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도 1인지식기업에 도전해볼까?

중기청, 지식서비스 6개분야 집중육성 나서

창업공간ㆍ자금 지원에다 稅혜택, 프로젝트 발주 정보 실시간 제공

웹디자이너ㆍ보건복지사…평소 하고싶은 일 하며 수입도 남들보다 쏠쏠

# 사례 1

경기 안산시 상록구 사동에 거주하는 최명선씨(31). 최씨는 프리랜서 번역가로 활동하면서 가정과 일이라는 두 마리 토끼를 모두 잡았다.

최씨는 2000년 외환위기 사태에도 불구하고 취업에 성공해 대학 전공인 영어를 살려 무역과 외국기업 대리점 업무를 처리했다. 그러나 일정하지 않은 퇴근시간 때문에 임신과 동시에 사표를 던졌다.

아이를 낳은 후 재취업을 위해 공무원시험에 도전했지만 육아와 살림에 쫓기다보니 번번이 낙방의 고배를 마셔야만 했다. 최씨는 결혼 전 틈날 때마다 공부해 취득한 번역 관련 자격증을 활용해 번역가로 나서는 아이디어를 떠올렸다. 최씨는 "번역가는 시간당 수입이 많고 작업할 때 외에는 시간을 활용하기 좋아 육아에 도움이 된다"며 "1인 기업으로 많은 투자비용이 들지 않는 게 장점"이라고 말했다.

# 사례 2

서울 영등포구 당산동에 거주하는 신현아 씨(33)는 프리랜서 웹디자이너로 활약하며 알찬 나날을 보내고 있다. 신씨는 대학 전공인 디자인 능력을 살려 관련 업체에 취직했지만 잦은 야근은 물론 디자인과 관련 없는 업무까지 떠맡아야 하는 스트레스로 늘 괴로웠다.

당장이라도 회사를 그만두고 싶은 마음이야 굴뚝 같았지만 막연한 두려움 때문에 결단을 내리지 못하고 방황했다. 그러던 중 웹 개발 프리랜서로 활동하는 지인들 모습을 보며 용기를 얻었다. 신씨는 "프리랜서는 단기 프로젝트를 맡다보니 전문 분야인 디자인 업무만 하게 돼 업무에 대한 집중도가 매우 높다"며 뿌듯해 하고 있다.

이처럼 사회생활과 개인 시간까지 골고루 챙기며 생활하는 '1인 지식기업'이 늘고 있다. 1인 지식기업이란 통신업, 금융ㆍ보험업, 사업서비스업, 교육서비스업, 보건ㆍ복지사업, 오락ㆍ문화ㆍ운동 관련 서비스업 등 지식서비스 분야 6개 업종에서 활동하는 프리랜서 또는 개인사업자, 주식ㆍ유한회사 형태의 1인 기업을 말한다.

중기청에 따르면 우리나라는 1인 지식기업이 최근 4년간 연평균 4.5%씩 늘어나 11월 현재 48만8000개로 추산되고 있다. 중기청은 청년실업 문제를 해결하고 신규 일자리를 창출하기 위해 1인 지식기업을 적극 육성해 나간다는 방침이다. 중기청은 앞으로 5년 간 1인 지식기업을 5만개, 프리랜서를 13만개로 늘려 총 18만개 일자리를 창출하는 '1인 지식기업 육성방안'을 최근 발표했다. 지난 5일에는 '제1회 1인 지식기업 성공포럼'을 개최하는 등 1인 지식기업에 대한 인지도를 끌어올리기 위해 온 힘을 쏟고 있다.

1인 지식기업을 키우기 위한 구체적인 방안으로는 △지방 중기청 옛 청사 등 유휴 공간을 창업 공간으로 제공하고 △지식서비스업도 중소벤처 창업자금 지원대상에 포함시키며 △기존 지식 서비스업 육성 자금보다 자금 지원 결정 등급을 2단계 낮추는 등 내용을 제시했다. 이 밖에 수도권 과밀억제권역에서 창업하는 1인 지식기업에는 세제 감면 혜택을 주는 방안도 관계 부처와 협의 중이다.

세무 신고나 법률계약서 작성 등에 익숙하지 않은 1인 지식기업들이 불이익을 보지 않도록 지원하는 방안도 마련했다. 중기청은 지방청별로 운영 중인 창업지원센터와 민간전문기관을 '1인 기업 지원센터'로 지정해 운영할 방침이다.

또한 우수한 실적을 올린 1인 지식기업에는 카드로 교육과정을 수강하고 50만원 한도에서 교육비 절반을 사후에 정산할 수 있는 '자기계발 골드카드'를 발급하기로 했다. 특히 1인 지식기업들간 교류는 물론 중소기업과 협업이 이뤄질 수 있도록 대규모 프로젝트 발주 정보를 제공해 컨소시엄 구성을 뒷받침할 예정이다. 아울러 1인 지식기업에 아웃소싱을 발주한 중소기업에는 계약 비용 일부(10%ㆍ300만원 한도)를 지원하는 '지식서비스 바우처제도'도 도입할 예정이다.

오세헌 중기청 중소서비스기업과장은 "석ㆍ박사 이상 고학력 전문인력을 생계형 창업이 아닌 보다 고부가가치 업종 창업으로 유도할 뿐 아니라 육아 등으로 쉬고 있는 여성 전문인력도 사회활동에 참여할 기회를 제공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고 말했다.