숍인숍

적은 비용을 들여 서로 상생할 수 있는 형태의 창업이 인기를 끌고 있다. `숍인숍(shop in shop)’이 대표적이다.

상점 내 또 다른 작은 상점을 뜻하는 `숍인숍’ 창업이다. 숍인숍 매장은 대형가게 안에 작은 가게가 더부살이를 하는 형태.

때문에 별도의 보증금이나 큰 인테리어비 없이 자릿세만 내고 바로 입점하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업종마다 차이가 있지만 대략 수백만원에서 3000만~4000만원 안의 범위에서 창업을 할 수 있다.

때문에 자금력이 약한 주부나 투잡을 원하는 젊은 직장인들로부터 인기가 많다.

경기회복세가 지지부진한 가운데 `숍인숍’ 형태의 창업이 저비용·고효율 창업 아이템으로 각광받고 있는 것이다.

PC방 안에 잉크 충전소와 극장 안의 베이커리 매장, 안경점 내 테이크 아웃 커피점, 서점 내 커피숍, 주유소 안 편의점 등이 대표적 숍인숍 매장들이다.

최근에는 한의원에 탈모관리 전문점이 들어서는 등 숍인숍 창업은 점점 다양화·전문화되고 있는 추세다.

지난달 14일 동구 금남로에 문을 연 `아이리스’도 숍인숍 형태다. 같은 공간 내에 안경·콘택트 판매점과 정통 이탈리아식 커피점, 그리고 스파게티 전문점이 함께 있다.

다만 기존 매장에 다른 업종이 입점하는 형태가 아니라 처음부터 2~3개 업종을 결합한 복합매장으로 시작했다. 하지만 업종 간 시너지 효과를 노린 일종의 숍인숍 창업인 셈이다.

아이리스 이진령(33) 사장은 “안경을 맞추고 기다리는 시간을 때우기 위해 다른 곳을 찾는 경우가 많다”면서 “한 곳에서 안경도 맞추고 고급 커피와 스파게티를 즐길 수 있도록 복합매장으로 문을 열게 됐다”고 말했다.

기업 간 공동마케팅으로도 활용되기도 한다.

LG텔레콤은 최근 농협과 국민은행에 숍인숍 매장을 열었다. 현재 광주지역 25개 농협에 LG텔레콤 숍인숍 매장이 들어서 있고, 연말까지 매장 수를 늘려간다는 계획이다.

소위 `잘 나가는’ 숍인숍 매장은 운영비용이 일반 대리점의 1/3정도이지만 매출은 비슷하다는 것이 LG텔레콤 관계자의 설명이다. 기존 매장 이용고객을 신규로 확보하기 쉽다는 장점을 활용한 덕분이다.

LG텔레콤 관계자는 “아무래도 은행을 찾는 고객들이 자연스레 휴대전화 매장을 둘러보기 때문에 고객 확보가 쉽고 그만큼 매출이 오르고 있는 것이다”고 말했다.

안경 체인업체인와 향수전문기업 아로마포레스트 안경 매장 안에 향수매장을 숍인숍 형태로 운영하는 공동 마케팅을 전개하고 있다. 최근 은행들이 대형마트 안에 은행 점포를 개설하는 것도 일종의 숍인숍 형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