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업자가 들어야 할 소리 3가지

성(聖) = 입(口)보다 귀(耳)를 우선하는 임금(王)

“모든 리더(leader)는 리더(reader)이다”라는 말이 있다. 엄청난 변화를 따라가기 위한 지속적 학습의 중요성을 강조한 말일 것이다. 그러나 더욱 중요한 것은 바로 듣기(listening)이다.

실제로 과학적 연구에 따르면 우리 인간은 깨어있는 시간의 70% 정도를 타인이나 외부와의 커뮤니케이션, 즉 의사소통에 사용하고 있다. 전체 의사소통의 비중을 보면 무엇보다 듣기가 절반가량을 차지하고 있으며, 나머지 중 35%가 말하기이며, 다음에 쓰기와 읽기 순이라고 한다.

옛날 군왕이 알아야 할 국가 경영의 원리와 반드시 행해야 할 핵심사항 등에 관한 내용을 가리켜 성학(聖學)이라 한다. 현대판 기업경영의 사장학(社長學)인 셈이다. 여기서 성(聖)이란 글자는 바로 제왕을 나타내는 말이다. 글자를 풀어 보면 임금(王)은 입(口)보다 귀(耳)를 우선해야 한다는 뜻을 나타내고 있다. 결국 리더는 말하는 것 보다는 주위의 이야기를 듣고 사정을 헤아리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는 것을 시사함이리라.

기업경영은 종종 버스 운전에 비유된다. 우리네 인생처럼 기업경영도 그 목표지점인 종착역을 향해 달려가는 버스 여행(journey)에 다름 아닌 것이다.

이때 가장 중요한 것은 운전사(driver)의 역할이다. 기업에서 보면 바로 CEO를 비롯한 경영진이 바로 운전사인 것이다. 아무리 그 버스가 최고급 첨단이라 할지라도 운전사가 무면허이거나 음주운전, 난폭운전을 한다면 그 버스의 운명은 뻔한 일이다.

여기서 종업원(people)은 버스의 엔진, 즉 조직의 역량에 해당되며, 고객과 시장정보는 연료(fuel)에 해당한다. 주행거리에 따라 연료를 계속 주입해야 하듯이 고객과 시장에 대한 정보는 계속 새롭게 공급되어야 한다.

또한 목적지까지 가기 위한 정교한 지도(map)는 전략이며 가는 길(route)은 업무프로세스이다. 자격 있는 운전사라면 이러한 요소를 모두 갖추고 승객을 빠르고도 안전하게 모셔야 한다.

여행에서 선택한 목적지(전략목표)까지 확실하게 그것도 경쟁사 버스보다 늦지 않게 도착하기 위해서 운전대를 잡은 사람이 반드시 들어야 할 목소리(voice)가 있다. 그것은 바로 종업원의 소리(VOE), 고객의 소리(VOC) 그리고 프로세스의 소리(VOP)가 그것이다.

경영자가 들어야 할 3가지 소리… 종업원·고객·프로세스

우선 기업경영에서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종업원(employee)의 소리이다. 직원들은 그 기업이 만나는 최초의 시장(first market)이자 고객보다 그 조직의 내부 사정에 밝다. 기업의 최고 자산인 직원들의 의사와 요구는 직원만족도(ESI) 조사 등을 통해 지속적으로 파악되고 그 결과를 경영에 반영하는 것이 중요하다. 직원의 불만족은 바로 고객 불만족으로 이어지기 때문이다.

다음으로 고객의 소리이다. 자신의 고객(customer)들이 원하는 바를 바로바로 파악하는 일이다. 이제 웬만한 기업치고 고객만족도(CSI)조사를 안 하는 곳은 거의 찾아보기 어렵다. 이러한 고객의 소리는 해당 기업에 있어선 중요한 경영정보이자 자산이 되고 있다. 자사 제품(서비스)에 대한 호감, 칭찬은 말할 것도 없거니와 그와 관련한 불만 제기 또한 소중한 것으로서 고객의 문제제기가 아니었다면 따로 비용을 들여 조사를 해야 하는 것이기 때문이다.

따라서 기업은 온라인 오프라인 할 것 없이 모든 채널을 동원하여 이러한 고객의 니즈, 요구, 불만 등을 리얼타임으로 수집하고 분석하는 체제를 갖추는 것이 마케팅의 기본이다. CRM 등 각종 마케팅 시스템에 의해 분석, 파악된 고객의 소리는 경영목표 설정에서부터 신제품 개발, 내부 프로세스 혁신에 이르기까지 경영활동의 생생한 근거이자 밑거름 역할을 할 것이다.

마지막으로는 프로세스(process)의 소리이다. 고객을 만족시키기 위한 업무흐름 내지 작업체계인 프로세스를 지속적으로 개선하고 혁신하고자 하는 노력만큼 중요한 것도 없다. 현재 국내 기업에서 가장 인기를 끌고 있는 혁신기법인 Six Sigma도 이러한 업무프로세스의 획기적 개선을 겨냥하고 있는 것이다. 요컨대 조직의 내부 프로세스에 귀를 기울여 일하는 방식을 지속적으로 개선해 나가지 않는다면 그 조직의 경쟁력은 순식간에 저하될 것이기 때문이다.

이러한 3가지 소리는 따로따로 존재하는 것이 아니라 서로 긴밀하게 연관되어 있기 마련이다. 사실 경영이란 이 소리들을 어떻게 파악하고 그 진실을 이해할 것인가에 관한 문제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결국 경영자들이 이러한 3가지 소리만 제대로 듣는다면 일단 안전운전에는 큰 문제가 없을 것이다.

문제는 그러한 소리를 지속적으로 또한 제대로 듣고자 하는 조직의 마음자세이다. 높은 성과를 실현한 최고경영자들의 공통적 특징을 보면 그들은 항상 부하직원의 충고를 구하고, 경청을 하는 특성을 동시에 가지고 있다는 것이다. 우리가 귀는 두개, 입은 하나인 이유 역시 듣는 일이 중요하다는 조물주의 뜻일 것이리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