핫도그, 아이스크림전문점

의학계에서는 향후 30년이내에 인간의 수명이 150세를 넘어설 것이라 자신하지 않는가? 그렇다면 사오정(45세에 정년퇴직), 오륙도(56세까지 회사생활을 하면 도둑놈이라는 은어)라는 기막힌 신조어를 기준으로 계산해 볼 때 퇴직후 살아가야 할 제2의 인생이 적게는 30년에서 많게는 45년 이상이나 된다.

하긴 요즘 젊은이들에게 물어보면 그래도 젊은 시절 조직에 속해보기라도 하면 다행 아니냐고 반문한다. 이태백(이십대 태반이 백수)이라는 자조어린 신조어를 들으며 눈물을 삼켜야 하는 젊은층들이 많아지면서 아예 처음부터 취업대신 창업을 선택하는 젊은층도 급증했다.

취업을 포기하고 과감히 shop in shop(복합매장)을 개점하여 이제 부모님께 불효하지 않는 것이 가장 기쁘다며 환하게 웃는 효자 점주도 처음부터 복합점포를 성공시킨 것은 아니라고 한다.

사업초기 아이스크림전문점을 개설했던 점주의 가장 큰 고민은 생각보다 매출이 신통치 않다는 것이었다. 실평수 13평짜리 1, 2층 매장에서 올리던 월매출액이 고작 500만원 안팎이었으며, 특히 아이스크림이라는 아이템의 특성상 성수기와 비수기 매출격차가 심한 것이 가장 큰 문제였다.

이 젊은 점주는 문제의 해결책으로 ‘한지붕 두점포’ 사업인 shop in shop을 선택했고 아이스크림과 부가로 운영할 수 있는 사업을 물색하던 중 지난 가을 정통 뉴욕식 핫도그라는 아이템을 추가했다. 베이커리와 델리, 파스타 등도 고려했지만 간단하면서도 특별한 기술 없이 시작할 수 있는 핫도그 전문점이 제격이라고 판단한 때문이었다. 또한 근처에 영어 학원이 많은 점포의 입지여건상 외국인 강사들과 간단한 요기를 원하는 학생들을 단골고객으로 유치할 수 있다는 점도 중요한 이유였다고 한다.

아이스크림과 대조되는 따끈따끈한 핫도그는 계절적 매출격차를 완화시켜 주었고 젊은층의 입맛을 공략하여 점심매출이 특히 높아졌다. 핫도그전문점을 아이스크림점포와 복합으로 개설한지 한 달 만에 월매출이 800만원선으로 향상되었고 지금도 이를 유지하고 있다고 하니 아이스크림 개별점에 비해 60%이상 영업매출이 껑충 뛴 셈이다. 월세와 재료비, 인건비, 잡비 등의 총지출을 제외한 순수익은 400만원선으로 이전의 200만원 안팎 하던 것에 비하면 두배 정도 늘었다.

점주의 판단대로 버거형 핫도그는 인근 영어학원의 외국인 강사들과 학생들에게 인기가 많아 수업후 종종 가지게 되는 애프터 미팅장소로 애용되기 시작했고 이는 자연스런 구전 광고로 이어졌다고 한다. 특히 기름기 없이 구워낸 핫도그라서 다이어트에 민감한 10~20대 젊은 여성층의 구매비율이 매우 높다고 한다.

복합점의 내부형태는 핫도그 판매대를 앞쪽에 배치하여 고객의 내방시 바로 정면에 핫도그판매대를 보이게 하고 그 측면에 아이스크림 점포가 연결되는 구조로 되어 있다. 재료는 대부분 본사에서 공급받고 핫도그 판매대와 간판 등 시설만 갖췄는데 가맹비와 초도 물품비를 포함한 추가창업비용은 1,500만원정도이다. 이 점포는 핫도그와 아이스크림처럼 상호보완재, 즉 핫도그를 먹게 되면 자연스레 아이스크림까지 찾게 되는 제품으로 복합점포의 아이템을 선정한 것이 성공의 주요인이다. 투자금에 비해 순익이 적었던 개별 점포가 복합매장으로의 재창업을 통해 사업 본궤도에 오른 좋은 사례라고 할 수 있다.

X세대, N세대를 거쳐 P세대라고 불리는 요즘 젊은층의 가장 큰 특징은 적극적인 참여(Participation)속에서 열정(Passion)과 힘(Potential Power)을 바탕으로 패러다임의 변화를 유도하는 것이라고 한다. 나이가 아닌 마음을 P세대로 회귀시키는 것이 우리의 점포도 싱그럽게 되살리는 길이 아닐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