쇠고기, 돼지고기, 닭고기 어느 업종 창업이 안전할까?

언젠가 월드컵 축구가 한창일 때, 한 신문에 치킨점 창업자의 인터뷰가 실렸다. 주요 골자는 “월드컵 특수를 노려 창업했다.”는 내용이었다. 효과적인 창업시점이라는 측면에서는 일면 타당한 이유는 되지만 한 특수만을 기대하고 창업 아이템을 결정했다는 내용이 그다지 좋은 판단이라 생각되진 않았다.

상황은 다르지만 얼마 전, 한 기관이 주최한 특강을 가서도 비슷한 경험을 했다. 그 중 한사람이 “집에서 소를 키우는데 소갈비전문점을 하면 어떻겠느냐”는 질문을 해온 것이다. 유통에서는 유리한 점이 있지만 상권과 메뉴 등 사전에 고려해야 할 사항이 너무나 많아 한마디로 유리하다고 단언할 수는 없다는 건 기본이다.

창업에 대한 다소간의 이해부족에서 나온 얘기긴 하지만 어쨌든 요즘 소, 돼지, 닭고기 전문점 창업에 대한 관심이 높다. 경기침체가 계속되는 한 육고기에 대한 창업욕구는 다른 업종에 비해 확실히 많아 질 것이다. 트렌드를 좆기보다 유행에 덜 민감한 업종이 그나마 안정화에 유리하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육고기 빅3 중에서 어떤 업종이 유리할까? 결론부터 얘기하면 닭고기가 대체로 유리하다는 판단이다. 쇠고기는 경기에 민감하며 돼지고기는 여름에 매출이 부진한 반면에 닭고기는 다른 육고기에 비해 가격이 저렴하고 먹기 쉽다는 장점 때문이다.

그러나 단지 그러한 기본적인 이유 때문은 아니다. 향후 매출에 결정적인 영향을 끼칠 수 있는 요인은 바로 날씨에 있다. 올여름 유난히 비가 많이 오거나 폭염이 심했다. 폭염이 지속되면 다른 고기에 비해 닭고기 소비량이 현저히 늘어나는 특징이 있다. 그런데 앞으로 동북아시아의 폭염은 계속될 것이라는 예측이 힘을 얻고 있는 상황이어서 그렇다.

실제로 우리나라와 마찬가지로 폭염에 시달린 일본은 지난 7월 쇠고기의 구매수량이 전년 동월대비 88.8%, 돼지고기는 94.2%나 대폭 감소했다.(일본 농축산업 진흥기구) 반면에 닭고기는 전년 동월 대비 98%나 상승했다. 물론 맥도널드가 치킨상품을 강화하고, KFC가 치킨시식 이벤트 등으로 판매가 늘어난 것도 있지만 식욕부진에 시달리는 고객들이 가볍게 시켜 먹을 수 있는 치킨을 선택한 이유가 크다.

여기에 편의점의 치킨메뉴 판매도 한몫을 했다. 2001년부터 뼈 있는 치킨을 판매해 온 패밀리마트가 선봉장. 패밀리마트는 다시 2006년부터 뼈 없는 치킨을 선보여 또 한번의 부흥기를 맞는다. 지난해 동 마트가 판매한 뼈 없는 치킨은 1억 5천만개. 일본 인구 1인당 1개씩을 패밀리마트에서 사 먹은 셈이다.

로손도 마찬가지. 무려 1억 2천만 식이나 팔았다. 기타 세븐일레븐, 미니스톱, 서클K 등도 닭고기 제품은 인기를 얻고 있으며, 편의점의 단골 간식으로 빼놓을 수없는 존재가 되었다. 담백한 닭고기는 카레맛 치즈맛 매운맛 감자맛 등으로 각사마다 차별화가 쉽다는 점도 장점이다. 맥주 안주, 아이들 간식, 점심 도시락 또 일품 요리로 다양한 세대의 요구에도 대응하는 편의점 치킨. 이제 우리나라 편의점에서도 도입될 것으로 보여 닭고기 시장은 더욱 커질 것으로 예상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