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밥전문점

바쁜 아침 김밥이 아니라면 주린 배를 부여잡고 점심까지 버티는 날이 허다했을 필자는 일주일이면 두세 차례 각종 김밥의 향연을 벌이곤 한다. 다른 사람들도 마찬가지겠지만 필자도 김밥을 펼치고 맨 처음 집어 드는 부분은 늘 김밥의 양끝인 꼬투리 부분이다. 가끔 집에서 어머니가 김밥을 말아주시기라도 하는 날이면 옆에 자리를 잡고 앉아 손길이 가는 것도 김밥의 미끈한 몸통 부분이 아니라 들쑥날쑥, 삐뚤삐뚤한 김밥의 양쪽 끝 모서리다.

그 이유는 뭘까? 굳이 과학적인 이유를 붙이자면 김밥의 양 끝부분은 밥의 양보다 기타 내용물들의 양이 많기 때문에 김밥의 그 어느 부분보다도 상대적으로 맛이 있지 않을까 하는 추측을 하게 한다. 그렇지만 이러한 과학적 이유보다는 감각적이고 과거에 대한 향수와 같은 추억들이 이미지화되는 것에 있지 않을까 싶다. 김밥이 귀하고 귀했던 어린시절 학교에 싸가지고 가야하는 몸통 부분은 아껴두고 꼬투리를 집어먹던 그 아릿한 추억의 이미지들이 꼬투리에 대한 애착으로 표현되는 듯 싶은 것이다.

그러나 집에서든, 음식점에서든 김밥의 양 끝부분은 김밥 한 줄에 딱 두개로 한정되어 있다는 것이 문제라면 문제다. 이러한 소비자의 욕구에 맞춰 한 김밥 프랜차이즈 전문점에서는 김밥의 양끝만으로 이루어진 ‘꼬뚜리 김밥’을 개발해 주목을 끌고 있다. 자체적으로 개발하고 특허를 획득한 ‘꼬투리 김밥용 틀’은 김밥의 가장 맛있는 부분인 양 끝부분을 한줄반의 분량으로 맛볼 수 있도록 고안된 특수 김밥틀인 것이다.

또한 꼬뚜리의 문제인 각종 내용물들의 양이 일정치 않다는 단점을 개선해 밥알의 양이나 기타 내용물들을 일정하게 조절할 수 있도록 함으로써 김밥의 어느 부분을 맛보아도 동일한 맛을 느낄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또한 경기도 이천에서 생산되는 쌀을 이용해서 그날 그날 필요한 양만큼 본사에서 직접 도정한 후 각 가맹점에 24시간 공급하고, 눅눅해짐을 최소화하기 위해 고품질의 구운 햇김을 사용하며, 밥의 양이 적은 것을 감안하여 단무지나 기타 내용물의 염도를 낮추어 고품질의 맛을 보유하고 있다는 점도 소비자에게 인정받는 주요한 이유가 되고 있다.

창업비용은 10평 기준으로 가맹비 600만원, 평당 인테리어비 140만원, 주방집기 및 비품 등 4,050만원으로 총 6,050만원이 투자되었으며, 마진율은 44%에 이른다. 가격대는 야채김밥, 치즈김밥, 김치김밥, 천사채 샐러드 김밥 등은 이천원대이고 고추김밥, 불고기, 누드날치, 참치, 새우, 모듬 등의 특수 김밥은 삼천원대이다.

보통 김밥 기준으로 양이 한줄반 정도 되니까 가격은 그리 높다고 보기 힘들다. 주 고객층은 과거에 대한 향수에 젖는 30~40대부터 어린 학생들에 이르기까지 다양하고, 각종 김밥류의 매출이 고른 편이지만 특히 치즈와 참치, 고추 김밥의 매출이 높다고 한다.

“희망이란 본래 있다고도 할 수 없고 없다고도 할 수 없다. 그것은 마치 땅 위의 길과 같은 것이다. 본래 땅 위에는 길이 없었다. 한 사람이 먼저 가고 걸어가는 사람이 많아지면 그것이 곧 길이 되는 것이다.”라고 루쉰이 ‘고향’에서 말했었다. 없는 길을 내는 고단함과 용기로 움이 자신에게는 ‘성공’이 되고, 타인에게는 ‘희망’이 되는 듯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