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정한 가족 경영과 직원 복지 명문화로 위기 극복해

(주)삼화레스토랑크리에이츠(SRC)

작년 한해 대부분 외식기업과 외식업소의 매출이 감소했다. 작게는 10%, 많게는 30% 이상떨어졌다. 올해도 매출 회복이 쉽지만은 않아 보인다. 부동산 경기 침체와 1000조 이상의 가계부체, 50조원 이상의 이자 상환으로 인해 가정 경제도 하락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런 와중에 외식업체를 더욱 어렵게 만들고 있는 것이 인력이다. 외식업소의 경우 항상 인력난을 겪고 있다.

쉽게 퇴직을 하는데 반해 좋은 인력을 구하기는 어렵기 때문이다. 규모에 관계없이 좋은 인재를 확보한 곳들은 회사의 근무조건이나 비전을 통해 직원들에게 신뢰를 주고 있는 곳들이 많다. 좋은 방향으로의 체질 변화는 극한 어려움 속에서도 위기를 극복할 수 있는 기반이 되어준다. 이번 호에서는 회사 부도 상황에서 직원들의 도움으로 재기에 성공한 일본 센다이의 (주)삼화레스토랑크리에이츠(이하 SRC)의 인재육성 노하우를 알아보고자 한다.

회사부도, 자연재해의 어려움을 직원들과 이겨낸 SRC(주)SRC는 고급 일식요리 전문점 <이와테>, <오오미야>, <우마이몬가쿠야>와 맥주 전문점<기린비어페스타>, <웰컴투더문>, 일본 전통 구이 전문점 <쿠라노쇼>, <타라후쿠>, 한식전문점 <서울어머니> 야키니쿠 전문점 <맹렬갈비> 등 다양한 업종의 외식업소를 직영점으로 운영하고 있다. 지난 2012년 총 매출액 200억원에 경상 이익 15억원을 기록하기도 했다. 하지만 이곳이 처음부터 지금의 모습이었던 것은 아니다. 1976년 일식전문점 <이와테>를 창업한 이래 승승장구해 2006년엔 가맹점을 포함한 회사 매출이 500억원까지 증가했다.

하지만 2005년 자연식 뷔페 레스토랑 <히나노>를 론칭하고 프랜차이즈로 확장하다가 회사부도로 이어졌다. 재기불능 상태에서 회사 임직원들은 오오미야 회장에게 찾아와 몸담았던 회사와 점포를 살릴 수 있다면 무보수라도 일하겠다고 의사를 표현을 했다. 임직원들의 말에 용기를 얻어 오오미야 회장은 포기하지 않고 회사 회생 절차에 들어갔다. 브랜드와 자산을 정리하고 법정 관리를 받을 수 있는 기회도 잡았다. 회장을 비롯해 전 직원이 모여 빚을 갚아나가면서 정상 궤도로 조금씩 돌아왔다.

하지만 2011년 3월 일어난 일본 동북지역 지진과 쓰나미로 또 한 번의 큰 위기를 맞게 됐다. 전기 가스 문제로 그 지역 대부분 외식업소가 한 달가량 제대로 운영할 수 없었다. 위기에서 또 한 번 직원들이 앞장섰다. 시간제 주부사원과 정직원 모두 회사를 떠나지 않고 점포와 회사 정상화에 힘을 보탰다. 이렇게 직원들이 자신들의 안위 보다 회사를 생각한 것에는 나름의 이유가 있었다.

직원을 함께 하는 동반자로 인식하는 경영자

지난 2010년 필자가 연수차 일본 센다이를 방문했을 때 일이다. 연수단 일행이 SRC의 <쿠라노쇼>를 방문했을 때 시간제 주부사원 2명을 소개받았다. 64세의 사쿠마상과 72세의 쿠라하시상의 근속년수는 각각 25년과 31년이었다. 그야말로 창업멤버로 점포와 동고동락(同苦同樂)을 함께 해온 직원들인 것. 오오미야 회장은 “이분들이 계셨기 때문에 이 점포와 우리 회사가 건재할 수 있었다. 두 분의 건강이 허락하는 한 계속해서 함께 하고 싶다”고 우리 연수단 일행에게 직원들의 노고에 진정성 있는 감사를 표했었다

맥주전문점 <기린비어페스타>에서는 4년째 아르바이트를 하고 있는 대학교 4학년 기무라상을 만났었다. 한국에서는 거의 드문 케이스라 즉석 인터뷰를 요청했다. ‘왜 이곳에서 4년씩일하고 있느냐’고 묻자 ‘자신을 가족처럼 대해주고 업무를 자세히 교육해주고 있기 때문’이라는 답이 돌아왔다. 이런 장기간 근무 직원들은 오오미야 회장이 직원들을 어떻게 생각하고 대해주었는지 알 수 있는 대목이다. 최고 경영자가 간부들에게 잘 해주니 그 간부들도 아르바이트 직원을 가족처럼 대해주고 있었던 것이다.

직원대우·복지제도 명문화로 소속감·능률 높여

SRC에서는 300명의 전 직원에 대한 직원 대우와 복지 내용을 사규로 만들어 모든 직원에게 회람시키고 있다. 직급별 급여제도, 퇴직금과 연간 3개월분의 상여금 지급 등 일반 회사와 비슷한 사원 대우 조건이 있는가 하면 작은 규모의 회사치고 독특한 것이 있다. 바로 목표달성 점포 전 직원 대상 월·분기별 보상금 제도와 결산 상여금 지급, 국내외 연수제도,연 6회 직급별 사내외 세미나 참가, 매월 실시하는 회장 세미나 자유참가, 사원 교류 비용 연 25만원 제공 등이다. 이외에도 시간제 주부사원과 아르바이트 직원에게 승급제도, 휴가제도, 리더 연수회 개최 등 다른 곳에서는 경험할 수 없는 좋은 제도를 아예 명문화해 시행하고 있다.

작년 1월 오오미야 회장으로부터 직원연수 프로그램 작성과 운영 협조 요청 전화를 받았다. 전 직원의 도움으로 결산 흑자가 났고 약속대로 직원 해외연수를 한국으로 보내고 싶다는 것이었다. 그해 2월 사장과 회장을 각각 단장으로 해 30여명의 직원이 두 팀으로 한국을 방문했다. 이때 안내를 하며 임직원과 사원이 격의 없이 대화하고 스킨십을 하는 모습을 볼 수 있었다. 즉 이런 제도들을 통해 직원들의 소속감과 충성심을 효율적으로 형성하고 있는 것이다. 회사와의 공동체 의식을 도모하는 100마디의 말보다 단 한 번의 실천과 명문화가 더 설득력 있는 것은 당연하다.

이렇게 한 기업의 회장이 모든 직원을 가족처럼 대해주니 직원들의 평균 근무기간은 당연히 길어질 수밖에 없다. 현재 SRC 직원들의 평균 근무 연수는 9년이다. 시간제 주부사원과 아르바이트 직원도 각각 평균 6년, 1년 6개월을 함께 일한다. 오래 몸담다 보니 소속감도 고취되고 개인 능력도 향상된다. 능력 향상은 고객 만족과 이익 창출로 이어진다. 이는 다시 직원 교육, 자기개발 기회를 제공하는 선순환 과정이 된다.

일을 하며 만나는 외식 경영자 중에는 경기 침체와 물가 상승 등의 요인보다 인력이 부족해 외식업을 유지하기 어렵다고 하소연하는 이들이 상당히 많다. 목마른 사람이 우물을 파듯이 외식업을 지속하고 싶다면 업소와 회사가 바뀌는 수밖에 없다. SRC처럼 직원을 동반자로인식해 가족처럼 대해주고 그에 따른 비전을 구체적으로 제시해주면 어떨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