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율전쟁이 시작된다!

환율문제는 2011년에도 격동의 한해였지만 예고편에 불과하고, 2012년, 바로 올해가 본편에 해당할 정도로 격랑 속에 파묻힐 것으로 예상된다. 다음은 여러 해외 전문가들의 기고를 바탕으로 재구성해 본 것이다.

우선 유로의 향방이다, 이제 유로존에 소속된 각국의 기존통화 이름을 기억해 두는 것이 좋을 것 같다. 이대로 가면 유로는 확실히 소멸한다. 11년 12월 9일, EU 정상회의에서 늦어도 2012년 3월까지 재정 규율을 위반한 국가에 대해 자동으로 제재를 부과 하는 규율을 골자로 한 정부간 협정을 맺기로 동의 했다. 이 협정은 영국을 제외한 EU 가맹 26개국이 참가할 전망이다.

하지만 재정파탄 위기에 노출된 PIIGS 국가(포르투갈, 이탈리아, 아일랜드, 그리스, 스페인) 등이 이렇게 엄격한 재정규율에 얽매일 정도라면, 차라리 유로권에서 이탈하는 것이 편하다고 생각할 것 같다.

한편, 채무 국가를 지원하기 위하여 거액의 자금을 출자하지 않을 수 없는 독일도 유로권의 정책이 전혀 개선되지 않는 상황이라면 유로권에서 튀어나오는 수도 있다. 베짱이 PIIGS는 도, 개미의 독일도 모두 같은 유로권 체재에 서로 다른 이유로 싫증이 날 것이기 때문이다.
 
고비는 올 가을이다. 매년 IMF 세계은행 연차총회가 가을에(2012년 10월 예정) 열리게 되고, 그시기에 통화 문제가 가장 큰 의제가 될 것이기 때문이다.

또 하나의 문제는 달러의 행방이다. 달러강세를 수정해야 하는 흐름은 드디어 최종국면을 맞이할 것으로 예측된다. 재정위기는 그리스 주변에서 시작해서 점차 EU 중심으로 향해 가고 있지만 결국은 그 흐름은 미국으로 향할 수 밖에 없다.

돌이켜보면 달러와 금 교환 정지를 선언한 71년 8월의 '닉슨 쇼크'는 사실상 달러를 기축 통화의 지위에서 내려올 것을 강요했고, 85년 9월 플라자 합의에 따라 달러약세를 세계가 합의했다. 이러한 달러의 흐름에 일곡을 찌른 것이 08년 9월의 리먼 쇼크였다.

사실 미국 자신이 달러가 기축통화로서의 지위를 포기하고 달러 약세를 노골적으로 바라고있다는 냄새도 풍긴다. 오바마 대통령이 10년 초 연두교서에서 "향후 5년간 수출을 배가시킬 것"이라고 선언했다는 점에서다. 또한 11년 연두교서에서 "앞으로 세계에서 탄생하는 고용 기회는 모두 미국에서 태어나야 하고, 새롭게 일어나는 혁신은 모두 미국에서 일어나는 것이어야 한다"고 발언한 점도 맥을 같이 한다. 노골적으로 "미국 좋으면 모두가 좋고"라고 선언한 것이다.

지금까지 달러 강세 수정의 상징으로 달러와 엔화의 환율이다. 작금의 상황은 “1달러=70엔”수준. 그런데 그 수준이 깨지게 되면 가속이 붙어서 순식간에 "1달러=50엔 시대'가 도래할 가능성이 높다. 이는 명실공히 달러는 기축통화의 지위에서 조금 벗어나고 있다고 볼만한 수준이다. 비유를 하자면 “물이 가득 찬 욕조에서 마개를 빼면 처음에는 줄어드는 속도가 느린 것 처럼 보이지만 마지막에는 ‘뿅’ 소리를 내며 순식간에 빠져 내려가는 이치”와 같다.
 
EU도 미국도 파탄은 불가피하다. 리먼쇼크는 금융공황을 일으키는 원인이 됐고 그것을 막으려고 재정이 총출동했다. 그로인해 재정 공황이 일어나고 그것이 또 다른 금융공황을 초래 하게 될 것이다. 이러한 금융위기와 재정위기를 엿볼 수 있는 해가 11년이었고, 그것이 본격화될 해가 12년이다.

덧붙여서, 일본이 세계 최대의 채권 국가이고, 미국이 최대의 채무국이며, 유로권 전체로 보면 채무, 채권은 거의 균형있게 잡혀있다. 그렇다면 유로가 앞으로도 존속하고 있다고 가정하고 원과 달러 사이에 유로가 위치하는 것이 적당하며, 이 경우, 1달러=50엔대가 될 것이다.

그렇다면 달러가 기축통화의 지위에서 미끄러질 때 다른 통화가 새로운 기축 통화의 지위 뛰어 오를 가능성은 있는가? 그것은 아닐 듯 싶다. 중국의 위안화가 될 것이라는 의견도 있지만 실제 중국의 경제성장은 중국이 세계를 지탱하고 있는 것은 아니고, 중국경제는 세계에 힘입어 성장하고 있기 때문이다.

기축통화는 "그 나라에서 좋은 일이 전세계에도 이로운 관계에 있는 통화“이어야 하기 때문이다. 그리고 한 통화가 기축통화가 되기 위해서는 그 나라의 경제가 타의 추종을 불허할 만큼 압도적으로 강한 것이어야 하기 때문이다.

다만 달러가 기축통화에서 물러난다면 그 다음은 어느 특정국가의 통화가 그 자리를 꿰차는 것이 아니라 "무축통화 시대“가 될 가능성이 높다. 특정한 패권국가가 없는 ”무국화 시대“의 도래인 셈이다.

이렇듯 "무축통화" “무국화 시대”가 온다면 정착하는 과정에서 통화 절하에 대해 경쟁적이고 치열한 환율 전쟁이 일어날 것이다. 어쩌면 그러한 여유조차 없이 세계 외환시장은 혼란에 빠져서 사태 수습을 위해 일시​​적으로 전세계 외환시장을 닫고 연착륙을 향해 "두 번째 플라자 합의 '를 하게 될지도 모를 일이다.
 
무축통화 시대라고 해서 국제 결제통화가 없다는 것은 아니다. 달러, 엔, 원 등 일부 통화가 함께 결제가 행해지거나 또는 특정국가에 예속되지 않는 인위적으로 만들어진 순수한 결제 수단으로 “지역통화”같은 공통 통화로 발전할 가능성도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