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양음식전문점

최근의 소상공인관련 실태조사에 따르면 우리나라 전체근로자 가운데 자영업종사자 비율은 29.5%로 OECD평균의 2배를 넘어 업체수가 240만개에 이르고 있으며 과당경쟁에 따라 폐업율이 무려 90%에 육박하고 있다고 한다. 특히 외식업의 경우 영업을 시작한지 일년도 되지 않아 영업을 포기하는 업체가 비일비재한 것으로 드러났다. 이러한 원인으로는 중·장년층의 조기 퇴직과 청년층의 미취업으로 인한 유휴인력이 대거 창업전선에 뛰어들었기 때문인데, 이러한 와중에도 외식업 창업은 우후죽순처럼 계속되고 있어 그 심각성이 줄어들지 않을 전망이다.

이웃나라 일본의 경우 인구 1억2천명에 외식업체수 80만5천여개, 미국은 인구 2억8천명에 87만8천여개인 외식업수에 비해 우리나라는 인구 4천8백명에 75만여개의 외식업체가 난립하여 그 포화치를 넘어서고 있는 것이다. 현실이 이렇고 보니 채 일년을 견디지 못하고 폐업을 고려하는 업체가 절반이상 되는 것이다.

그러나 되는 점포는 된다.

사실 나름대로 음식에 자신 없는 음식점이 있겠는가? 나름대로 친절하려고 노력하지 않는 점포가 있겠는가? 다만 이 ‘나름대로’가 문제인 것이다.

점포의 성공은 사업주의 기준이 아니라 소비자의 기준에 따라야 하는 것이다. 소비자는 까다롭고 야멸치다. 어디서나 맛볼 수 있는 음식, 어디서나 느낄 수 있는 그럭저럭한 친절함, 식상한 인테리어로는 도도히 코를 높이고 있는 미색의 여인같은 소비자를 유혹할 수 없다. 새로운 무언가가 필요하다.

이러한 신선함을 펀(Fun, 즐거운) 마케팅에서 찾아낸 업체가 있다.

지방 중소도시 멀티플랙스 영화관 내에 입점한 중규모의 레스토랑인 이곳은 사실 멀티플랙스 영화관의 유동인구를 타겟으로 창업했으나 불황의 여파인지 바로 아래층에 위치한 30여개의 소규모 외식업체들에게 손님을 빼앗기고 있었다. 점주가 스스로 판단해 보아도 간단한 식사와 영화로도 큰맘을 먹어야 하는 불황에 객단가가 1만5천원이상의 레스토랑에 쉽게 발걸음을 할 손님이 많지 않을 법했다.

그렇게 고민의 세월이 흐르던 어느 날 답답한 마음으로 집에 들어선 순간 아빠라면 자다가도 달려 나오는 유치원생 아들이 TV에서 눈길을 떼지 못하며 간단한 말인사로 반가움을 대신하는 것이 아닌가? 무엇을 그리 재미있게 보는지 궁금하던 점주는 TV로 다가섰고 아주 간단한 마술에도 환호성을 지르는 아이를 보며 무릎을 ‘탁’쳤다고 한다. 새로운 볼거리와 신선한 즐거움을 제공하는 ‘매직공연 레스토랑’으로의 변화를 기획하게 된 것이다. TV에서만 보던 마술을 직접 접할 수 있게 된 독특함은 고객의 뇌리에서 쉽사리 잊혀지지 않았고 이내 입소문이 났다. 특히 마술이벤트를 진행하는 외식업체가 거의 없는 지방 중소도시에 입지한 덕분으로 그 특이성이 빛날 수밖에 없었다.

현재 주고객층은 20-30대의 젊은층으로 청혼이나 기념일 등의 특별한 날에는 미리 요청하면 개별 고객을 위한 특별 마술도 준비된다. 최근에는 입소문이 나면서 마술을 좋아하는 어린이들에게 이를 접하게 해주려는 고객이 많아져 가족단위의 고객이 점점 늘고 있는데, ‘매직공연 레스토랑‘으로 변신을 꽤한지 두 달 만에 주말 저녁의 경우 예약을 하지 않으면 식사를 할 수 없을 만큼 성황이라고 한다.

또한 점주는 마일리지포인트카드를 마련하여 적립된 포인트에 따라 같은 건물의 영화관람권을 제공하고 당일의 영화관람표를 제출하면 전체 금액의 10%를 할인해 주기도 하는 등 극장과의 마케팅 공조를 통해 고정고객 확보에 힘쓰고 있다.

요즘 고객들은 그저 그런 먹거리에 돈을 쓰고 싶어 하지 않는다. 신선한 볼거리와 직접 참여할 수 있는 이벤트가 접목된 특별한 무언가를 원한다. 신선하고 독특하여 고객의 즐거움이 배가되고 밝은 표정으로 매장을 나설 수 있는 마케팅 방안을 고안해 내야만 성공할 수 있다. 이런 행복한 즐길 거리가 없다면 그 점포는 이미 쇠락의 일선에 있는 셈이다.

타 점포와의 차별화. 그것만이 유일한 생존의 방안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