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협동조합 설립붐! 그러나
2013년 02월 26일 (화) 08:30:40 열린창업신문 dong630510@naver.com

협동조합 설립붐! 그러나

요즘 창업자나 자영업자들 사이에서 협동조합 설립 붐이 일고 있다. 협동조합기본법이 시행된 지 불과 2개월 밖에 지나지 않았는데 모르는 사람이 거의 없을 정도다. 그런데 막상 얘기를 들어보면 황당하기 그지없다. 마치 협동조합을 설립하면 자금지원, 컨설팅 등 여러 혜택이 있어서 황금알을 낳는 거위쯤으로 여기고 있어서다.

그러나 실상을 들여다보면 사실이 왜곡된 경우가 대부분이다. 우선 협동조합 설립 혹은 자금 지원기관부터 설명해 보자. 협동조합을 크게 나누면 기획재정부에 등록하는 사회적협동조합이 있고, 각 시도를 통해서 설립할 수 있는 일반협동조합이 있다. 그리고 중소기업청에서 현재 영업 중인 자영업자를 대상으로 하는 자금을 지원하는 소위 ‘생산자 협동조합’으로 구분할 수 있다.

일단 기재부의 사회적협동조합은 주무기관이 기재부이고 설립접수는 위탁받은 중앙행정기관에 신청하면 된다. 어느 중앙행정기관에 신청하느냐는 업종에 따라 다르다. 예를 들면 일자리 창출과 관련된 업종은 고용노동부에 신청하고, 방과 후 교사 협동조합은 교육부에 신청할 수 있다는 의미다.

그런데 등록을 했다 할지라도 현재로선 자금지원 같은 혜택은 없다. 그렇다고 협동조합이 잘 되도록 인큐베이팅이나 컨설팅을 지원해 주지도 않는다. 하지만 기재부가 돈을 주무르는 기관이라 내년에는 뭔가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앞 다퉈 설립하려는 움직임이 있는 것 같다.

다음으로는 중소기업청에서 협동조합에 지원하는 내용을 보자. 오는 2월 말까지 접수하고 있는데 2월 14일 현재, 서울에서만 148건이 접수될 정도로 폭발적인 관심을 끌고 있다. 그 이유는 300개 협업체에 각각 1억원씩 적지 않은 자금을 지원해 주기 때문.

그런데 사전에 알아야 할 게 있다. 중기청은 이전부터 “협업화 사업”이라고 해서 공동구매, 공동설비, 공동브랜드 등의 자금을 지원해 주는 제도가 있다. 그런데 올해는 협업화사업 지원 대상에 협동조합을 포함시켜서 우선 지원해 주겠다는 것이 골자다. 그러니까 협동조합이기 때문에 지원해 주는 돈이 아니라는 얘기다.

그럼 협업화 협동조합사업자로 지정되면 1억원을 어떤 방식으로 지원해 주는 것일까? 기본적인 지원방법은 단계적으로 3:3:4의 비율로 지원한다. 물론 지역본부장 재량으로 5:5로 지원할 수는 있다. 서울에는 5개 소상공인지원센터가 있는데 그 가운데 한곳을 지역본부로 지정해서 운영하고 있다.

지원대상으로 확정되면 자금은 5개 조합원이 고루 나누는 것이 아니라 이사장에게 일괄 지급된다. 참고로 조합은 최고 책임자를 대표라 하지 않고 이사장이라 한다. 이사장은 조합설립목적에 맞게 적절하게 사용해야 할 의무가 있다. 1억원을 온전히 지원받으려면 제안금액이 총 1억 2,500만원이 되야 한다. 자부담이 20%이기 때문에 이 금액을 빼면 1억원이 되기 때문

문제는 이렇게 지원하는 국민의 혈세가 제대로 쓰여서 협동조합의 본래 취지인 조합원의 권익보호와 지역사회발전 등에 잘 쓰이면 좋겠는데 오히려 부작용이 많을 것이라는 생각이 든다. 몇가지 이유를 짚어보자.

현재 중기청의 자금지원이 너무 졸속으로 진행되고 있다는 점이 우려되는 대목이다. 협동조합기본법이 시행된 지 불과 2개월 남짓 밖에 되지 않아서 제대로 된 관리매뉴얼도 아직 없을 뿐 아니라 가장 중요한 사후관리 대책도 마련되지 않았기 때문이다. 실제로 집행기관인 소상공인진흥원 직원들조차 이 점에 대해서 우려하는 목소리가 많다

그런데 그보다 더 우려되는 대목은 협동조합을 통해 협업화를 하게 되면 최소한 5명이상이 동의해야 가능한데, 상호 독립적으로 운영하는 체재라서 십중팔구는 서로 분쟁의 소지가 있다는 점이다. 형제간에도 돈 문제로 다투는 경우가 많은데 하물며 잘 모르는 이해관계자들끼리 모여서 자금을 원만히 사용한다는 것은 쉽지 않은 일이어서다.

문제는 또 있다. 조합원 구성에서 동일업종 사업자 뿐 만아니라 이업종 사업자들도 협동조합으로 등록하면 지원하겠다는 취지는 문제가 많아 보인다. 예를 들면 한 지역에서 빵집 5개가 협동조합을 만들어 공동브랜드를 만들고, 공동물류, 공동제조 등을 통해 경쟁력을 높일 수는 있으나, 빵집, 치킨점,생맥주집...이런식의 조합은 경쟁력을 높인다기보다 눈먼 돈 나눠먹기식이 될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물론 극단적인 예이긴 하지만 이업종간에 시너지효과를 낼만한 업종이 몇 개나 될지 심각하게 고민해 볼 필요가 있다. 이와 관련해서 요즘에 웃지 못할 사례들이 참 많은데 서울시 등 지자체 산하 창업교육기관들이 인큐베이팅센터에 입주해 있는 창업자들을 무작위로 묶어서 협동조합을 만들라고 앞장서 독려하는 상황이 벌어지고 있다.

예를들면 금속 공예, 비누 , 도자기 등 각기 다른 이업종을 묶어주는 형식인데 과연 이들이 협동조합을 만들어서 구매, 생산, 판매, 관리 등을 협동하여 시너지 효과를 낼 수 있을지... 쉽지 않아 보인다.

중소기업청도 각 지역 소상공인지원센터에 협동조합 설립을 독려하면서 기획재정부 산하 협회 등을 찾아다니면서 협동조합을 만들라고 종용하고 있는 상황도 연출되고 있다. 황당하기 그지없는 정책이다.

이런 경우를 상정해 보자. 홈페이지제작이 주 목적사업인 협동조합이라면 디자인회사, 프로그램개발 회사, 콘텐츠 생산회사...등으로 묶으면 언뜻 가능성은 있어보이지만 이 것 역시 현실적으로 쉽지 않다는 것은 업계가 더 잘 알 것이다.

사후에 나타날 수 있는 여러 경우의 수를 예상해서 대책을 세워야 하는데 정권 교체기여서 그런지 실적을 올리는데 급급하고 있다는 점이 우려스럽다.

이렇듯 다소의 문제는 있겠지만 그래도 자영업 시장이 너무 어렵다보니 이러한 지원을 받고자 하는 사람들도 많을 것이다. 그렇다면 다음의 예를 참고하여 차분히 준비해 보면 좋겠다.

서울의 사당동, 아현동, 논현동 등에 가구골목이 있다. 이런 가구점 일부가 협업화 협동조합으로 등록해서 1억을 받았다. 무슨 명목으로 받았는지 언뜻 떠오르지 않을 것이다. 그런데 이 사업자들은 가구를 배달하려면 트럭이 필요한데 5개 가게가 모여서 트럭 한 대를 사서 공동으로 사용하겠다는거다. 좀 엉뚱하긴 하지만 그것이 현재 실태다.

이쯤해서 아이디어 몇 개를 제시하고자 한다. 장애인, 북한이탈주민 등 소외계층을 채용해야 하는 사회적기업이 많은데 막상 채용하려고 해도 사람을 구하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 이런 사람들을 추천해 주거나 취업을 알선해 주는 사회적협동조합이라면 상당한 가치가 있다.

반찬가게 협동조합도 유망하다. 점포가 입점해 있는 지역 주민들에게 매일 반찬을 만들어 오게 해서 반찬가게에서 파는 형태로 운영하면 마을기업형 협동조합으로 손색이 없다. 유사한 비즈니스모델로는 핸드메이드 아이스크림점, 생활자기 협동조합 등도 가능하다.

그렇다면 협동조합의 전망은 어떤가? 협동조합, 특히 사회적협동조합은 조만간 사회적기업으로 인증할 가능성이 있고, 특히 중소기업범위로 추가될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에 사회공헌 마인드가 있는 사람이라면 도전해 보는 것도 좋다.

다만 사회적협동조합은 비영리법인이어서 민법상 세재혜택을 받는 대신 중앙행정기관의 규제와 관리감독을 받아야 하기 때문에 자칫 법령을 위반하면 형사 고발되거나 과태료를 내야하는 경우가 생긴다. 제대로 공부하지 않고 서둘러 만드는 것 보다는 좀더 시간을 두고 고민해 볼 것을 권한다.

그리고 번 돈을 조합원끼리 나눌 수 없다는 점도 주의해야 한다. 일반협동조합은 설립도 비교적 쉽고 이익배당금도 일부 가능하지만 사회적협동조합은 이익배분이 불가하다. 더군다나 설립자인 이사장의 임기가 최고 4년에 연임하는 수준이어서 사기업처럼 영구히 자신의 회사처럼 운영하기도 어렵다.

언급한 여러 정황을 감안해서 관심을 가지되 “천천히 서두르는 지혜”가 필요한 시점이다. 제출서류도 만만하지 않으므로 비즈니스 모델과 더불어 전문가의 도움을 받는 것이 좋다. 보다 자세한 사항은 사회적협동조합 위탁기관인 사회적기업진흥원(031-697-7700)으로 문의하면 된다.

 

출처 : 이형석(비즈니스유엔 대표컨설턴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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