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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G경제연구원 ‘K-컨슈머리포트, 고객 신뢰 얻는 채널 될 수 있다’
2012년 05월 10일 (목) 14:03:01 열린창업신문 dong630510@naver.com

 

K-컨슈머리포트의 등장으로 제품이나 서비스 구매 시 소비자들이 정보를 얻을 수 있는 새로운 통로가 열렸다. K-컨슈머리포트가 이슈화되는 것 만으로도 제품 및 서비스에 대한 공정하고 객관적인 평가가 소비자들에게 얼마나 필요한 지를 알 수 있다. 기업 입장에서 그 다지 달갑게 느껴지지 않을 수도 있지만, 오히려 소비자들의 신뢰를 다질 수 있는 통로로 바라볼 필요가 있을 것이다.

화창한 5월을 맞이하여 주말에 등산을 좀 다녀볼까 하는 30대 중반의 등산화를 구매하기로 결정한다. A씨의 머리 속에 가장 먼저 떠오르는 것은 멋진 남자 배우가 바람에 머리를 휘날리며 산을 오를 때 스쳐지나 갔던 등산화 광고이다. 그게 어떤 브랜드인지 기억이 나지도 않고 또한 광고로는 기능에 관해서 정보를 알 수 없기 때문에 스마트폰으로 포털 사이트에 ‘등산화’를 입력해 본다. 가장 먼저 ‘파워링크’라는 카테고리 안에 등산화 전문 사이트들의 주소와 간단한 설명이 뜬다. 가장 비싼 광고료를 지불하겠구나 생각하고 마우스 스크롤을 내려본다. 더 내려보니 ‘지식쇼핑’이라는 제품 비교 페이지가 있어서 들어가 본다. 인기 상품이라고 되어있는 제품의 디자인, 브랜드, 가격, 그리고 기능 등을 훑어 본다. 마지막으로 이미 구매한 고객들의 제품 평가도 살펴본다. 대부분 매우 좋다라는 의견을 올렸지만 간혹 접착부분의 문제나 착용감에 대한 불만도 보인다. 조회수가 많은 블로그에 들어가서 내용을 읽어 보지만 왠지 ‘알바’의 느낌을 지울 수 없다. 다른 유명 브랜드의 제품들도 살펴보지만 가격이 인기상품에 비해 비싸고 기능들이 꼭 필요한지 또한 뭐가 좋은지를 잘 이해할 수가 없다. 결국 1시간이나 살펴보던 A씨는 다음날 등산을 좋아하는 직장 동료에게 물어보기로 결정하고 스마트폰을 다시 잠금 상태로 바꿔놓는다.

객관적이고 공정한 제품 및 서비스 정보 통로 필요

위의 예시와 같이 소비자가 어떤 제품이나 서비스를 구매하고자 할 때는 정보 수집이라는 과정을 거치게 된다. 물론 각 소비자특성 혹은 구매하려는 대상에 따라 관여도가 달라져 정보 수집이 아예 없을 수도 있고 반대로 매우 복잡하고 시간이 많이 소요될 수도 있다. 그런데 이렇게 정보를 수집하는 방법은 지속적으로 변화하고 있다. 가장 주요한 변화는 인터넷을 통한 정보수집을 들 수 있다. 인터넷이 보급되기 이전에 소비자들은 기업이 하는 말에 상당히 영향을 많이 받고 제품이나 서비스를 구매했다. 즉, 기업의 마케팅 활동이 브랜드의 힘을 강화시켜서 소비자들은 그 브랜드를 보고 구매를 하게 되는 식의 형태를 보였다. 추가한다면 이미 사용해 본 경험이 있는 주변 지인으로부터 정보를 얻기도 하는 정도였다. 그러나 이제는 정보가 너무 많아지게 되었다. 기업의 마케팅 활동과 더불어 가격비교 사이트, 인터넷 사용 후기, 파워 블로거, SNS 등 수 많은 정보들이 과거보다 오히려 소비자들의 구매 선택을 더 어렵게 만들었다. 게다가 이러한 정보들은 매우 주관적이어서 나와는 맞지 않거나, 기업의 후원을 받은 마케팅 활동의 일부가 되어 있을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앞으로 이러한 현상은 더욱 심화될 것이고, 좀 더 공정하고 객관적인 제3자의 의견은 소비자들에게 매우 소중한 가치를 제공할 것이다.

K-컨슈머리포트의 등장

지난 3월 21일 공정거래위원회와 한국소비자원이 발표한 K-컨슈머리포트가 등산화에 대한 보고서를 ‘스마트컨슈머’ 홈페이지에 내놓았다. 그 당시 동시 접속자 수가 폭주하여 홈페이지가 다운되기도 했다. 추천 제품으로 등록된 두 제품은 리포트 발표 후의 매출이 전주 대비 2~3배씩 증가했다. 작년 같은 시점에 비해서도 역시 높은 증가를 보였다는 것을 마케팅 담당 직원을 통해 확인할 수 있었다. 앞의 예시에 등장했던 A씨도 결국 이 리포트에서 추천한 C사 제품을 구매하러 매장에 갔으나 발에 맞는 사이즈가 품절되어 빈 걸음으로 돌아와야 했다. 주요 언론사들에서도 여러 번 K-컨슈머리포트에 대한 관심을 보이며 기사와 방송을 내보냈다. 그렇다면 K-컨슈머리포트란 무엇인가?

공정거래위원회와 한국소비자원은 소비자들의 합리적인 구매선택을 돕기 위해 제품이나 서비스의 품질, 성능, 안정성에 대해 소비자들이 정확하고 공정한 정보를 얻어야 한다는 취지로 미국의 컨슈머리포트를 벤치마킹하여 K-컨슈머리포트를 발표했다. 등산화와 변액연금보험을 시작으로 매월 2~3개의 품목을 대상으로 보고서를 작성할 예정이라고 한다. 한국의 경우 이제서야 시작하지만 공정거래위원회가 벤치마킹 대상으로 꼽았던 미국의 컨슈머리포트는 역사가 무려 76년이나 된다. 역사에 걸맞게 이 보고서는 현재 약 730만의 구독자를 보유하고 있고, 매년 테스트 비용으로만 약 230억원을 사용하고 있다. 공정성을 위해서 기업으로부터 공짜 샘플이나 후원 등을 일체 받지 않는 것으로 유명하다. 제품 실험은 연구원이 직접 일반 소비자들과 똑같이 매장에서 구매한 후 실험실로 가져와 정밀한 테스트를 실행한다. 테스트 결과는 연구소 내에서 정한 제품별 중요 항목 및 합산 점수 순위에 따라 차례로 표시한다. 순위에 오른 제품들은 소비자들이 구매할 때 매우 큰 영향력을 발휘한다. 미국 외의 다른 여러 국가들에서도 이러한 리포트들을 발간해오고 있다.

신뢰가 효율의 지름길

세계적으로 이런 소비자 정보지가 존재하는데에는 신뢰라는 핵심 키워드가 있다. 1995년 미국의 정치학자인 프란시스 후쿠야마(Francis Fukuyama)는 ‘트러스트(Trust)’라는 책을 출간했다. 그는 책에서 신뢰라는 사회적 자산이 그 사회의 경제적 특징과 번영을 결정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즉, 고(高) 신뢰사회가 형성되면 여러 가지 쓸데 없는 비용들을 절감할 수 있고 효율적인 자원배분으로 경제발전을 더욱 가져올 수 있다는 것이다. 이것은 기업의 입장에서도 마찬가지이다. 소비자 신뢰가 높아질수록 기업은 쓸데 없는 비용들을 줄일 수 있게 되고, 소비자들에게 더 큰 가치를 제공할 수 있게 되어, 결국 기업의 이윤을 높이게 되는 선 순환 구조를 구축할 수 있게 된다. 과거에는 소비자들이 기업들의 제품 서비스들에 대한 설명을 귀담아 들었다. 그러나 이제는 인터넷을 통해 다양한 정보를 수집한, 스마트해진 소비자들은 기업이 마케팅 활동을 통해 전달하는 메시지를 곧이 곧 대로 믿지 않는다.

그렇다고 인터넷 상의 정보들이 꼭 신뢰할 수 있는 것은 아니다. 인터넷 시대에 접어들면서 수 많은 보고서들은 인터넷 미디어들이 신뢰 에이전트(Trust Agent)로서의 역할을 충실히 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어떤 소셜 미디어 전문가는 “가까운 미래에 기업의 전통적인 마케팅 방식은 모두 소셜 미디어로 대체될 것이다”라고 주장하기도 했다. 과연 그럴까? 인터넷은 기본적으로 개방성을 띄고 있기 때문에 언제든지 편향된 의견이 개입할 수 있는 여지가 많다. 예를 들어, 어떤 제품에 대해 95명이 좋다라고 평가할 지라도 경쟁 기업으로부터 고용된 5명이 나쁜 점을 아주 세세하게 적는다면 소비자들은 구매에 있어 상당히 혼란스러움을 느낄 것이다. 물론 긍정적인 평가자 숫자가 커질수록 소비자 신뢰는 비례해서 높아질 수도 있겠지만 현실적으로 한 제품이나 서비스에 대한 평가가 수 백개 이상 달릴 확률은 적어 보인다. 물론 인터넷 미디어 역시 계속해서 진화하겠지만 현재로서는 소비자들에게 확고한 신뢰를 주기에 한계가 있다. 만약 세계에서 가장 빨리 인터넷이 보급된 한국에서 인터넷 미디어가 충분한 소비자 신뢰를 얻어냈다면 K-컨슈머리포트는 등장하지 않았을 수도 있다.

K-컨슈머리포트의 넘어야 할 과제

물론, 많은 사람들이 지적하고 있는 것처럼 K-컨슈머리포트는 앞으로 해결해야 할 숙제들이 많다. 공정성을 위해 독자적으로 제품을 구매하여 테스트를 해야 하고 각 제품에 맞는 테스트 장비 및 전문 연구원 역시 갖추어야 한다. 그러기 위해서는 상당한 예산이 필요한데 현재로서는 어려운 부분이다. 또한 한국은 인구수가 적고 아직까지 인터넷 정보에 대한 지불 의지가 낮기 때문에 외국의 사례처럼 구독을 유료화하기가 쉽지 않을 것이다. 그러나 장기적인 관점에서 한 걸음씩 소비자들에게 편향되지 않은 정보를 제공해 나간다면 강력한 신뢰 에이전트로서 자리 잡을 수 있을 것이다. 그렇게 되면 결국 미국의 컨슈머리포트처럼 일반 소비자뿐만 아니라 모든 기업들이 구독하지 않을 수 없게 만들어 재원 확보에 도움이 될 것이다. 인구수의 한계는 외국의 소비자들과 기업들을 통해 해결책을 모색해 볼 수 있다. 현재도 그렇지만 앞으로 자유무역이 더욱 활성화된다면 외국의 우수한 제품들이 한국시장에서 제대로 경쟁하게 되고 반대로 한국 제품 역시 외국시장에 더욱 깊이 파고 들 것이다. 이럴 때 공신력 있는 K-컨슈머리포트의 역할은 외국 소비자들과 기업들에게 매우 중요한 정보를 제공하게 되어 재원 확보에 큰 도움이 될 수 있다.

기업의 관점에서 본 K-컨슈머리포트

대부분의 기업 입장에서 K-컨슈머리포트의 등장은 사실 그다지 반갑지 않을 것이다. 왜냐하면 신경 쓰고 관리해야 할 또 하나의 대상이 생긴 것이기 때문이다. 특히, 현재 시장 점유율이 1위인 제품이나 서비스를 가지고 있는 기업이라면 더더욱 이 보고서의 등장이 반가울 리 없다. 반면 그 동안 제품은 좋은데 브랜드가 잘 알려지지 않았던 기업들은 좋은 기회로 인식할 것이다.

조금 과거로 돌아가보면 인터넷이 등장했던 때에도 기업들은 새로운 변화에 대한 두려움이 있었다. 큰 변화를 빠르게 인식하지 못한 기업들은 제품이나 서비스에 대한 사용자들의 인터넷 상의 악평으로 인하여 큰 곤혹을 치르기도 했다. 뒤 늦게 인터넷 사이트를 재정비하고, 사이버 소비자 대응 조직을 구성했으며, 소셜 미디어들에 회사 이름을 등록 시키고 관리하는 등의 활동을 진행했지만 한번 실추된 신뢰는 쉽게 회복되지 않았다. 역시 반대로 좋은 제품에 브랜드 파워가 약한 기업들은 적극적인 파워 블로거들을 이용해 적은 비용으로 큰 효과를 얻기도 했다.

이제 기업들은 K-컨슈머리포트도 소비자 신뢰 확보를 위한 제3의 원천으로 인식하고 적극 대응할 필요가 있다. 과거처럼 기업의 직접적인 마케팅 활동만으로는 소비자의 신뢰를 점점 더 얻기 어렵다는 사실을 받아들여야 한다. 이것은 사실 너무나 자연스러운 현상이다. 예컨데 내가 스스로에 대한 장점들을 상대방에게 아무리 많이 한다 해도 그 상대방의 신뢰를 얻는 것은 쉽지 않을 것이다. 오히려 과하면 과할수록 왠지 사기꾼 같은 느낌만 커질 것이다. 그런데 만약 그 사람이 운영하는 블로그나 홈페이지 등에서 일촌들의 평가를 볼 수 있거나, 공신력과 객관성을 갖춘 제3자에게 그 사람의 장점과 단점을 논리적으로 듣는 다면 상당히 신뢰도가 높아질 것이다.

소비자 신뢰얻는 통로로

기업이 소비자들로부터 신뢰를 얻으려면 당연히 좋은 제품 혹은 서비스를 통해 소비자들에게 가치를 제공해야 한다. 대기업의 CEO와의 인터뷰에서 기업의 사회적 책임(CSR)에 대해 질문한 적이 있다. 대답은 명쾌했다. “훌륭한 제품이나 서비스를 제공하는 것이 최고의 CSR이다”. CSR 역시 소비자 신뢰를 확보하기 위한 하나의 방법일 것인데, 답은 제품 및 서비스 자체에 있다는 뜻이다. 결국 기업의 궁극적인 목표는 적정한 가격으로 경쟁사 보다 더 좋은 제품과 서비스를 제공하여 이것을 구매하여 사용해본 소비자들의 신뢰도를 높이는 것이다. 그렇게 반복되다 보면 고(高) 신뢰 기업으로 발전하게 되어, 앞에서 설명한 선 순환 모델을 구축할 수 있게 될 것이다.

그러나 기업의 직접적인 활동만으로 소비자 신뢰를 얻는 것에는 한계가 있기 때문에 주요한 인터넷 미디어들의 특징을 이해하고 모니터링 및 적절한 대응 전략을 세우는 것도 필요하다. 주요 소셜 미디어에 전담 팀을 설립하고 이러한 커뮤니티에서 발생하는 일들이나 트렌드를 파악해야 한다. 또한 인터넷 미디어를 통해 제품이나 서비스를 사용하고 경험 후기를 올리는 소비자들의 평가에 귀를 기울이고 단점들은 적극적으로 반영하는 자세가 필요하다. 여기에다 새롭게 시작된 K-컨슈머리포트에도 관심을 기울여야 한다. 물론 시작단계인 이 보고서는 개선해 나가야 할 부분들이 많이 있다. 최근 발표된 변액연금보험 수익률 계산 방법에 대한 이유로 큰 이슈가 있었고 첫 번째 발표한 등산화의 경우에도 목적이 다른 제품들을 비교했다거나 브랜드를 선정에 문제가 있다는 비판이 나오기도 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앞에서 설명한 것처럼 소비자들은 K-컨슈머리포트의 역할에 대한 기대가 매우 클 수 밖에 없다. 기업들은 K-컨슈머리포트가 미국의 컨슈머리포트처럼 영향력이 커질 수 있다는 점을 인식하고 미리 준비해야 할 필요가 있다. 실제로 미국에 수출하는 대기업들은 컨슈머리포트에서 테스트하는 항목들을 정밀하게 분석하여 스스로 개선하는 작업을 진행하고 있다. 이러한 활동들은 단순히 점수를 올려서 매출을 증대하기 위한 것이 아닌, 궁극적으로 제품의 품질을 높여서 소비자들의 신뢰를 확보하는데 그 의미가 있다.

K-컨슈머리포트가 얼마나 빠른 시일내에 영향력 있는 소비자 신뢰 에이전트가 될 지는 아직 단언할 수 없다. 그러나 K-컨슈머리포트가 이슈화되는 것 만으로도 제품과 서비스에 대한 공정하고 객관적인 평가가 소비자들에게 얼마나 필요한지를 알 수 있다. 이제는 기업들이 이미지 중심의 커뮤니케이션보다 제품과 서비스 그 자체의 경쟁력에 더 집중해야 할 것이다. 그리고 진정성과 투명성에 근거한 소통이 더욱 중요해질 것이다.[LG경제연구원 이진상 책임연구원]

*위 자료는 LG경제연구원이 발표한 보고서의 주요 내용 중 일부 입니다. 언론보도 참고자료로만 사용할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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