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장 정체로 요약된 어제는 잊어 버리자

창업시장은 연극무대에 조연급 배우만 나오고 주인공이 등장하지 않는 다소 싱거운 무대를 보는 듯 했다. 활기를 불어넣는 슈퍼루키도, 중요한 순간에 성장을 가속화 시켜주는 '킬러'도 보이지 않았다. 그렇다고 사건사고로 얼룩진 나쁜 성적표를 낸 것도 아니다. 밋밋한 시간을 보냈던 창업시장이 다시 활기를 찾을 수 있을지, 정체기에서 여전히 헤어 나오지 못하는지는 뚜껑을 열어보면 알 것이다.

올 한해 특징적인 사항을 짚어보고, 각 분야별 실무자들의 좌담을 통해 2008년을 미리 전망해 보기로 한다. 2007년은 경기침체도 계속됐고, 창업시장의 날씨도 어둡기만 했다. 600년만에 찾아온 '황금돼지해'라고 들떠 올 해를 맞이하던 모습은 한 해를 정리하는 지금에선 찾을 수 없다. 하반기에 들어와서 소비호조와 경기지수가 상승했다는 정부 발표가 있었는데도, 체감 경기에선 아직까지 잘 감지되지 않고 있다. 이러한 흐름에 대해 혹자는 시장경기의 장기불황으로 인해 갈수록 창업시장의 활기가 떨어지고 있다고 걱정을 하고, 혹자는 앞만 보고 뛰던 프랜차이즈 업계가 잠시 숨고르기를 하면서 바람직한 '충전'의 시기를 보내고 있다고 말한다.

전문가들의 의견 또한 마땅한 해결책을 내놓지 못하고 있는 실정이다. 다만 내년에 시행되는 '가맹사업거래의 공정화에 관한 법률(약칭 가맹사업법)' 개정안이 어떠한 형태로든 창업시장에 큰 영향을 미치고 새로운 국면에 접어들 것이란 예상은 동일하게 내놓고 있다.

이슈다운 이슈 없이 정적인 모습을 보인 2007년 한 해, 창업시장을 부활시킬 킬러의 등장은 언제쯤일지 궁금하다.

기관 및 민간연구소들의 각종 경제지표들은 경기회복 국면을 넘어 성장세로 나타내고 있지만 프랜차이즈를 포함한 자영업에는 미치지 못하고 있다. 그러다 보니 폐업하는 자영업자 수는 2년 연속 줄어드는 추세이며 창업자들도 관망세가 뚜렷했다.

리딩 아이템의 부재로 비슷비슷한 아이템들이 각축전을 벌이자 예비창업자들이 브랜드 선정에 어려움을 겪으면서 신중하게 관망세로 돌아선 것도 불황을 심화시켰다.

이처럼 침체에 빠진 창업시장에서도 틈새시장을 공략해 성장하거나 기존 프랜차이즈 본사들이 출시한 '세컨드 브랜드' 등이 등장하면서 창업시장에 활력을 불어넣은 것이 그나마 눈길을 끌었다.

프랜차이즈 업체들도 매출의 상당부분을 차지하는 가맹수익이 줄어들어서 경영에 어려움을 겪었다. 영세한 프랜차이즈 본사들 가운데 구조조정을 단행한 회사도 30~40%에 이르고, 비공식적으로 M&A를 기대하는 업체들도 상당수다. 이러한 시장현황은 뉴비즈니스 모델의 론칭에 장애요인으로 작용했다. 외국자본을 근간으로 한 브랜드 도입이 거의 없었고, 신규 브랜드 론칭에도 소극적일 수밖에 없었다. 특정 아이템을 위주로 한 업종의 유행보다는 안정적인 본사의 성공 브랜드 중심의 서비스 개선과 고객층을 세분화한 아이템이 주를 이룰 것으로 예상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