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업가는 말보다 실행력이 중요

"창업가는 말보다 실행력이 중요하다. 무엇보다 실패하더라도 신용불량자로 전락하지 않을 수 있는 대비책을 반드시 마련하라."

다음 공동창업자인 이택경 프라이머 대표(45)가 최근의 과열된 창업 열기를 우려하며, 창업전선에 뛰어드는 젊은이들에게 당부하는 말이다.

이 대표는 지난달 중소기업청으로부터 '전문엔젤투자자'로 선정됐다. 그 첫 투자 대상으로 `공사마스터`를 선정했다. 공사마스터는 지게차·굴삭기·크레인·사다리차·스카이 등 5100여대의 건설장비 네트워크를 확보, 원하는 공사 현장에 기계를 저가로 빠르게 매칭시켜주는 업체다.

이 대표는 "공사 현장과 프로젝트별로 어떤 장비가 필요한지를 전산화하고 이를 통해 원하는 가격으로 가장 가까운 곳에서 건설 장비를 손쉽게 조달할 수 있도록 서비스를 제공하는 비즈니스"라며 "건설 중장비들은 정보의 비대칭성이 존재하기 때문에 수요는 충분하다"고 설명했다.

전문엔젤투자자는 정부 자금인 모태펀드로부터 투자금의 최대 2배까지 공동 투자를 이끌어 낼 수 있다. 이 대표는 우선 국내시장을 대상으로 영업을 확장한 뒤 글로벌 시장으로 진출도 모색한다는 포부다. 건설현장의 원가경쟁력은 장비를 저렴한 가격으로 제때 조달할 수 있느냐가 중요하기 때문에 공사마스터 서비스는 시장성이 충분하다는 판단이다. 고부가가치 모바일 광고업체인 '모비데이즈'도 이 대표가 전문엔젤투자자 자격으로 고른 업체로 조만간 투자를 앞두고 있다.

이 대표는 2010년 벤처 1세대 창업가와 함께 스타트업(창업 벤처기업) 투자를 위한 프라이머를 설립, 현재까지 총 27개 스타트업에 투자해 왔다. 프라이머의 창업실습 프로그램인 '엔턴십'을 통해 300여개팀 등을 포함해 국내 최다 창업팀을 발굴했다.

이 대표는 전세계 어린이들의 그림그리기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인 '주니몽'과 함관리 애플리케이션 '리멤버', 동영상 명함 서비스인 '500비디오스', 다양한 인테리어를 찾아보고 스크랩할수 있는 인테리어 플랫폼 '버킷플레이스' 등에 엔젤투자자로 참여했다.

그는 엔젤투자자로서 투자 기업을 고를 때 돈보다는 경영, 재능보다 진정성, 능력보다는 자질에 중점을 둔다. 이 대표는 "사업에 실패한 벤처기업가들은 돈이 부족한 걸 원인으로 생각하지만 본질은 경영 실패"라며 "또 능력은 좋지만 창업가로서 진정성과 자질이 부족하면 미래 성장을 담보하지 못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엔젤투자자는 단순히 자금만 대주는 게 아니라 선배 창업가로서 먼저 경험했던 노하우를 전수해 시행착오를 줄일 수 있는 멘토 역할을 해야 한다"는 철학을 밝혔다.

그는 "간혹 취직이 안 돼 창업을 준비하는 경우도 있을 만큼 창업 과열 기미도 엿보인다"며 "창업의 분명한 목적을 갖고 확신이 서지 않으면 스타트업에서 인턴을 해보는 것을 권한다"고 조언했다. 이 대표는 이어 "내가 만들고 싶은 제품과 서비스가 아닌 고객들이 사고 싶은 제품과 서비스를 찾아내야 한다"고 주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