테마 음식점

이제 펀마케팅(Fun-Marketing)은 시대적 주류로 세계 각지에서 상품의 구매와 동시에 즐거움을 추구하는 각종 아이템들이 등장하며 소비자들을 유혹하고 있다. 이중에도 놀라운 속도로 자본주의에 적응하고 있는 중국인들의 각종 아이디어가 밀집된 테마 레스토랑들이 눈길을 끄는데, 독특한 아이디어로 무장한 식당들의 공통된 특징은 기발한 발상으로 대중의 인기를 한 몸에 받고 있다는 점이다.

먼저 ‘축구 레스토랑’을 표방하는 이곳은 최근 축구마니아가 늘고 있는 추세에 따라 오픈한 것으로 일행 중 한명이 식당입구에 마련된 골대에 골을 넣어야만 입장할 수 있는 것이 가장 큰 특징이다. 식당측은 골 넣을 기회를 10회 제공하는데 골대가 5미터밖에 있는지라 넣지 못하는 손님도 많다고 한다. 그런데 더 기가 막힌 것은 골인이 인정되지 않으면 밥도 못먹고 쫓겨나야 하는 처지에 이른다는 것이다. 식당 매니저는 “축구 마니아들을 위한 식당이라 어쩔 수 없다”며 웃어보였는데 운동신경이 둔한 남자가 애인과 함께 방문했다가 그 꼴이 된다면 그 커플의 미래가 암담하겠다는 생각에 미소를 절로 나는 곳이다.

상하이에 있는 ‘감옥컨셉’식당 또한 확실한 ‘테마’로 소비자들의 눈길을 사로잡고 있다. ‘감옥컨셉’의 주점이나 식당이야 우리나라에서도 심심치 않게 눈에 띄지만, 상하이의 식당은 장난을 웃도는 진지함으로 과연 수준급이다. 죄수복을 입고 수갑이 채워진 체 입장한 손님들은 철창에 갇혀 종업원에게 ‘메뉴판’을 애걸해야 하고 음식이 나오면 그제야 수갑이 풀린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젊은층으로부터 높은 인기를 구가하고 있는 이유는 ‘사형’, ‘화형’(새우구이) 등의 이름이 붙은 음식들의 맛이 가히 수준급이기 때문이다. 고객을 즐겁게 하는 이벤트나 컨셉도 결국 확실한 음식 맛에 기반을 두어야하는 것이다.

한편 ‘퍼즐’을 주요 전략으로 내세운 암호와 반전이 가득한 식당도 눈에 띈다. 이 식당은 들어가는 일부터 쉽지 않은데 건물 밖에는 간판도 없을 뿐더러 출입문에 구멍 숭숭 뚫린 돌판이 손님들을 당황하게 하기에 충분하다. 알고 보니 식당 문을 여는 열쇠는 바로 전화다이얼처럼 구멍이 뚫린 바로 그 돌판인데 특정구멍에 차례로 손을 넣어야만 식당 문이 열린다. “매일 번호가 바뀌기 때문에 방문 전에 전화예약을 해야 출입번호를 알려준다”는 것이 식당측의 설명이다.

이밖에도 화장실 문이 손잡이가 달린 반대쪽으로 밀어야 열리게 되어 있어 깜박 속은 손님들을 화장실 밖에서 ‘끙끙’거리게 만들기도 하는 등 손님을 골탕 먹일 궁리로 일색인 식당인 듯하다. 그러나 손님들의 반응은 뜨겁다. 천편일률적인 점포들 사이에서 친구들과 연인과 놀이를 즐기면서 식사를 할 수 있는 재미가 고객들에게 놓치기 싫은 만족감을 주고 있는 것이다.

“대개의 이야기 안에는 감추어진 비밀이 들어 있어 깊이 귀를 기울이면 그 비밀의 문이 살며시 열린다. 이 이야기 안에는 진정 우리가 누구인지, 왜 우리가 여기에 살고 있는지, 삶에서 참으로 중요한 것은 무엇인지를 아는 비밀이 담겨 있다.”라고 레멘이 ‘그대 만난뒤 삶에 눈떴네’에서 말했었다.

성공한 점포에 감추어진 비밀을 살펴보면 고객이 원하는 바에 가만히 귀를 기울였다는 단한가지의 진리를 깨닫게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