냉면전문점

최근에는 고객의 감성을 자극하는 이미지 전략인 감성마케팅을 실시하는 업종이 음식업, 도·소매업, 서비스업 등 전 분야로 확대되면서 그 방식도 다변화되고 있다. 먼저 음식업으로 대중적 스테디셀러에 점포의 이미지를 추가하여 고객의 관심을 받고 있는 업체가 있어 소개한다. ‘냉면전문점’을 표방하는 이 업체는 날씨가 쌀쌀해지면서 시작되는 겨울철 비수기 때문에 고민을 거듭하다 ‘왕냉면’에 ‘왕온면’을 추가하면서 계절적 요인으로 인한 매출액 감소 문제를 시원스레 해결했다.

냉면전문점의 특성상 여름에는 ‘차가움’, ‘시원함’이라는 이미지가 고객의 발길을 머물게 하지만, 4계절이 뚜렷하고 더구나 겨울이 여름보다 더 긴 우리나라의 경우에는 이와 같은 획일적 이미지가 비수기의 원인이 되기도 한다. 따라서 이 점포는 계절별 주 메뉴를 달리하는 전략으로 ‘왕온면’을 개발하여 비수기를 슬기롭게 넘기고 있다.

여름에는 시원한 냉면을, 겨울에는 따뜻한 온면을 내놓아 연중 고른 매출을 올리고 있는 것인데, 특히 온면은 해물 샤브샤브 육수를 우려내 만들기 때문에 얼큰한 맛을 좋아하는 인근 직장인들의 발길이 늘고 있다. 이 점포는 여름의 경우 냉면 단일항목을 판매하여 하루 70만원의 매출을 올리고 있으며, 9월부터는 온면을 내놓아 여름매출의 3/2정도를 보충하고 있다고 한다. 개점 당시에는 냉면전문점으로 창업했는데 임대료를 제외하고 창업 비용으로 5,700만원 정도를 투자했다.

또 다른 냉면집은 기존 냉면을 업그레이드한 칼라냉면으로 젊은층과 여심을 끌고 있다. 이곳은 고유의 냉면색깔인 메밀색 대신에 녹차, 오미자, 신선초 같은 약재나 들국화, 홍화씨, 석류 원액 등을 함유해 곱고도 고운 한국적인 고유의 색감을 자랑하고 있다. 보기 좋은 것이 먹기도 좋다는 말도 있듯, 냉면이 나오면 고객들은 확 휘저어 입에 가져가지 못하고 한동안 고운 색을 감상하곤 한다고 한다.

또한 이곳의 냉면은 고명으로도 브로컬리, 인삼, 해초 등과 같은 웰빙 지향적인 11가지 재료를 사용하기 때문에 한입 한입 먹을 때마다 다른 맛을 느낄 수 있다. 이곳의 냉면은 점주가 특별히 작명한 ‘구룡면’이라는 이름을 가지고 있는데 각기 색깔이 다른 9가지의 면이 또아리를 틀고 있는 모양새가 용의 승천하는 모습처럼 보였기 때문이라고 한다.

또 다른 사례로는 연말에 적합한 ‘시즌 마케팅’으로 한참 활발한 영업을 준비하고 있는 업체들이다. ‘신년 결심돕기’를 슬로건으로 준비중인 이 업체는 금연, 금주, 소심한 마음 바꾸기 컨설팅 등과 더불어 적성검사를 통한 취업·창업 컨설팅, 성공학 서적, 플래너 등의 성공촉진 도구들을 판매한다. ‘성공을 도와주는 가게’라는 별칭을 가지고 있는 이 업체는 시간관리에 관한 무료컨설팅을 실시하기도 하는데 시간관리 특강 25석은 늘 성황이지만 요즘처럼 찬바람이 불기시작하면 예약 없이 수강을 할 수 없을 만큼 초만원을 이룬다고 한다.

이곳에 참석한 수강생들은 무엇보다 흐트러진 마음을 다잡을 수 있어서 유익했고 시간을 효과적으로 활용할 수 있는 방법을 깨달았다고 입을 모은다. 또한 의미 없는 술자리가 이어질 수 있는 연말의 시간들을 자신의 미래를 위해 투자하고 싶은 사람들과 더불어 지내면서 재충전의 기회로 삼고 있다면서 뿌듯한 표정을 보이고 있었다.

추워, 추워’를 연발하는 속에서도 겨울을 유난히 좋아하는 건 곱고 고운 눈도 눈이지만, 공선옥의 ‘사는 게 거짓말 같을 때’에서 접한 한 구절 때문이기도 하다. “마지막과 처음 한 해의 맨 마지막 계절은 겨울이다. 그리고 한 해의 맨 처음의 계절 또한 겨울이다. 겨울 속에는 그렇듯 마지막과 처음이 함께 있다.” 그렇다. 겨울에는 시작과 끝이 공존한다. 어느덧 찬바람이 불기 시작하는 요즘 한발 빨리 겨울을 준비하는 지혜만이 내일의 결과를 희망으로 바꿀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