착한 프랜차이즈가 인정받아야 하는 이유!

이 땅에 프랜차이즈가 첫 선을 보인 지 어언 40년의 세월이 지났다. 이제 풋풋한 청년기를 지나 세상일에 미혹되지 않고 스스로 책임을 질 줄 아는 불혹의 나이에 접어든 셈이다. 10년 사이에 양적 성장도 눈부실만하다. 브랜드의 수나 가맹점수, 그리고 국가경제에서 차지하는 비중 역시도 2배를 훌쩍 뛰어넘을 정도로 우수한 성적표를 거뒀다.

하지만, 커진 몸집에 비해서 부실한 점도 인정하지 않을 수 없는데, 정부가 발표한 조사 자료에 의하면 가맹본부의 평균 업력이 6년을 넘지 않는다는 점은 사상누각의 현실을 그대로 보여준다. 여기에 일부이겠지만 프랜차이즈 사업을 마치 순식간에 돈을 끌어모을 수 있는 마술상자로 여겨 손쉽게 브랜드를 만들었다가 무책임하게 사업을 포기하는 폐단 역시도 사라지지 않고 있으니 가슴 아픈 일이 아닐 수 없다.

세상의 이치를 아는 나이가 되면 무모한 도전이나 허황된 꿈을 쉽게 꾸지 않는다. 가맹점의 고충과 어려움과 성공의 결실을 함께 나누고자 하는 솔직함과 자상함을 경영의 최우선 가치로 삼는다면 절대로 창업자에게 허황된 꿈과 쉽게 돈버는 요령을 제시하지 말아야 한다. 하지만 아직도 대중매체나 인터넷을 비롯해 가용한 수단을 총동원하여 허위광고나 과장된 표현을 아주 자연스럽게 떠들어대는 사례를 어렵지 않게 접하곤 한다.

물류수익이나 정당한 로열티 수입이 아닌 개설이익에 치우쳐 가맹점수가 한계에 이르면 오히려 본사가 어려워져 사라지는 브랜드는 전형적인 프랜차이즈 후진국의 양상이다. 사업 다각화란 명목하에 모(母) 브랜드가 안정화되기도 전에 또 다른 브랜드를 론칭해서 결국 모두 어려워지는 경우 역시 경계해야 한다.

시중에서 쉽게 구입할 수 있는 상품까지도 납득하기 어려운 가격으로 강제를 하거나 정당한 절차에 의해 계약종료를 했음에도 동종업종 창업을 제한하는 부당한 경쟁행위, 도저히 수익성을 내기 어려운 비싼 자리에 점포를 구입하도록 부추기는 행위 등도 이제는 마땅히 사라져야 할 심각한 병폐가 아닐 수 없다.

이러한 폐해를 줄이기 위해 만들어진 ‘가맹사업 공정화에 관한 법률(일명 가맹사업법)’은 힘의 균형이 일방적으로 본사로 기우는 것을 방지하는데 일정 부분 기여했지만 교묘하게 법망을 피해가면서 자신의 이득만을 취하려는 일부 몰지각한 가맹본부의 횡포를 견제하는데 한계를 보인 것도 사실이다.

정부 당국이나 전문가들이 주의를 당부하고 있지만 결국 부당한 브랜드를 솎아 내야할 최종 책임은 창업자에게 있다. 가맹계약을 하기 전에 반드시 정보공개서를 꼼꼼히 챙겨보기를 바란다. 특히 정보공개서가 등록되지 않았거나 열람을 주저하는 브랜드는 예의주시해야 한다.

설령 공정위에 등록되었다 할지라도 부채율이 지나치게 높거나 가맹점수 대비 직원수가 현저하게 적은 경우, 신규 개설대비 폐점률이 높은 브랜드는 피하는 것이 좋다. 법적 분쟁이 잦거나 실질적인 오너와 법적 대표가 다른 경우에도 냉철한 판단력이 필요하다.

언론이나 인터넷을 통해서 악성루머나 스캔들이 자주 노출되는 브랜드 역시도 착한 브랜드로 인정하기에는 꺼림직하다. 이런 브랜드일수록 자신의 치부를 감추기 위해서 미사여구가 화려할 수밖에 없다. 속빈 깡통이 요란한 법! 특히 수익을 보장한다든지, 장사가 안 되면 점포를 인수해 주겠다는 식의 헛된 약속에 현혹되지 말기를 바란다.

물론 이 땅에는 성실하고 착한 프랜차이즈가 훨씬 많다. 기본기도 없이 무늬만 프랜차이즈인 브랜드를 골라내서 착한 프랜차이즈가 더욱 인정받아서 어렵고 힘들게 창업을 결정한 가맹점사업자에게 꿈과 희망을 주는 상생의 관계가 정립될 수만 있다면 아픈 상처는 과감히 도려낼 필요가 있다. 물론 정부당국과 본사의 노력만으로는 한계가 있다. 가맹점사업자도 착한 파트너의 자격을 갖추고 적극 협조해야 착한 프랜차이즈가 성공프랜차이즈가 될 수 있는 공식이 성립된다.

한 가지 다행스러운 점은 자신의 손으로 맥도날드나 스타벅스를 능가하는 다국적 프랜차이즈 브랜드를 직접 만들어보겠다는 신념하에 열심히 공부하고 현장에서 실무를 익히는 청년들이 의외로 많다는 것이다. 이런 청년창업가들이 착하고 성실하게 꿈을 키우면 반드시 성공할 수 있다는 분명한 사실을 보여줄 책임이 우리에게 있다는 점을 잊지 말아야 한다. 프랜차이즈 업계에 솔직함과 성실함(Frankness), 약속을 했으면 반드시 지켜야 한다는 상식이 통하는 그런 세상이 하루빨리 왔으면 좋겠다.

박민구 두드림창업경제연구소 소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