치킨전문점/PC방

요즘 거리를 걷다 보면 한 점포에 두개의 간판이 나란히 걸린 점포를 흔히 볼 수 있다. 이러한 전략을 흔히 숍인숍(shop in shop) 마케팅이라 하는데 이는 하나의 점포 안에 다른 점포가 입점하는 방식의 사업전략이다. 이 방식은 특히 매장의 임대료가 높은 경우나 상호 보완재를 판매하는 경우 우수한 매출신장 효과를 나타내는데 이를 응용하여 불황에도 불구하고 매출이 향상된 업체가 있다.

첫 번째 업체는 개업한지 5년 정도 된 고가의 부위별 치킨을 판매하는 점포였다. 그러나 불황이 장기화되면서 저렴한 메뉴를 선호하는 고객이 늘어나게 되었고 따라서 매출액이 현저히 감소하여 그 타개책 마련에 고심하고 있었다. 사업주도 매출액 감소의 원인이 불황에 적합하지 않은 고가브랜드 때문이라는 점은 파악하고 있었지만 이미 일정수의 단골고객을 확보하고 있는 기존의 점포를 포기할 수도 없었다. 이런 저런 고민 끝에 사업주가 선택한 전략이 ‘한 점포 두 브랜드’ 전략이었다.

원래 점포인 고가의 치킨점을 그대로 유지하면서 치킨 한 마리에 4,000정도하는 저가브랜드를 복합 창업하는 방식으로 숍인숍 마케팅 방법을 응용한 것이다. 이러한 가격복합화 전략을 통해 고가와 중/저가의 두 시장 모두를 동시에 공략할 수 있어 지속적인 매출을 유지할 수 있었던 것이다. 또한 기존에 운영 중이던 점포와 동일한 아이템인 치킨 집을 복합 창업하였기 때문에 설비의 재투자 없이 두개의 시장을 모두 공략할 수 있어 더욱 효과적인 혁신 방안이 될 수 있었다.

또 다른 점포는 복합문화공간으로 변신에 성공한 PC방인데, 기존의 어두침침한 분위기에서 벗어나 환하고 깔끔한 카페식 PC방을 표방하고 있다. 예전의 PC방에서 제공하던 일반 음료와 식사가 단순히 식사를 때운다는 개념이었다면 지금은 그 자리에서 직접 만들어 제공되는 신선한 샌드위치, 햄버거 등의 패스트푸드와 간단한 라이스까지 즐길 수 있는 카페테리아로 진화되었으며 또한 캐릭터 상품을 살 수 있는 캐릭터 숍까지 갖추고 있다.

이밖에도 사용자의 목적에 최대한 적합하도록 공간을 섹션화한 PC방도 인기를 얻고 있다. 과거 PC에서 내방목적과 무관하게 통째로 관리되던 공간을 커플들을 위한 커플실, 데이트레이더를 위한 사이버증권방, 화상채팅족을 위한 영상채팅방, 여성만을 위한 `레이디존' 등으로 나누어 고객의 최대한 편안한 환경에서 시설을 활용할 수 있도록 지원한 것이다. 이러한 사업방식은 고객의 만족도를 고양할뿐만 아니라 각 영역별로 활용빈도가 높은 S/W만을 셋업하면되기 때문에 사업주 입장에서도 고정비를 줄일 수 있는 장점이 있다.

“김중배의 다이아몬드가 그렇게 좋더냐!!”며 심순애의 사랑을 원망하던 신파극의 주인공 이수일은 왜 그런 배신을 당했을까? 심순애가 애타게 바라던 그 무엇을 줄 수 없었기 때문이 아닐까? 점포의 경영도 마찬가지이다. 무한한 고객의 요구를 언제든 처리할 수 있는 ‘고객만족’을 넘어선 ‘고객졸도’만이 돌아서는 고객을 향해 신파를 읊조리지 않을 유일한 방안일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