를 보면 환경친화적식품(Eco-friendly foods), 신선(Fresh), 안전(Safety), 자연(Natural) 등이다. 모두가 건강을 지키려는 트렌드 일색이다. 일반적으로 불황기에 더욱 건강을 걱정하는 사람이 늘어난다는 점을 감안하면 온화한 불황과 맞물려 소비자들의 욕구가 더욱 커질 것으로 예상된다.

이와 관련해서 특히 눈에 띄는 업종은 저가(低價) 신선채소 프랜차이즈의 급격한 신장세다. 꼭 필요한 먹거리는 경기와 상관없이 소비를 해야 하지만 가급적이면 싸고 신선한 채소를 먹겠다는 소비자들의 욕구를 보여주는 사례다. 일본에서는 농약과 첨가물을 넣지 않은 식품배달 전문업체 ‘대자연 가족’이 대표적인데 우리나라의 ‘총각네 야채가게’나 ‘한살림’ ‘두레’와 같은 생활협동조합 매장들이 크게 성장할 것으로 예상된다.

환경 친화적 트렌드는 토속적이거나 민속음식, 혹은 한국형 패스트푸드에도 상당히 기여할 것으로 보이는데 김밥전문점, 한방보쌈, 만두전문점, 웰빙 도시락, 죽전문점, 한식전문점 등이 앞서갈 것이다. 그러나 외식업으로 성공하기 위한 전제조건이 있다. 간단한 재료(simple ingredients)와 명확한 라벨(clearer labels)을 통해 소비자들의 신뢰를 얻어야 할 것이며 소금농도를 낮추고(lowering salt) 대체감미료(alternative sweeteners)를 사용하며 제로 칼로리(zero calories)에 도전하는 등 각별한 노력이 병행되어야만 할 것이다.

소매업종으로는 고가(高價) 혹은 기호품들은 여전히 어렵겠지만 저가(低價) 혹은 생필품시장은 꾸준한 상승세를 탈 것으로 보인다. 미국의 백화점이나 노드스트롬(Nordstrom)과 같은 고가 유통업체들은 힘겨운 시간을 보내고 있는 반면에 월마트와 같은 저가 유통업체들이나 맥도널드 같은 패스트푸드 프랜차이즈 업체들이 소비를 이끌고 있다는 점이 그렇다. 우리나라에서는 청소년이너웨어전문점, 스포츠웨어할인점, 저가화장품전문점, 100엔샵, 비즈(Beads)전문점, 중고명품점 등에 관심을 가져보면 좋다.  

서비스업종으로는 세탁편의점 ‘크린토피아’나 자동차정비업체 ‘스피드메이트’의 성공사례에서 보듯이 포화시장을 시스템화해서 공략하면 승산이 있다. 청소대행업의 재진입이 예상되며 홈스쿨, 케어(Care)비즈니스, 인터넷 오픈마켓, 실버비즈니스 등이 크게 성장할 것으로 예상된다. 특히 실버비즈니스는 2010년이 업종기반 구축에 중요한 해로 기록될 것이다. 이와 관련해서는 일본의 사례를 참고할 필요가 있는데 고령자 전용도시락 택배사업, 방문 간호서비스업, 이동 이․미용실업, 실버용품 택배서비스업, 고령자전용주점업 등을 런칭해도 무리가 없을 것이다.

미국의 세금서비스업체인 리버티텍스서비스(Liberty Tax Service)는 최근 5년간 53% 성장을 했고 가맹점이 3천2백개나 개설될 정도로 인기업종이며 24시간 피트니스센터인 스넵 피트니스사(Snap Fitness Inc.)도 2009년 프랜차이즈 랭킹 5위에 오를 정도로 크게 성장했다. 특히 재즈댄스 교육센터(Jazzercise Inc)는 무려 7천 2백개의 가맹점을 오픈해서 2009년에 가장 성장한 가맹본부로 이름을 올렸다는 점도 참고하면 좋다.

2010년 10월, 우리나라에서 아시아태평양프랜차이즈연맹(AFC)와 세계프랜차이즈이사회(WFC)가 개최된다. 이를 시발점으로 우리 프랜차이즈 기업들이 글로벌 프랜차이즈로의 면모를 갖추는 원년이 되어야 한다. 일본의 경우처럼 가맹점끼리의 정보 교류를 인정해 주고 도와주는 포용력있는 가맹본부가 많아져야만 창업자들의 실패를 줄이고 글로벌 기업으로의 도약이 가능할 것이다. 창업자들도 이제는 가맹본부가 제공하는 정보에 의존하지 말고 해외 산업동향을 주시하고 가맹본부의 증점율(增店率)과 수익성, 그리고 투자대비 회수율 등을 종합 분석해서 실패 없는 사업으로 안착할 수 있는 한해가 되어야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