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업주가 꼭 버려야할 것

버릴때 버릴 줄 아는자가 진정 용기 있는 사장님이다

사장님을 버려라

사업체를 차렸다 싶으면 주위 사람들이 󰡒야, 이제 사장님이 되었네󰡓라고 비행기를 태운다. 우리나라에서는 사업적인 관계를 맺을 때 이름을 서로 부르는 대신 성씨 옆에 꼭 직함을 넣어 부르는 습관이 있어 당연히 󰡐김 사장󰡑, 󰡐박 사장󰡑이라는 호칭이 나올 수밖에 없다.

그러나 이 달콤한 호칭은 사실상 쥐약이나 같다. 사장님이 되었기에 품위 유지비가 많이 들고, 궂은일을 하기가 쑥스럽고, 직원들과의 거리감이 생기게 된다. 이론적으로는 사장님이 틀림없건만 현실적으로는 그렇지 못하다.

사업을 갓 시작한 초년생은 사장님이 아니다. 절대 아니다. 그저 평범한 직원일 뿐이다. 예를 들어, 지금 갓 법대에 입학한 학생을 보고 판사님이나 검사님이라고 부르는 것은 어불성설이다.

누가 사장님이라고 부르면 못 이기는 체 가만히 있지 말고 정색을 하며 이를 거절해야 한다. 󰡒아닙니다. 이제 사회 초년생인 실장 혹은 과정 정도로 낮춰 출발하는 것도 바람직하다. 작은 사업을 시작한 창업자가 사장님 소리 듣기 좋아하고 고급 승용차를 타며 넓은 사무실을 가지고 있다면 󰡐필패(必敗)󰡑라는 공식이 나온다.

개중에는 튀는 창업자도 있다. 있어 보여야 고객을 확보하고 자금을 끌어들일 수 있다고 말한다. 그러나 그건 그저 먼 나라 얘기 정도로 여기는 것이 올바른 판단이다.

ßè 환상을 버려라

사업을 하다보면 자꾸 생각이 앞서 간다. 󰡒사업이 잘되면󰡓, 󰡒매장을 더 크게 늘리면󰡓, 󰡒다른 업종으로 바꾸면󰡓 등등 현실적인 것보다 소위 말해서 김칫국부터 먼저 마시는 현상이다. 이것은 마치 운전을 하면서 한눈을 파는 것과 같다. 심하면 신호등도 정지선도 보지 못한다.

대부분의 로또복권을 사는 사람들은 이러한 환상에 먼저 빠진다. 󰡒당첨되기만 하면 난 벼락부자가 된다. 그러면 이 지긋지긋한 직장도 다 때려치우고 호화롭게 살겠다.󰡓

그러나 정작 복권에 당첨된 사람들은 다르다. 사상 최고액인 2,897억 원 복권에 당첨됐던 미국 사업가 잭 휘태커가 5년 만에 빈털터리가 됐다고 미 언론이 보도했다. 도박과 소송으로 탕진하고 남은 마지막 돈은 누군가 수표를 위조해 가로챘다.

집에는 끊임없이 도둑이 들었고 차에 있던 현금 55만 달러를 털리기도 했다. 불운도 이어져 손녀와 그녀의 남자친구가 휘태커 집에서 잇따라 약물로 죽었다. 한 복권 단체가 조사해 보니 당첨된 사람의 3분의 1은 파산하고 30%가 몇 년 안에 그 돈을 다 쓴다는 결과를 내놓았다.

일단 사업을 시작하면 환상은 절대 금물이다. 증권을 해서 수억을 벌었다느니, 펀드에 투자했더니 100% 넘게 남았다느니, 부동산을 잘 샀더니 몇 배가 올랐다느니 등등 이러한 유혹에 귀가 얇아져서는 안된다.

귀를 막자. 눈을 감자. 오직 내가 하는 사업에만 귀를 열고, 눈을 뜨자. 송충이가 솔잎만을 먹고 살듯이 자영업자는 작은 돈을 먹고사는 운명이라고 생각하는 것이 옳다. 부지런히 일해서 3년 내에 사업이 안정되고 작은 돈만 만질 수 있다면 그 이상 더 바랄 필요는 없다.

이 세상에 쉬운 돈은 없다. 땀과 눈물로 얼룩진 돈이 내 돈이다. 그러니 환상을 버리자.

ßè 자존심을 버려라

진짜로 어려운 결단이 남았다. 자존심을 버리는 일이다. 무슨 자존심을 버리라는 건지 구체적으로 설명하라면 다소 난감한 기분이 든다.

사장님이기를 포기하고, 환상을 깨고, 마지막 남은 자존심마저 버릴 때 자신의 처지가 불쌍하게 여겨질 수도 있다. 그러나 그렇지 않다. 그 아무것도 아닌 허영심에 매달려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는 사람들이 진정 불쌍한 사람이다.

아버지가 부자라고 자기가 부자인 양 착각하며, 일류대학을 나왔다고 실패하기를 두려워하며, 자존심이 강해 고개를 숙이지 않는 행위 이 모두가 자신을 구속하는 일이며 입지를 좁히는 일이다. 이러한 사람들의 공통점은 남의 눈치만 살피다 결국 중요한 고비를 넘기지 못하고 무너진다.

자존심을 버려야 한다. 더 크게 채우기 위해 버려야 한다. 버릴 때 버릴 줄 아는 자가 진정 용기있는 사장님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